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유는 많은 웹툰 작가들이 눈팅을 즐기는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죠.
야매요리 정다정님 부터 웹툰왕 강풀까지...
가끔씩 그 분들이 댓글을 달 때 마다 오유는
"진짜가 나타났다!!!!", "성지다!!!!!!!!!!!" 라며 떠들썩거립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오유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웹툰 작가에 관한 내용 입니다.
수사반장.
그는 다음 만화 속 세상에서 "김철수씨 이야기"라는 작품을 연재했던 웹툰 작가입니다.
다소 묵직한 소재와 주인공의 처참한 과거사를 풀어내며
"본격 주인공 괴롭히는 만화", "좌빨 작가", "새디스트 작가"로 유명세를 탔죠.
일부의 시각에선 만화가 매니악틱하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김철수씨 이야기"가 매니악틱하다는 비판을 받고 유명세를 탄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고문치사 사건, 6월 항쟁...
한국 근대사의 슬픈 단면을 정면으로 마주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웹툰 매니아들은 수사반장 작가의 "김철수씨 이야기"를 강풀 작가의 "26년"과 빗대며
시대상을 담아낸 걸작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뭐...
지금까지는 흔한 웹툰 작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 수사반장 작가가 오유에서 특별한 이유는 지금부터 입니다.
수사반장 작가가 오유에도 글을 쓴 것 처럼
그가 작가로 데뷔한 것은 오유의 힘이 컸습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오유에 자신의 작품을 올렸고,
그것이 유명해지면서 "김철수씨 이야기'는 다음의 만화 속 세상에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이 잘 되면 이런 글을 안 올렸을테죠.
그의 시련은 지금부터 입니다.
"김철수씨 이야기"는 2011년 7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연재되다 종료되었습니다.
스토리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종료되었기에 혼란은 컸습니다.
사실들은 한국 근대사의 아픈 단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분명 외압이 있었을 거라는 의견을 개진했죠.
작품도 너무 뜬금없이 종료되었기 때문에 논란은 커져갔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다음 아고라에도 김철수씨 이야기 연재에 관한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김철수씨 이야기가 조횟수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은 작가가 직접 밝히기도 했는데
다음 담당자 분도 상황이 어려웠지만
김철수씨 이야기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도움을 줬다고 했죠.
이런 표현이 맞을진 모르겠지만, 대중성이 부족해 외면 받은거죠.
물론 작가도 자기 작품 홍보에 열을 올리며 작품 좀 많이 봐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실 작가의 작품 홍보에 대해서 말들이 있지만
제 생각엔 작가가 자기 자식 같은 작품은 살리겠다는 건 당연한 거라는 생각입니다.)
오유에서도 홍보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만큼 오유에 애정도 있었을 겁니다.
오유를 통해서 데뷔했으니까요.
(그 와중에 작가 아닌 척 하고 글쓰기.... 대화명이라도 바꾸던지;;;;;;;;)
하지만 수사반장 작가의 인기 없음은 오유에서도 동일 했습니다.
심지어 오유를 통해서 데뷔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하는 정식 웹툰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대화명도 작가 필명으로 해서 올림에도 불구하고!!!!!!!!
어떤 글을 올리더라도,
어떤 댓글을 올리더라도
사람들은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습니다.
강풀은 댓글 하나만 달아도 게시판 자체가 성지가 되는데..... ㅠㅠ
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극도의 인기없음은
역시 오유인은 웹툰 작가를 해도 안생기구나 하는 진리를 알려주며
홍보를 하면 할수록 더 비참해지는....
보는 사람이 안타까워서 차마 계속 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들었죠.
이런 상황에도 다음에서 연재까지 종료하니 그야말로 끝장났습니다.
만화에 모든 것을 걸었는데,
연재가 종료되니까 할 게 없어졌겠죠.
그것도 사회성을 담은 진지하고 묵직한 작품을 만들었으니까
외주 작업은 꿈도 못꿨을 겁니다.
당장 비참한 생계 문제에 직면했을 겁니다.
(왜 그렇게 잘 아냐구요?
저도 예전에 음악을 해봐서 잘 알아요....ㅠㅠ 또르르...)
급기야 수사반장 작가는 월세도 못내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합니다.
작품을 계속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당장 내일이 불투명한 상황이 된거죠.
그래서 작가는 결심합니다.
소셜크라우드펀딩 시스템이라는 것을 이용해보기로 한거죠.
[여기서 소셜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이란 대중들의 소액 투자로 작업비를 마련해
문화예술/ 공연 등을 성사시키는, 일종의 대중참여 형태의 자금 마련 방법입니다.]
저 역시 작가의 근황이 궁금했는데
이를 통해서 상황을 알게 되었죠.
그런데 정말 미칠 듯이 걱정되더군요.
과연 이 인지도 없는 작가가 소셜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작가는 오유에도 관련 글을 올립니다.
하지만... 역시나...
추천은 5에서 멈췄고... 그대로 3일이 흘러 갑니다.
글을 올릴 때 많은 생각을 하셨을 텐데
애써 쓴 글이 묻히게 된거죠.
역시...
이 글도 수사반장 작가의 다른 글이나 댓글처럼 베오베는 커녕 베스트 근처에도 못 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오유인들의 대답이 달랐죠.
묻혀있던 글이 5일 후에 폭풍 베오베에 오르는 기염!!!!!!
그리고 김철수씨 이야기의 숨은 팬들이 등장!!!!
역시 오유인들....ㅠㅠ
현재 김철수씨 이야기는 시즌 2 형태로
작가님의 블로그에서 포털 사이트 연재 수준 못지 않은 퀄리티로 재연재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못했던 이야기와 에피소드도 나오고 있으며, 중간에 멈췄던 스토리 역시 다시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김철수씨 이야기 시즌 2는 8화까지 진행된 상태입니다.
그 후, 수사반장 작가는 다음에서 연재할 때도 못 받았던 관심을 받으며
얼마 전엔 급기야 매체에서 인터뷰를 하며 단독 기사화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상하게도 다음에서 연재할 때보다
오유분들, 그리고 김철수씨 이야기의 팬분들이 공통 투자한 지금이
작품 퀄리티나 흐름 등이 굉장히 안정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오유를 통해서 데뷔하고,
오유에서 외면받았으며,
오유에서 다시 재부각시킨 웹툰 작가 수사반장.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이 세운 작품관을 읿지 않고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단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사회성을 놓지 않은 작가.
다음 연재 종료 후, 월세를 못내는 상황에 직면하면서도
작품에 만들려고 노력한 작가.
대중들에게 외면받고 인기가 없었던 작품이지만
새 작업 대신 기존 작업을 완료하기로 결심한 작가.
그리고 그의 작품 "김철수씨 이야기"
여러분 덕분에 그의 이야기는 아직 현재 진행형입니다.
@PS-
작가의 최근 근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