음... 어딘가를 가는 데에는 딱히 특별한 이유가 필요한 것 같진 않습니다.
정말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시험을 망쳐버린 제 자신에 대한 분노, 실망, 당황, 슬픔 등이 어우러져서 다 헝클어진 가슴을 풀어내기 위한 일환으로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충분한 변명이 되겠죠?
그래요... 일단 떠나야죠.
그래서 마침 오늘 대구에서 벼룩시장이 열리더라구요. 벼룩시장과는 성질이 다소 다른 듯 했지만, 그냥 편의상 벼룩시장이라고 부르렵니다.
(홍보글 링크)
그냥 독백처럼 풀어내고자 글을 평대로 쓰려고 합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1. 날씨가 따뜻해졌다지만 아직 새벽공기는 차갑다. 거리를 박차고 나온 지금은 새벽 5시를 조금 넘은 시간(아마도).
원주에서 대구로 가는 첫 차가 8:05에 있지만, 나는 일단 독서실 총무인지 뭔지를 해야 하니까 일부러 훨씬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열어제낀다. 총무라고해도 별거 없고, 그냥 아침 청소하고 독서실 환경정리 하는 게 전부이다.
충분히 귀찮지만, 내 일이니까 무던히 한다.
2. 흠... 한 컷? 모른다 그냥 찍는다. 찍을 거다. 독서실 환경정리를 끝내고 이제 슬슬 터미널로 입질이 오는 차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다소 후줄근해보이지 않는가? 대구라는 점을 감안해서 낡아빠진 얇은 남방을 걸치고 떠난다.
휴대전화를 보니, 어무이가 달아주신 액세서리와 버스카드가 눈에 띈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저것은 틀림없는 버스카드.
3. 터미널에 도착하긴 했는데, 시간이 남아도 너무 남아돈다.
바퀴벌레마냥 빨빨빨 돌아다니다가 문득 터미널의 지하를 보게 된다. 입주하는 업체가 없어서, 몇년째 흉물처럼 방치되어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쯤되면 들어오지 않으려나 싶어도 여건이 참 안 좋은가보다.
4. 무려 14000원 되시겠다. 거기다가 시간도 꽤 걸린다. 2시간 30분 정도? 경상도 자체가 처음 가는 거라서 버스비도 시간도 이리 크게 들일 줄은 몰랐다. 귀찮고 뭔가 속이 쓰려도, 어차피 내친 걸음이다. 가고자 했으니, 가는 거다.
헌데... 음... 속은 여전히 쓰리다.
5. 피로에 쩔어서 열심히 자다가, 버스의 속도가 줄어드는 감이 있어 슬쩍 깨서 "오, 벌써 도착인가?" 싶었는데 뭐... 도착은 도착이네. 휴게소다.
잠깐, 휴게소라고?
그렇다면!
6. 2009년 2월 26일 논산 훈련소 가는 길에 중간에 들러서 먹었던 통감자구이. 몇년만에 먹어보는 건지 모르겠다.
기억이 사르르 맴돈다. 예전 같은 맛은 나지 않는다. 그때도 설탕을 소금으로 착각해서 뿌려먹었는데, 이번에도 착각해서 설탕범벅인 채로 먹었다.
그냥 그 슬픈 기억을 아는가?
알아도 감상은 사양한다. 괜히 추억에 젖었다가 화장실도 못 가고 버스 놓칠 뻔했다. 하마터면 휴게소에서 하루 묵을 뻔했네.
7. 우여곡절 끝에 대구북부터미널에 도착.
옛날 청취가 물씬 풍기는데, 나 이런거 되게 좋아한다.
낡은 건물에 묶여있는 수많은 시간들이, 내 눈망울에 스쳐가는 꽃잎처럼 아련하기 때문이다.
오묘하다. 시간이 기억에 얽매여 떠날 줄 모른다.
난생 처음 온 곳에서 나는, 고향을 느낀다.
참으로 좋은 풍경이다. 아, 화장실만 빼고. 적어도 화장실은 개조를 해야하는거 아닌가;;;
8. 나랑 같이 늙어버린 휴대전화는, 뭐만 조금 해도 배터리가 금방 소모된다. 그래서 수첩에다가 대구스타디움까지 가는 버스를 간략하게 적어놓았다.
