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이렇게 180도 바뀐건 언제부터였을까.
지방 컴퓨터 공학을 졸업하고 취직에 허덕이다 1년간 실패를 맛보고
난 그때부터 폐인 생활을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그당시 뉴스를 보면 청년실업에 대해 언제나 이슈였으며
어디서 나온지 모를 실업률을 밝혀대며
'나같은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프로는 있구나'라는 말도 안되는 위안을 받으며
난 폐인 생활을 계속 했던것 같다.
히키코모리로 지내며 취업한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고 외롭고 자괴감을 느끼면서
단하나의 행복을 맛보았던 곳은 게임 속이었다.
언제나 컴퓨터를 켜면 접속해 있는 게임속 친구들이 내 위안 거리였다.
말을 안해도 안다.다들 같은처지...같은 시간접속하는것...언제나 접속하는것만봐도
녀석들과 난 동일하였다.서로 위로의 말은 하지 않아도 'ㅋㅋㅋ'만 타이핑 해도 즐거웠다.
그렇게 지내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건 우습게 들리겠지만
삼시세끼 꼬박 챙겨먹자.
밤샘을 절대 하지말자.
2개였다.
그당시는 2개를 지키는것도 힘들어 많이 어겼다.
일을하고 활동을 해야 배가고파 밥먹지 그냥 꾸역꾸역 먹을때는 내가
왜사나 싶기도 하였다.
겜속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새볔넘기기 일수였다.
부모님 아침에 출근하시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할때도 있었다.
쾅 하고 닫히는 철문소리에
'너 왜그렇게 사냐'라는 환청이 들리고는 하였다.
부모님은 나에게 단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다만 언제나 새밥을 해주시고 나가셨다.
아점을 먹으러 일어나 보면 언제나 새하얀 새밥이었다.
그 새하얀 새밥에 가끔 가슴이 뭉클어지고 울먹일때도 있었다.
그토록 무서운 아버지 였는데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어느날 어머니가 와서 단 한마디 하고 가셨다.
가게에 나가서도 아버지는 하루종일 취업관련 채널을 보고 계신다고 하셨다.
그 좋아하는 바둑채널도 안보시고 하루종일 그 채널만 계속 보고 계신다고 하신다.
아버지께서 가끔 악몽도 꾸신다고 하신다.
어느날 주먹을 부릅쥐고 막흔들며 비명지르며 깨신적도 있으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난 죽고싶다는 생각을 더이상 할 수 없었다.
내가 죽으면 아버지는 아마 버티지 못하실것 같았다.
어디 시골 변방에 이력서를 넣어보았다.
왠일로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고 이를 아버지께 제일 먼저 알렸다.
"아버지 나 면접보래"
아버지는 듣고는 한마디만 하셨다.
"몇일이래?"
"이번주 금요일."
그리고는 아버지는 들어가 주무셨다.
면접날 일어나니 내 머리맡에는 곱게 다려진 졸업때 입은 양복이 걸려있었고
집에서는 고기반찬 냄새가 진동하였다.
어머니는 단한마디도 하지 않으셨고 난 한숟갈만 뜨고 너무긴장해 먹을수가 없어
나머지는 물에 말아 먹었다.
"아버지 밑에서 기다리신다."
아버지는 이미 차에 시동을 켜 놓으셨고 벌써부터 날 기다리고 계셨다.
"네비 찍어봐."
회사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였다.
회사 근방갈때까지 아버지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나도...
오랫만의 바깥 경치에 왠지 눈이 즐거웠다.
회사에 도착하고 회사 겉모습을 보니 실망이 너무 컸다.
회사 건물도 허름하기도 하고 복합적이지 않았나 싶다.
면접에 들어가 사장 얼굴을 보니 너무 긴장했는지 실업는 웃음만 계속 나왔던것 같다.
질문에 답도 못하고 마지막엔
"뭐 그냥 바다 구경 왔습니다."
라는 되먹지도 못한 말을 하고 난 그렇게 면접 실패를 예감하였다.
면접 끝날때까지 밖에서 기다리시던 아버지를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화장실로 급하게 뛰어들어가 아버지에게 문자로 똥마렵다고 알리고
엄청 흐느껴 울었다.몇분이 지났는지도 몰랐다.
세수를 하고 닦을께 없어 손으로 대충 물을 훔치고 나와 아버지 차로 뛰어가 잽싸게 탔다.
"아버지 에어컨 너무 덥네 여기..."
더울리가...당시에는 9월 이었다.
"어떻디?"
"아 별로더라 회사가 이상해."
그뒤로 집에올때까지 부자는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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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면 계속 이어서 쓸께요.밥때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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