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늘도 등교시간 지하철은 항상 붐빈다.
-이러다간 지각이겠는데..
내 나이 스물 넷, 이름은 김양반 새싹고 1학년이다. 일찍 공부를 접고 돈을 좀 모아보려 했지만 역시 중졸학력으로는 최저임금도 안되는 단순노동 말고는 일자리를 구할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군대를 다녀온 후 난 다시 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사람이 너무 많은ㄷ..
-이번역은 반월당. 반월당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열차가 역에서 정지되며 사람들이 한꺼번에 기차에 올라타자 갑자기 누군가가 내 등에 부딪히며 나를 끌어안았다.
-?
뒤를 돌아보자 같은 새싹고 교복 여고생이었다. 되게 아담하고 단발머리가 잘어울리는 아기처럼 뽀얀 여학생이다.
-미.. 미안해 (수줍)
그녀는 부끄러워서 손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며 사과하였다. 매우 귀여웠다.
-몇살이야??
같은 학교 학생이고 귀여운 사촌동생같아서 아빠미소를 지으며 물어보았다.
그녀가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서른세살..
-응? 장난치지말고ㅎㅎ
그녀는 갑자기 지갑을 꺼내어 보여주었다.
820222-1xxxxxx
-서른세살
진짜였다. 그리고 남자였다.
-ㅇ..아저씨 왜 여자교복을 입고있어요??
-교통비가 싸서..
-그럼 왜 여자교복을 입고있는거야?!
-조카껀..ㄷ..ㅔ
이런 변태같은... 요즘 여장하고 성추행 하는 범죄도 있다던데 그런 부류인가.. 근데 변태치고는 너무 귀여운 여자아이처럼 생겼다. 고등학교교복이지만 중학생정도로밖에 보이지않는데 어떻게 이럴수 있지??
그가 안절부절 못해하며 내 눈치를 보고있다.
젠장.. 너무귀엽잖아.. 안아보고싶다.. 이 아저씨.. 너무 사랑스러워.. 안고싶다... 잡혀갈꺼같은데... 근데 아저씨잖아.. 한번만.. 딱 한번만..
(와락)
-아저씨 정 미안하면 저랑 같이 저희집에 가요. 집에 밥해줄 사람이없어. 밥 한끼만 같이먹자, 응??
-!!!
아저씨를 안고 되도않는 억지를 부렸다. 아저씨는 화들짝놀라서 내 품안에서 얼굴이 붉어진 체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남들눈에는 그저 철없는 고등학생들로 보였겠지.
오늘 학교는 하루 빠져야겠다.
아저씨손목을 잡고 다음 역에서 내린후 다시 돌아왔다. 아저씨와 가는 길에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아저씨는 내가묻는질문에 대답만 하였지만.
아저씨는 소심한 성격과 외모때문에 힘들게 취직하면 적응도 못하고 사표내기 일쑤였다고 한다. 중간에 살짝 울먹이며 말할땐 나도모르게 괴롭히고 싶었다.
-여기가 집이에요. 혼자살아요. 원룸이라 많이좁아요.
-아냐... 좋네
아저씨를 데리고 결국 우리집까지 데려왔다.
설렌다. 한번도 집에 여자를 데려와본적없는데..
아, 여잔 아니구나
-아저씨 요리 잘해요??
-아, 아니.. 잘 못해..
-시켜먹죠 대충
-ㄴ..내가사줄게 양반아..
-그럼 치킨 사주세요 ㅎㅎ
-알겠어..ㅎㅎ
이제 아저씨도 내가 조금은 편해졌는지 경직된 표정은 덜하고 살짝살짝 웃기까지 한다.
....카와이
아직 오전이지만 우린 침대에 접이식 식탁을 펴고 치맥을 먹으며 티비에서 틀어주는 영화를 보고있었다.
영화를 보고있는데 갑자기
-양반아 입에 양념..(쓰윽)
아저씨가 엄지손가락으로 내 입 옆의 양념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아무생각도 없이 자신의 혀로 햝았다. 그리고 아저씨도 다시 영화에 집중하였다.
난 멍하니 아저씨만 처다봤다. 그러다가
-아저씨도 여기 양념. (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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