복귀라고 써있는 곳은, 내가 좀 착각을 해서 도로 북부터미널로 가는 길을 적어놓았다. 나중에 터미널 앱으로 알아보니, 원주 가는 건 서부터미널이더라. 할 수 없이 내 아까운 전화배터리를 써서 서부터미널 가는 길을 캡쳐해둔다.
조금 더 살펴보니, 원주가는 막차가 오후 5:30이란다. 시간 뭐이리 빡빡해?
여튼, 그 사이에 배터리 3%나 날아간다. 야임마...
9. 환승하는 곳이다. 그냥 전광판 글씨가 원주의 것에 비해 얇고 반듯해서 찍어봤는데, 그 너머를 보니 허공에 뭔가 철골구조물이 있었다. "뭐지?"하고서 찍어봤는데, 폰 내리고 주머니에 넣으니까 모노레일이 지나가더라. 거 녀석 타이밍도 좋다.
10. 가는 길을 이렇게 찍는다. 시외버스로만 2시간 30분이 걸려서 지쳤는데, 시내버스로도 1시간이나 걸린다. 이쯤되면 내가 왜 원주에서 대구에 내려왔는지 그 목적이 가물가물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염없이 창 밖을 바라본다.
아, 그 와중에 중앙 분리선에 있는 가로수가 너무 예뻐서 슬쩍 찍었다.
화사함이 흩날린 자리에 싱그러움이 피어나있다. 꽃이 아니라 나무의 시간이 왔나보다.
11. 오, 보인다. 한 시간 남짓 오니, 커다란 경기장 같은 것이 보인다.
결론: 짠! 도착!
이긴 한데...
너 좀 넓다?
흠.. 일단 앞에서 내렸으니, 서편광장이라고 했겠다... 왼쪽으로 가보자.
했다가 동편광장이래서 다시 빙~ 돌아간다.
뭔가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요 기둥들, 가까이 가보니 매표소라고 적혀있다. 아니 근데 뭐 저리 길쭉하대?
중요한 건 아니니 그냥 쭈욱 걸어가준다.
12. 오! 맞아! 바로 이거였어!
소녀들의 꿈을 되찾아줌에 작게나마 거들고픈 마음에 나는 대구를 왔다.
그 점을 다시 기억해낸다.
13. 커허... 생각보다 꽤 넓다.
어느정도인고 하면, 지난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벼룩시장의 인원을 수용하고도 남을 만한 공간이다. 널찍널찍해서 참 좋다.
근데 교통편이 나쁘다.
8:05 출발 12:00 즈음 도착.
하아... 참 멀고도 먼 여행이로다.
14. 크하... 크헉 크헉 크헉;;;
1년을 벼르고 벼르던 애증의 그 녀석이 아닌가?
작년 서울벼룩시장에서도,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손가락만 빨던 그 녀석이 아닌가?
아, 아니 그분...
이 순간 만큼은, 나는 첫사랑에 빠진 소녀다.
♥
1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서 냄새 맡아본다고 코 가까이에다 대고 훅 들이켰다가 분말같은 독한 걸 들이마시는 바람에 푸확충 흐악ch 앜츄 악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 아플 정도로 기침을 해대고, 그 기념으로 작은거 하나 구매했다.
16. 그래...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여긴 달리 할 멘트가 별로 없네. 그저 가슴으로 보고 느끼는 것들이었다.
17. 전통 과자를 판매하는 코너다.
보니까 뭔 업자이고 앞에 세움판 찍어서 광고좀 해달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좀 꺼려지는 점이 있었다.
보너스 과자를 덤으로 받기 전까진.
후기에 올리지 않을 생각을 하고 있다가, 천원어치 남짓 담은 과자에 보너스를 잔뜩 얹어주길래 "오냐 내가 이 사진 올려주마" 싶었다.
고로 올린다.
요로코롬 얻었다.
본래 초코맛 버터링, 누네띠네, 이름모르는 콩알과자만 담았는데, 짱구과자를 상당히 퍼주셨다.
거 고맙수다.
오, 저게 그 말로만 듣던 마카롱이라는 녀석인가?
냠.
