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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icycle2_15089
    작성자 : 회전돌직구
    추천 : 14
    조회수 : 894
    IP : 125.128.***.14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3/10/08 16:47:55
    http://todayhumor.com/?bicycle2_15089 모바일
    자전거따위 왜타는지 이해가안가(스압)
    안녕하세요 20대 초반 신체건강한 남성입니다.
    제목이 다소 보기 거북하셨을수도 있겠지만 내용은 그렇지않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저의 중~고등학교때 까지 긴 방황시기에 아버지께서 정처없이 떠다니는놈 붙잡아 강제적으로 라이딩을 다니셨습니다.
    장거리를 타면서 풍경이라던가, 부자지간에 건전한 취미활동을하며 진솔한 대화도 하고, 제 생각을 듣고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 시절엔 그저 아버지가 왜 날 억지로 끌고가나...친구들이랑 약속있는데..짜증난다며 화내고 자전거 타는 내내 징징거렸었죠.
    그래서 진솔한 대화는 커녕 좋은 경치보면서 아버지랑 얼굴 붉히며 싸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인지 저한텐 자전거 라이딩에대한 인식이 안좋았던것 같아요. 힘들기도 하거니와 다른 빠르고 편한 이동수단이 많은데
    왜 이짓을해야되나..싶었던 거죠.
     
     
    저희아버지는 올해 52세 자영업을 하시는 평범한 가장이십니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나름 굉장한 스펙을 가지고 계세요. 지금생각하면 아들로써 이런 아버지를 모신다는게 참 자랑스러울 정도로요.
     
     
    아버지는 올해까지 거진 20년간 철인삼종 경기를 해오셨고, 매년 열리는 제주도 국제대회를 15년간 단한번도 빠짐없이 완주, 연령대1위도
     
    종종 하실정도로 체력이 좋으시고, 들어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언 윙' 이라는 단체?라고해야될까요.. 자세히는 모르는데 지금은
     
     
    굉장히 커진 집단으로 알고있습니다. 그 단체의 초대 회장, 창단멤버이십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적부터 전 굉장한 고가의 자전거를 접할수있었어요. 저희 아버지 손을 거쳐간 자전거만 수십수백여대...
     
     
    해외에서 직접 판매자와 영어로 메일,전화를 주고받으면서 구매를 하시고 길게는 1년 짧게는 3~6개월 타시다가 국내 철인을 하시는분께
    판매하시고, 다른걸또 사셔서 직접 조립하시곤하십니다.
     
     
    국내 수입이 안되는 고가의자전거 혹은 구하기힘든 부품등을 당신께서 가능한 싸게구입하셔서 해외거래를 잘 못하거나 꼭갖고싶은데 구하기
    힘들었던 매물들(한국에서 팔면 더 비싼값에 받을수 있음)을 구입하신 가격보다 약간 밑지면서 파시곤, 또 갯돈을모아 다른걸 사시는걸
     
     
    반복하시다보니까 '아이언 윙' 단체에서도 유명하시고, 해외 거래사이트에서도 신용등급 이랄까..그게 굉장히 높으신가봐요
    소개가 좀 길어지는데, 무튼 어릴적 발육이남달라 중,고등학교때 아버지의 풍채와 비슷해지다 보니
     
     
    자전거 탈일이있으면 고가의 아버지 자전거를 타곤 했어요. 그땐 몰랐죠..그렇게 비싸고 좋은것이라는걸..기억나는것 몇개 적자면
    라이트스피드 프레임만 4개를 봤고 무츠, 스톡?이라는것과 피나렐로,인디펜던트등등 굉장히 비싸더라구요..
     
    전 중고등학교때 그런걸 타고다녔답니다..
     
     
    그러다보니 또래 아이들 픽시나 하이브리드 같은 저가 동네마실용 자전거를 타고 노는걸보면
    재미도없어보이고...뭔가 난 저기서 놀수없다? 라는 이상한  기분도 들고 점점 자전거에서 멀어졌던거 같아요.
     
     
    근데 최근 두달 전부터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기고..생각도 많아져서 우울한데 창고에 아버지 자전거 4대가 세워져있는걸 발견했어요.
    보는순간 뭔가..막 모험욕구?같은게 생겨 무작정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MTB하나 뽑아들고 집을 나섰어요.
     
    요즘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굉장히 잘되있다는 소리는 귀에 딱지가앉게 들었기때문에 겁없이 갔어요.
    북한강 자전거길을 탔는데 춘천에서 출발하여 마석쯤 갔는데 길이 끊기는거같길래.. 마석까지 온김에 옛고향 구리를 가보자! 해서
     
     
    퇴계원까지 전철을타구 왕숙천을 따라 구리까지 갔답니다. 거기서 옛친구들 만나서 소주한잔 먹고 친구네 집에서 잠을 자려는데...
    그간 스트레스와 우울함때문에 어두웠던 삶 때문에 잠도 잘안오던 제가 피곤해서인지 머리를 놓자마자 잠이들었고
     
    다음날도 굉장히 개운했어요.. 이때까지만해도 별 감흥은없었는데 집에 와서 며칠 지나니까 또나가고싶고..
    다른 코스타보고싶고..그러더라구요.. 집에서 1년간 미친듯 하던 리그오브레전드를 때려칠만큼 그..혼자 자전거여행하는 맛에
     
    너무 취해서 일주일내내 주말만 기다려지고,어디갈지,어디가좋은지 고민하게되구요...
    자전거탈땐 아무생각도안들고 바람도,경치도 너무 좋은거같아요. 목적지를 향해 막연히 달리다보면 같은 코스 타는 사람들의
     
    기분좋은 인사와, 중간중간 쉼터에서 먹을거 나누어주시는 정, 강길따라 쭉 장관인 풍경...
    그동안의 쌓인 모든 우울함과 피곤함이 씻겨내려가고, 라이딩을하고 집에 왔을땐 제 스스로가 밝아졌다는걸 느낍니다..
     
     
    역시 피는 못속이나봅니다.. 라이딩을 입문하고,조언해주시고,라이딩동료가 되어주실수 있는 아버지가 있다는게 정말행복해요..
     
    한때 자전거 따위 왜 타는지 이해안간다고 했던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북한강 자전거길은 다 인증했고 이틀전엔 남한강 자전거길을 전부 인증했어요.
     
    제가 매일 자전거자전거 노래를 부르고 어디가 좋냐고 묻고, 게임보다 재밌다고,술먹는것보다 좋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리니까
     
    "철들었네" 하시며 MTB 하나 선물해주셨습니다..위에서 언급했던 인디팬던트 라는 프레임인데 가격은 정확히 모르겠구..아직 입문이라
    부품이며 아무것도 모르지만 부품에써있는거 보니까 ..핸들바 밑에 KING이라고 써있고..브레이크랑 기어에는XTR? 이라고써있네요..?
     
    이번달 중순쯤엔 준비확실히해서 빡세다는 낙동강길 한번 가보려구요...조만간 아버지가 주신 자전거랑 같이 인증한번할게요~!
    여러분모두 안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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