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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면 올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는 느낌 책게 ! (아님 말고..)
손톱
내 손톱을 바라보니 나는 또 때가 왔음을 느낀다. 이제 또 한 남자를 두고 싸우는 두 여성의 싸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 일은 내 손톱에 관한 문제이다. 할머니와 어머니 두 분이 내 손톱가지고 둥그렇게 깎아야 한다, 네모나게 깎아야한다 하는 논쟁을 버리는 것이다. 지금 내 손톱을 보니 살짝 네모난 게 저번에 어머니 편을 들은 것 같다. 할머니의 잔소리도 기억나는 것 같다. 때 마침 어머니가 거실에 나와 과일을 먹으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긴장됐다. 내 예감이 오늘은 그날이라고 증명하고 있다. 방문을 열고 나가자 할머니와 어머니 두 분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면접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최대한 손톱을 안보이려고 노력하면서 과일을 먹었다. 하지만 두 분의 눈을 속일 순 없었다. 먼저 할머니께서 나보고 손톱이 많이 자란 것 같다고 말하셨다. 그러자 어머니께서도 나보고 손톱이 많이 자랐다며 할머니의 말해 동조했다. 나는 동맹인 듯 보이는 두 분이 곧 적이 될 것 이라는 긴장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어머니가 일어나시면서 손톱 깎기를 가져다준다고 하셨다. 나는 화들짝 놀라 어머니를 말리려 했지만 어머니는 벌써 손톱 깎기를 손에 집으셨다. 나는 크게 당황했다. 마치 용돈 받는 걸 예의 삼아 한번 거절했는데 상대방이 진심으로 받아들여 용돈을 못 받은 느낌이랄까. 어머니는 나에게 손톱 깎기를 가져다주셨다. 그 순간 할머니가 나에게 손톱 깎으라고 말씀 하셨다. 이 말씀은 단순한 손톱 깎기가 아니었다. 할머니의 방식인 둥그렇게 깎기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어머니도 얼른 손톱을 깎으라며 한 말씀 하셨다. 이것 역시 단순한 손톱 깎기가 아닌 어머니의 네모나게 깎기를 말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덧붙여서 어머니는 그렇게 깎아야 손톱이 안파고 든다고 티비에서 본 지식을 이용하며 말씀 하셨다. 그러자 할머니는 그렇게 안 깎아도 안 그런다며 살면서 그런 적을 본적이 없다는 삶의 지식을 이용해 말씀 하셨다. 역시 두 분의 대립은 치열했다. 나는 무협지에서 본 파가 다른 두 스승을 둔 한명의 제자 같았다. 한쪽의 편을 들면 다른 편과는 원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왼손은 할머니 편 오른손은 어머니 편 이렇게 깎아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꼴도 이상하거니와 줏대 없는 놈이라고 머라 할 것이 분명했다. 나보고 어쩌라는 말인가. 그냥 확 손톱을 길러버려야 하나.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여자도 아닌 남자인 내가 그런 짓을 한다면 아마 두 분 다 큰 역정을 낼 것이 분명했다. 두 스승을 배반한 제자에게 닥칠 일이란 뻔하지 않은가. 아니 이게 제일 나은 것인가. 아니 잠깐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야하는 것인가. 도대체 왜 내 손톱가지고 두 분이 파를 나누며 날 못 살게 구는지 모르겠다.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 잠깐 조선시대에는 손톱을 깎지 않았을라나. 그걸 이용해서 손톱을 길러볼까 이왕 이렇게 된 거 기네스북에 도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기네스북에 있는 사람은 새끼손톱은 짧다는데 내가 열 손톱 모조리 걸러서 그 자리를 차지 하는거야. 아니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내가 도대체 왜 손톱가지고 이런 혼란이 와야 하는건지 정말 혼란스럽다. 나는 잡생각을 그만두고 과일 다 먹었다며 방에 들어가서 공부해야 된다는 핑계로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그 짧은 시간에 그 긴장되는 순간에 이런 잡생각이 어떻게 이리 빠르게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위기에 빠진 사람은 평소보다 더 큰 능력을 발휘 한다는데 이런 식으로 발휘가 된 것인지 싶다. 그러고 보니 할머니와 어머니의 논쟁은 조선시대 때의 이이와 이황이 사단칠정 논쟁 같다. 이가 먼저냐 기가 먼저냐, 둥그렇게 깎아야 한다, 네모나게 깎아야 한다. 내가 보기에는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참 복잡하다. 나는 의자에 앉는 순간 내 방에 놓인 손톱 깎기를 보았다. 손톱 깎기의 손톱 깎는 모양은 둥그렇게 생겼다. 마치 할머니의 편을 들며 나에게 할머니의 편으로 오라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티비에서는 네모나게 깎아야 한다는데 왜 이렇게 생긴 걸까. 오래된 거라 그런 것인가. 아니면 티비에서 나오는 내용이 이상한 것인가. 참 복잡하다 이 손톱은 왜 있는 것인가. 왜 손톱이랑 손톱 깎기 때문에 내가 이리 곤란을 겪어야 하는 것인가. 손톱이든 손톱 깎기 든 간에 다 숨겨버리고 싶다. 그냥 손톱은 나중에 깎아야겠다.
글 나눈 부분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아직이라는 말은 별로네요..)
우리는 세월호를 잊지 못합니다.
우리는 세월호를 잊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