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어요.
두 살 차이였지만 오빠 같지는 않았던 사람.
항상 곁에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안 떠나겠지, 떠날 수 없을거야. 감사보다는 오만하게 굴어대며.... 제 스스로 하는 사랑을 비웃어댔어요.
후회는 늦더라구요. 후회는. 비단 내 잘못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그 사람도 충분히 내게 아픔을 안겨줬지만 뒤를 돌아서니 그 사람이 내게 던졌던 말들이 비수가 되어 머릿속을 헤집어 도네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내 옆에 있는게. 제멋대로에, 우울증도 심하고, 가진 건 돈 밖에 없어서 건방지기나 하고.. ... 버틸만 했다고 생각했어도 함께있는 거리는 멀고. 자기는 제 곁에 있는 내내 너무너무 힘들고 슬프기만 해서 이제 더 이상 함께 있어도 설레질 않는대요.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했어요. 처음 만났을때부터 나는 너무나 병이 들어 있었고 너는 그걸 알았는데도 내 곁을 선택해놓고 왜 이제와서 내게 이런식으로 행동하느냐고. 심지어 그 사람이 그랬거든요. 정신병은 무기가 아니니 내세우지 말라구요. 너무너무 아프고 힘든데 그걸 무기로 좀 쓰면 어때, 하는 생각을 했었던 제가 참 미워요.
.... 맞아요. 사실 저 지금 너무너무 보고싶어요, 그 사람.
커플 사진, 다 헤져버린 커플링, 커플티, 그 사람이 준 편지, 인형, 옷... 전부 다 갖다 버렸어요. 그러고 바닥에 주저앉아서 펑펑 울었어요. 원망도 해봤고... 하루 전까지만 해도 사랑한다고, 평생 같이 있자더니. 널 고쳐보려는 노력을 해줘서 고맙다더니.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더라구요. 이미 다 끝난 걸 깨닫고 나서는, 아, 이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많은 걸 찾아봤어요. 그 사람이랑 찍었던 사진, 서로 나눴던 카톡, 비트윈, 편지... 많은 추억이 있었고, 많은 아픔이 있었어요. 이제 어떤 방식으로든 이 모든 걸 이어나갈 수 없다는 것이 너무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파요.
왜 사람은 겪고 나서야 후회를 하는 동물일까요? 완전히 끝이 나기전에 한 번이라도 후회했음 좋았을텐데. 이 연애는 완전히 끝이 났어요. 부서져도 기어코 다시 마음으로 붙여봤지만, 서로의 마음은 그 연애를 유지하기에 너무나도 연약했나봐요.
그 사람이 이 글을 보든 안 보든 상관 없지만.... 그냥 한마디 정돈 하고 싶어요. 우리 서로는 결국 이기적이었다고. 단 한 번도 이기적이지 않았던 시간이 없었다구요. 하지만 진솔하게 사랑했다고. ...
마치 제가 다 나쁜년이 되는 것 같은 시간이네요. 이 생각 저 생각이 다 들어요. 많은 일과 생각이 있었지만 그 사람에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그 사람 친구들이 그 사람이 너무 아깝다고 한 이야기, 불쌍하다고 한 이야기... 그리고 제 친구들이 똑같이 그 말을 제게 한 사실도.. 말이 참 횡설수설하지만, 참... 씁쓸한 연애였네요.
찌질한 새끼라고 욕을 해보고도 싶었어요. 차라리 다른 사람이 생긴거라고 해달라고. 남에게 그렇게 너 불쌍하단 소릴 들으니 좋았냐고, 너랑 내가 싸운 이야기 여기저기 퍼뜨리고 다니니 뭐가 그리 편하더냐고. 근데 지금 얘기해봤자 뭐하겠어요. 아프니까 외쳤겠죠. 당장 옆에 있는 나는 그 사람을 살려주지 못 하니까 다른사람에게라도 자기 좀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른거겠죠.
... 북미 서부, 2시 35분이에요. 그 곳은 이제 해가 뜰 때가 되었네요. 다들 좋은 하루 되시고,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세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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