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외국에서 유학을 하다가 한국에 오기로 결정했을때..
부모님은 고양이 한마리를 기르고있었습니다..
동생의 과외선생님이 집앞에 이틀동안 울고있는 고양이들이 있다고 해서 부모님이 안타까워서 데려온 고양이였죠..
옛날부터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키우고싶어햇던 저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교육적으로 힘든 과정들을 거쳐가면서 그 고양이에게 옴 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굉장히 아껴주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아버지께선 동물을 싫어하셨어요. 겉으로 티내진 않았지만 죽으면 어쩔거냐, 털날린다, 너랑 같이 그렇게 맨날 붙어다니는거 꼴보기싫다 라고 넌지시 말하기도 하고 술마시고 오는날엔 베란다 창문을 열어 옴이의 꼬리만 잡고 떨어트리려고까지 했습니다.
결국 제가 집을 비운사이 어느날 옴이는 집에 없었죠..
밖에라도 나갔나.. 집이 12층이었는데 계단에 있을까 싶어 위로도 밑으로도 다니며 사료를 구석에 조금씩 놓아보고 아파트 지하에 가서 샅샅히 뒤져보고 자동문이라 나갈 확률은 적지만 찾겠다는 일념하나로 하루종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옴이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없었어요... 울며불며 옴이 어딧냐고 어디갔냐고 따졌죠... 절에보냈다. 고양이 많이키우는 아줌마한테 보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옴이가 정확히 어디로 갔는진 알려주시질 않습니다.
옴이가 갔다는걸 안 그 다음날 혼자 거실 쇼파에 누워있다가 제곁에 야옹야옹거리던 옴이가 없다는게 너무 와닿아 펑펑울었어요.
죽으면 어떻게 책임질거냐, 너 슬퍼하는거 보기싫다는 아빠는 결국 저에게 옴이의 죽음이나 마찬가지인 충격을 저에게 줍니다...
어디선가 편하게 생활하고있기를 지금도 가끔 빌어주곤합니다. 혹시 하늘로갔다면 정말미안하다고..
그때가 고작 제가 중학생때였네요
그리고 나중에 부모님과의 충돌과 대학의 문제로 서울에 혼자 살게됬을때 창문엔 옴이사진을 이쁘게 오려서 네임펜으로 옴이♥ 라고 써다 붙인 사진을 보다가 키우려면 지금이다 지금 키우면 절대 부모님과의 트러블도 없을꺼고 책임감 있게 고양이를 키울수있다 라고 생각하고 고양이 한마리를 카페에서 데려오게됩니다.
코숏. 삼색고양이. 여자아이.. 일반가정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임신해서 주인이 다 키우기 힘들어서 분양하는 칸쵸를 데려오게됩니다.
한동안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옴이의 충격이 크단걸 알고 제편을 들어주던 어머니에게도 말을 안했습니다.
작고 귀여운 칸쵸를 맛있는거, 이쁜 꼬까옷 최선을 다해서 키웠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서울에 온다고 하길래 그때.. 말했습니다. 고양이를 키우고있다고.
역시나 책임감있게 키울수있냐고 묻던 어머니는 서울에와서 제가 너무 좋아하는걸 보고 이쁘게 키우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대학교를 자퇴를하고 (제가 입학했던 프로그램이 뉴스에도 나오고 말이 많아서 자진 자퇴했습니다)
칸쵸를 데리고 부산으로 다시 내려오게 됬을때.
같이살면서 또 트러블이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술마신후 집에 온다는날에는 칸쵸를 데리고 친구집에 가서 잤습니다.
그러다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 어머니와 상의한 결과 다시 부산에서 혼자살게되었고 그뒤로 분리불안증이있는 칸쵸를 위해 둘째 코숏을 입양했죠. 남자 턱시도 지지입니다.
어릴때 눈꼽이 너무많이껴서 원래는 랑이라고 지었다가 지지가 되었어요 ㅋㅋㅋ..
그러다 셋째 꼬마까지 데려오게됬네요
심지어 꼬마는 임신중ㅎㅎ..
이렇게 세마리랑 생활하면 사람사는집이아니라 고양이가 사는집같지만..ㅋㅋㅋ 행복하긴해요 ♥♥
첫째가 3년째인지라 아기때보다 기력이 딸리는게 눈에 보이니 슬슬 걱정이되는거에요.. 노묘가 되어서 내곁을 떠났을때 그때의 감정을 한번더 이겨낼수 있을까 싶어서..ㅎㅎ
그래도 앞으로 적어도 10년이란 시간이있으니 그동안 마음을 가다듬을수 있겠지 싶고..
아이를 떠나보낸 분들이나 저랑같은 마음이신분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싶어요 ㅎㅎ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지않을까싶어 이렇게 긴글을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