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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14346
    작성자 : 불광동
    추천 : 10
    조회수 : 3517
    IP : 119.64.***.99
    댓글 : 79개
    등록시간 : 2016/05/20 19:48:38
    http://todayhumor.com/?baby_14346 모바일
    임신과 입덧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매일 울어요. 임신은 대단한 일이에요.

     
     

    결혼 한지 만 3... 햇수로 4년차.
    신혼을 즐기고 싶어서 피임을 하고 잼나게 놀았답니당.. 술도 정말 진탕 마시고 없는 살림이지만 해외여행도 매년 다녀오구여..
     

    그러길 2년 정도 흐르고 음 이제 슬슬 애기를 가져보도록 할까? 했는데 생각만치 잘 안되는 거져... 아는 언니가, 시간 끌지 말고 난임병원 가봐~해서 난임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이러저러한 검사와 시술,, 하다 보니 한 8개월 정도가 흘렀나봐요.
     

    평소와 같이 그냥 있다가 달력을 딱! 보니까 배란일 2주뒤 인거에요. 오후시간인데 어차피 기대를 안 하고 있었으므로 그냥 테스트기를 했더니 어라? 두줄이에요. 이게 잘못된건가? 맞는건가? 이해가 안가서 테스트기를 연달아 3개를 했어요. 그래도 두 줄이 나오더라구요! 오 임신이다!!!!
     

    저는 매우 촐랑 맞으므로 당장 신랑한테 전화!!! 엄마한테 전화해서 알리고 자축파티를 했어요. 그리고 일주일 후 병원 가서 아기집을 봤구요.
     

    아기집을 본 날부터 나는 정말 인간이 아니무니다...
     

    정말 귀신같이 아기집을 보고 온 날부터 웩웩 입덧을 시작해요.
    첫날은 그나마 괜찮았어요.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사람이 아니고 환자로 변해가요.
     

    제가 아는 입덧은 그냥 헛구역질 몇 번이 전분데, 막상 내가 당하니 정말 돌겠어요.
     

    소주+맥주 섞어서 한 짝 마시고 그 다음날 아침 월미도 디스코 타는 느낌.
    인천앞바다 통통배 타고 있는 느낌???
     

    하루종일 울렁울렁울렁
    먹깨비 였던 나. 모든 음식이 싫어짐.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구역질.
    블로그에 음식사진올린것만 봐도 벌써 구토가 올라옴.
    밥 짓는 냄새가 끔찍.
    급기야 남편한테 집에서 밥 먹지마!!!!! 엄포령 내림..
     

    내가 먹을 수 있는 건 없음. 물만 마셔도 노란 위액이 올라옴.
    똥물같이 생긴 담즙도 올리기 시작...
    며칠 지나니 역류성식도염으로 바뀌어서 밤에 속이 쓰려서 잠을 못자는 사태 까지 발생해요. 베개를 몇 개 겹치고 상체를 세우고 자야지 그나마 조금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게 됩니다.
     

    너무 심할 땐 화장실로 달려갈 힘도 없어서 큰 양푼이를 침대 맡에 가져다두고 거기에 구토를 했어요.
     

    입덧한지 4... 벌써 8킬로가 빠져요... 흑흑
    제가 통통한 편이라 더 많이 빠진 것 같긴 하지만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힘도 없고 어지러워서 씻을 수도 없어요. 머리는 며칠째 떡이 져 있어요.
    침대에 누워서 입덧 끝나는 시기, 입덧에 좋은 음식, 입덧극복방법 따위를 검색하는 거 밖에 없어요. , 너무 심할 땐 입덧하다 죽은 사람 이라고 검색하기도 ㅋㅋㅋㅋ
     

    매일 같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울부짖어요. 9주때 부터 감정이 격해져서 별거 아닌 일에도 막 오열하기 시작해요.
     

    신랑 붙잡고서
    오빠! 내 몸에서 냄새나지? 나 괴물같지? 나 이러다가 죽으면 어떻게 해 엉엉엉엉 대성통곡
    오빠! 왜 세상에 똑똑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입덧약을 왜 개발을 안한거야 엉엉엉엉 엄마가 되는일이 이렇게 힘든지 아무도 안알려줘서 열받아 엉엉엉엉엉 술 좀 더 마시고 더 놀아볼걸
    오빠! 날도 좋고 불금인데 다들 나가서 노느라고 인스타가 터져 나갈 것 같은데 나만 맛있는것도 못먹고 변기통 붙잡고 이게 뭐하는거야 만삭되면 더 힘들어 진데 엉엉엉엉
     

    ... 신랑 고생이 말이 아녀요..
    제가 집안일을 못하니 집안일은 다 신랑몫이되고, 집에서 밥 먹을 때 환풍기 공조기 다 틀어놓고 작은방가서 몰래 먹어요.. 김치찌개? 그런거 상상할 수도 없어요. 그냥 삼분카레 데워서 후다닥 들고 방으로 들어가기 바빠요.
     

    나 죽네 죽네 하면서 벌써 6주를 버텨서 이제 11... 16주 되면 입덧이 없어진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기대중이지만 앞으로 5주를 더 버텨야 해요. 정말 끔찍해요.
     

    가끔은 암환자의 삶이 이런 삶일까? 감히 비교해보기도 해요.
    약이라도 쓸 수 있지만 입덧엔 약도 없고 약도 못쓰고 딱 언제 끝나는지 기약도 없고 재수 없으면 출산때까지 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막막하고...
     

    정말 괴로움의 나날들이네요..
    내가 괴로우니 모성애도 없는 것 같고 정말 힘들어요.
     

    임신하면 우쭈주 대접받을 줄 알았는데 정말 그런 바보같은 생각한 절 욕하고 싶네요.
    정말 힘들어요. 진짜로..
    누군가가 나한테 입덧은 힘든거야 라고 알려주었다면 좀 더 단단히 맘을 먹었을텐데 싶네요. 더불어 워킹맘들도 대단하다 생각하고요..
     
    임신이란건 진짜 정말로 대단한 일인것 같아요.. 이 모든걸 겪은 엄마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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