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대기업 32살남. 연봉은 성과급 빼고 6천1백정도 됩니다
집이 지방이어서 현재 전세 1억 천짜리 투룸에 두살 위 형과 둘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4천 5백 형돈 2천 제돈 나머지는 형이 대출 받았고요 생활비 공과금 격달로 내는데 25정도 나옵니다
대출이자는 형이 계속 안 받겠다해서 그냥 형 몰래 CMA하나 터서 거기로 반씩 내고 있고요 나중에 가지라고
오유인이니 여친은 당연히 없고요 강아지 두 마리 키웁니다 뽀미와 둘리라고
잘 살다가 초등학교 4학년땐가 집이 어려워졌습니다.
아버지는 사업한답시고 멀쩡히 다니던 회사 때려치고, 결국 집을 빚더미로 만드셨죠
보증도 잘못 서시고...지금은 집 나가서 혼자 벌어 혼자 사시는 것 같고요
집 넘어가고 그다음부터 월세방을 전전했는데
아버지 빚은 어머님이 다 갚았습니다 한 3~4억 되었을 건데 16~7년 걸리신 것 같아요
저 초등학교때부터 화장품 파시기 시작해서 지금은 동네 상가에 작은 화장품가게 하고 계시고요
월세 내고 하시면 한달에 150~200정도 떨어지시는 것 같아요
그걸로 어머님 혼자 사시는 작은 아파트(18평, 1억 6천 정도) 대출 갚고 생활하십니다
지금 혼자 꾸려가시는 데 어려움은 없지만 이것저것 도와드리고는 있어요...많이는 아니고요
어머님 덕분에 대학도 졸업하고 사회인도 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도와드려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형은 집 살때 5~6천 보탠거 같은데 뭐 이인간은 이렇다저렇다 얘기를 안 하니..
여친도 몇번 있었어요 사실
결혼까지 갈 뻔한 여친도 있었는데, 저희집 사정 알더니 그쪽에서 극렬반대해서 헤어졌고요
ㅋㅋㅋ 뭐 원망은 안 해요 어찌보면 당연한 거죠
사랑만 보고 따라와달라고 하기엔, 제가 결혼할 때 갖고올 수 있는게 하나도 없고
또 부모님 따로 사시고 각기 언제까지 벌지도 모르시니 노후에 모시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해는 합니다 슬프긴 하지만
하지만 이런 상황이다보니 결혼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힘들지 않을까? 만 느끼고 있었는데요
어제 이슈가 된 그 글 보니까 이젠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드네요
6천 좀 남는데 평달에 380만원정도 찍히고 일년에 2번 명절달엔 700 좀 안되게 찍히고요
회사 특성상 성과급이 많지는 않아서 150~500 사이입니다. 올해는 200만원 받았고요
근데 만약 결혼을 한다면...
학자금대출 갚느라 모은 돈이 많지 않고,집에서도 도와줄 수 없어서 전세라도 얻으러면 대출받아야 할텐데요
요즘 투룸 월세방도 1억 5천 막 그렇게 하더라고요
그럼 1억을 넘게 대출받아야 한다는 소린데...일단 한달에 대출 원리금이 못해도 7~80은 빠질테니 300으로 살아야 하는데
생활비 계산하신 분들 내역 보니..가처분소득이 300이라도 아기있고 그러면 엄청 빠듯할수밖에 없더라고요
그것도 아기가 어릴 때 얘기고 커가면서 돈은 더 들테고...그런 과정에서 집을 넓혀야 할테니 대출은 또 생길테고
결국에 맞벌이를 안 하면 도움받을 곳 없는 외벌이로는 대기업이라도 서울에서는 아이 있는 결혼생활이 힘들겠더라고요
그 카톡 내용은 지옥같아 보였지만...충분히 현실적인 지옥이라는 게 더욱 무서웠고요
안그래도 형이랑 아까 그 글 보면서 얘기했는데 이 인간은 건방진 소리하지말고 사랑하는 사람 만나 결혼하라고 하네요
엄마가 행복하길 바라면 엄마 노후를 생각하지 말고 좋은 마누라랑 행복하게 살라고
정작 자기는 엄마때문에 결혼도 안 하고 있으면서
음
하여간 여러 생각이 드네요
지금으로선 제가 미혼남인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요새 친구들 결혼생활 하는거 보면서 좀 부럽기도 했는데...정신이 드네요
그냥 웹하드 결제해서 동영상이나 받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