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10시까지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집에 가려고 전철을 기다리던 도중이었습니다.
10시 10분 전철인데 하필이면 지연으로 인해 10시 30분 전철이 되어버렸죠.
때문에 너무 출출한 저는 역 근처 토스트 집에서 토스트를 사가지고 추위에 떨며 벤치에 앉아 냠냠 맛있게 먹고 있었답니다.
그렇게 맛있게 먹고 있던 도중에
갑자기 사회복지학과 잠바를 입고 있는 15학번(과잠에 15학번 마크가 달려 있더군요) 여자애가 저에게 다가오더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절 바라보는거에요.
저는 도데체 무슨 일인가 그냥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여자아이가
"그 토스트 한 입만 먹어봐도 돼요?" 라고 물어보는거에요.
순간 저는 '도데체 무슨 말인가...? 내가 잘못 들었나? 혹시 토스트가 엄청 먹고 싶은데 토스트 집에 식빵이 다 떨어졌나?' 온갖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그러다 어떨결에 토스트를 내밀었습니다. 제가 안 먹은 쪽으로요..
그러자 그 여자아이가 맛이나 느껴질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아주 조금 베어 먹더군요. 근데 하필이면 제가 먹던 구간에요..
그렇게 저는 이제 가겠지 생각하고 토스트를 마저 먹으려고 했습니다.
근데 그 여자애는 갈 생각도 안하고 다시 저를 초롱초롱 쳐다보더군요. 그래서 다시 토스트를 내밀었죠. 하지만 그게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더군요.
그래서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마저 토스트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입 베어먹으니 여자애가 "꺄!" 하고 작게 소리치는거에요.
순간 놀래서 여자아이를 쳐다봤는데 여자아이가 저보고 "그럼 저희 이제 사귀는거에요?" 라고 물어보는거에요.
"네....네?" 순간 제가 뭔 꿈을 꾸고 있는지 알았습니다. 갑자기 토스트 한입만 달라고 하더니 이제 사귀는 거냐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여자아이를 쳐다보자 여자아애가 왜 그러냐는 듯이
"저희 이제 키스까지 한 사이잖아요! 간.접.키.스."
라고 하면서 얼굴을 가까이 들이미는데 솔직히 굉장히 예쁜 여자아이여서 정신이 순간 아찔했습니다.
마치 드라마에만 나올 거 같은 시나리오였어요.
근데 정말 드라마 시나리오에요.
이런 일 실제로 일어날 리가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제 뇌가 점점 외로움에 썩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