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봄부터 해서 겨울까지 내내 돌봤던 길냥이입니다
그때는 고등학생이었고 아버지 따라 지방 관사에 내려와 살았어요.
가까운 시내는 차로 40분정도 슈퍼도 걸어서 30분정도.. 엄청 시골
옆집 윗집 다들 아빠 회사분들이라 또래도 없구요. 약간 우울감마저 들었는데 그때 저를 참 많이 위로해준 양이었습니다.
제목처럼 지금은 별나라에 갔습니다.
키울걸 그랬어, 집으로 데려올걸 그랬어 하면서 당시에는 후회도 엄청 많이 했어요
하지만 길고양이 데려오는게 그냥 덥석 집어온다고 되는게 아닌걸 알고있으니 ..
제가 경제적으로 독립한 것도 아니고.. 집도 관사고. 무엇보다 부모님이 고양이를 안좋아하셨거든요
밖에 다니는 길냥이들은 잘 챙겨주시지만 집 안으로 데려오는건 싫어하세요.
이제와서 주절거려봤자 바뀌는건 없군요..흠
참 매일 밤 생각나는 고양이네요. 너무 미안하구.
(병원에 있는 야옹이 사진이 있습니다. 마음 약하신 분들은 ㅠㅜ주의해주세요)
13년 4월쯤에 처음 만난..
이때는 아기 티가 좀 났어요. 사람도 엄청 잘 따르고 부비부비 !
부르면 멀리 산쪽에서 내려오구
꼭 발라당 해서 저를 쳐다봤어요.
원래 쌀밥에 물말아서 줬었는데
계속 찾아오니까 4월말쯤 사료를 하나 샀습니다. 8kg짜리!!
너무 부비부비를 많이 해서 처음엔 피부병이 있는 줄 알았어요. ㅎㅎ
자는모습..
9월쯤 집 지어줬습니다.
땅에서 떨어뜨려놓는게 좋다구해서 밑에 벽돌받쳤어요
처음엔 안들어가고 그냥 근처에 서성거리다가 햇빛 쬐고 이러더라구요
나중엔 잘 들어갔습니다. 지금보니 입구를 너무 크게 만들어준것같네요..ㅜㅜ
여기서 계속 살길 바랬는데. 밥도 항창 2번 시간맞춰 물이랑 갖고나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안보이더라구요.
걱정되서 대형 고양이 카페(고양이라서 **이야)랑 살던 지역 고양이 보호소카페에 글 남겼는데
다행히 지역 고양이 보호소 카페에서 자기 집에 밥먹으러 오는 고양이 같다고. 연락이 왔더라구요.
안심하고 그냥 맘놓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기 집도 있고 밥 먹으러 올지도 몰라서 밥 계속 채워주러 나갔어요.
근데 어느날 갑자기 얘가 여기 혼자 가만히 앉아있는걸 발견했어요. 놀라서 어!! 했는데
엄청 심하게 떨고있더라구요. 덜덜덜덜덜 이렇게요.
바로 집으로 데리구갔습니다..이불 씌우고 보일러틀구 물멕이고. 얘는 노란 물을 계속 토하구.
이때 저도 패닉이었습니다 다시생각하니 눈물나네요
엄마 직장에 전화해서 울고불고 하니까 엄마가 오셨어요.. 저도 철없죠..
양이 마지막 모습.
정확히 어떤 병이었는지 왜 아팠는지 그런건 머리에서 지웠습니다.
근육에 문제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구요. 그리구 별나라로 떠났습니다.
이때 너무 많이 울었고 마음이 너무 아프고
다 제탓같더라구요! 내가 밥같은거 안줬으면 야생에서 잘 살지 않았을까? 하구요
다신 고양이같은거 안돌볼거야! 했습니다.
고3이어서 대학에만 열중하기로 했구요..
그리고 대학 붙고 관사를 떠나서 다시 서울로 이사왔는데 길고양이들이 비교도 안될정도로 많더라구요.
다시 냥짱 생각이 나면서.. 아 이름이 냥짱이었어요 ㅎㅎ 냥짱아~ 이렇게 불렀어요.
어쨌든 이제는 냥짱 남은 사료 가방에 넣고다니면서 길 걸을때마다 계속 길고양이가 있나..하고 구석만 주시하게 되네요
한편으론 또 길냥이한테 정들까봐 걱정도 되고 ㅋㅋ..그래도 어쩔수 없네요. 제 눈에 띄는 한 챙겨줘야할것같습니다..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