18. 뱃지 ㄴㄴ 배지가 표준어.
지난번에 샀던 희움배지는, 매우 안타깝게도 산산이 분해되어서 어디론가 다 없어져버렸다.
그때문인지 저렴한 가격과 눈에 띄는 디자인 때문에 발걸음을 절로 멈추게 되더라.
이렇게 3개 구매했다.
고냉이 귀엽네 ㅎㅎ
19. 후방으로 물러나서 현장의 전경을 찍어본다.
규모도 인원도 단출하지 않나? 정말로 이게 다였다.
사람구경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살짝 아쉬웠지만, 이건 또 이것대로 좋다. 여유롭잖아?
아, 햇빛 따가운건 싫다.
더운 것도 싫다.
참, 대구 왜이렇게 덥지? 강원도는 5월 말에야 '서서히' 느낄 더위를 여기서는 와우;;;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되나? 대구 사시는 분들, 대구에서 어떻게 사셔요? 이게 무슨 더위란 말인가;;;
20. 상남자의 콜라보. 아디오스.
21. 돌아다니다보니 너무 지쳤다.
사실, 대구 도착 전부터 이미 지쳐있었다.
몸도 마음도 상당히 진이 빠진 상태여서, 대구에 올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가감없이, 정말로 다리가 풀리는 바람에 서둘러 앉을 곳을 찾았다.
언제쯤이면 독서실 골방생활을 끝낼 수 있을까... 나는 이슬처럼 슬퍼졌다.
그래서 아까 산 과자를 먹는다.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 콩알ㅜㅜ
짱구과자에 휩쓸려서 저거 혼자 저리 튀어나갔다.
이런 젠장할...
22. 상심은 어여 넘기고, 몸을 억지로 추스려서 엽서코너로 간다.
언젠가는 쓰겠지? 엽서는 예쁜게 많아서, 당장 쓰지 않아도 일단 사고 본다.
난 6번과 10번 이렇게 두 개를 샀다.
흠... 저걸로 나중에 오유에 나눔글을 올려야겠다. 멋진 문구를 생각해내야겠네.
23. 저 컵 정말 사고 싶었는데, 이것저것 짜잘하게 사다보니 돈이 크게 남아있지 않았다.
눈물을 머금고 사진만 찍는다.
허나 요렇게 두 개는 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지라 바로 살 수 있었다.
이로써 내 지갑은, 손에 들린 나비가 쥐고 날아갈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졌다.
24. 인식을 아예 못 했었는데, 얼굴에 닿은 습기의 정체를 궁금해하다가 드디어 발견해낸 분수.
마침 더운 차에 잘 되었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옆구리에 이렇게 쪼가리 분수도 있고,
자세히 보니 저렇게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울타리가 쳐져있다. 안쪽 수심이 좀 되나벼?
25. 슬슬 후기 쓰기 지친다. 때마침 짬처리(?)하기 좋은 부분이 나왔네.
앞에는 세 분이 나와서 2곡씩 노래를 부르셨고, 뒤에는 무용하시는 분들이 나와서 이런저런 공연을 하셨다.
너무 힘들어서 어디 돌아다닐 깜냥이 없었기에 잠자코 구경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감동을 받은 것은 의외의 소득이었다.
특히, 무용하시는 분들 중에서 포니테일 머리를 하신 여성분과 사과머리를 한 남성분이 눈에 들어오더라.
포니테일은 예뻤고, 사과머리는 귀여웠다.
음... 포니테일...
좋더라.
26. 몸을 일으켜서 다시 천천히 돌아다니는데, 맨 먼저 들렀던 과일청 코너에서 뜻밖에 옥의티 발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kg에 저 가격이면 소비자가 너무 남는 장사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이 없어서 눈팅만 살짝 하고,
27. 아직 이렇게 화창하건만, 시간이 별로 없으니 어서 원주로 가야한다.
푸르른 배웅을 받으며, 슬슬 가볼까?
수둔, 개미물지옥!
각설하고 건너가서,
버스를 탄다.
와... 또 한 시간이 지나가버렸다.
28. 나는 이런 활기를 좋아한다.
정말, 사람 사는 내음이 나지 않나? 기진맥진해서 정신없는 와중에 이런 소득을 얻는다.
이런 활기가 나를 다시 힘나게 만든다.
그래서 여기가 어디냐고?
서부터미널이다.
별거 없네.
29. 뭐, 일찍 왔으니 아직 시간은 넉넉하다.
하... 이것봐라. 또 옛날의 향기가 난다.
대구가 나에게 정말 뜻밖의 감동을 듬뿍 안겨준다.
너란 도시...
30. 하... 하하... 예매는 카드로 되는 거였지. 난 뭐하러 현금을 미리 뽑았을까. 덕분에 자금조정이 엉켜버렸네? 한동안 힘들겠군...
젠장할!
고로 분노의 흡입.
자포자기해서 마침 눈에 띄는건 죄다 먹어버렸다.
2글자 요약: 탕진.
31. 원주하고 대구를 잘 찾아보도록 하자.
새삼 이렇게 지도로 보니 내가 참 미쳤다고 저렇게 먼 거리를 당일치기할 생각을 했구나 싶다.
시간도 적당히 흘렀겠다, 버스가 서서히 굴러간다.
32. 그 짧은 순간에 참 많은 생각이 든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많이 했나, 이렇게 후기를 쓰는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감상에 젖어서일까?
나는 왜...
아... 태양의 눈물이 보인다.
산 뒤에 저무는 저 붉은 빛은, 언제봐도 내 가슴을 세차게 때린다.
감상의 최고조라고 해야할까?
오른손을 심장 위에 얹고서, 푸르게 스러져가는 붉음을 가만히 바라본다.
33. 잠시 거쳐가는 안동 터미널. 꽤 깔끔하고 정돈도 잘 되어있더라.
화장실 갈 만한 시간을 너무 빡빡하게 주는 바람에 사진을 몇 장 못 찍었다. 나름 꽤 인상깊은 터미널이어서 그런지 아쉬웠다.
34. 그리고 이곳은 또 거쳐가는 곳 중 하나인 영주. 나로선 처음 들어보는 지명인데, 키야... 또 옛날 향기가 나잖아?
저 구닥다리 가판대에서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쯤되면 나 변ㅌ....?
혹시 아시려나?
옛 터미널에서 버스가 들어서는 저곳에는 항상 짜부라진 캔들이 있었다. 아마도 처리하기 좋게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랬던 거겠지?
나름 두근거려서 가봤는데 그냥 차디찬 돌바닥만 보여서 조금 실망했다.
모든게 완벽했는데 딱 하나가 부족했다...
35. 감상은 이쯤에서 끝내고, 마지막 남은 길 1시간 정도는 눈을 좀 붙여본다.
그 전에, 버스가 지나가는 곳들을 눈에 담는다.
띄엄띄엄 흩어진 주황색 시골 가로등이 보이고, 노부부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TV를 보고 있을 시골집의 불빛이 보인다.
스쳐가는 그 자리에서 나는 정지해있다.
찰나에서, 나는 영원을 느낀다.
그 영원도 끝나갈 즈음에, 내 눈은 어느새 칠흑에 잠긴다.
싶었는데, 결국엔 기나긴 여행을 마치고 원주에 도착했다.
왕: 시외버스 2시간 30분 + 시내버스 1시간
복: 시내버스 1시간 + 시외버스 3시간 30분
이거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구경한것보다 앉아서 세월아 네월아 이동한 시간이 훨씬 더 길다. 벼룩시장 즐기러 갔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마무리: 집가는 버스를 타려고 터미널 앞쪽으로 나왔는데, 웬 거리공연을 하고 있더라. 주머니 잔돈을 털어서 대강 저 기타케이스 안에 넣어주었다.
생각해보니, 벼룩시장 자체보다 그 길을 오고가면서 보고 느낀 것들이 훨씬 많았다. 이게 여행의 묘미일까? 당일치기만 해도 이렇게 가슴을 스치는 것들이 많았는데, 제대로 몇박 잡고 돌아다닌다면 평생의 즐거움과 그리움이 얼마나 쌓일지 굉장히 궁금해진다.
나름 힐링여행.
막 즐거웠다고 단언하지는 못하겠지만, 어떠하였냐고 묻는 당신에게 파스텔 톤처럼 웃어줄 수는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