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대학생이고 이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수업도 몇 개 안 들어요.
1학년때 수시로 입학해서, 정시 친구들한테 뒤지기 싫은 마음에
하기 싫은 공부 열심히 했었습니다.
물론 놀기도 잘 놀았죠.
1학년때 평점이 4.0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군 제대 후, 본과의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차선책으로 복수전공을 결심하고 무역 관련 전공을 함께 병행했습니다.
근데,
이게 왠걸요. 이 공부가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성적은 조금 내려갔습니다. 그래도 공부가 재미있었어요.
정말 돈이 조금이라도 더 있다면 석박사학위도 딸 생각까지 했으니까요.
성적은 조금씩 줄어가지만, 정말 공부를 흥미로 했네요.
소극적이고 글쓰는걸 좋아했던 저였지만 발표도 많이 참여하고
피피티도 만들어보기 시작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부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오늘이었죠.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는 수업을 듣고 있는데
실제 데이터를 갖고 지금까지 배운 함수나 이론을 적용시켜보는거였요.
사실 마지막 학기라 조금 사렸습니다.
그래도 너무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고 참여하는 학생도 없어서
자원해서 손을 들었습니다.
직접 가설을 세우고 본과 교수님들께 양해를 구해 수업 시간에 설문지를 돌릴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설문지를 돌리기 전 예비 발표가 있어서 했는데요.
나이 27살 먹고 50명이 넘는 학생들 앞에서
이렇게 망신 당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본 학과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보자고 하는 것이었는데...
교수님께서는 결과가 뻔한걸 왜 하냐는 식으로 계속 핍박을 주셨습니다.
예비 발표는 중간에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끊키고
저는 그 자리에서, 제 동생뻘되는 사람들 앞에서,
한 5분 정도 얼굴을 붉히며 교수님께 계속 질타를 받았습니다.
화가 나기도 했고, 너무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심했냐면요.
다른 예로 이번에 공모전을 나가게 되었는데, 자신이 없어졌어요.
그냥 하기 싫어졌습니다. 안한다고 말도 못하겠지만
아마 내일이면 못하겠다고 그냥 포기할 것 같네요.
와...
수업 끝나고 교수님께 이 주제가 별로라면 그냥 통계청 자료를 찾아서
그걸로만 하겠다고 했더니...
눈도 안 마주치시고 '네' 이러고 그냥 가시더라구요.
나도 사람새낀데...
대학 생활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교수님만은 문제가 아니죠.
지난 학기 60명 중 중간고사 5등이었고, 기말고사 성적도 나쁜편은 아니어서
이건 못해도 A겠구나 했는데 (성적 확인도 했구요)
교수님이 주관하시는 해외탐방을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B가 나왔었죠.
이제 그냥 자신이 없어요.
하기도 싫고, 재미도 없습니다.
수업 안 들어가도 됩니다.
초과학기로 수업 조금만 들으면 졸업이에요.
면접에서 왜 마지막 학기 성적이 이렇게 됐냐고 하냐면
사실대로 얘기하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참, 요새 ㄱ대학교 문제도 뜨고 그랬는데..
제가 다니는 학교는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입니다.
요새 술을 끊어서 안 마시다가 마시니까 금방 취하네요.
전 옛날 드라마 보는거 좋아해요.
제가 중학생때 정도에 봤던 드라마.
이거 보면서 맥주 두 캔 밖에 안 마셨는데 졸리려고 하네요 벌써ㅎㅎ
근데..
오늘 당했던 치욕때문에 가슴이 너무 답답하네요.
누웠다가도 다시 일어나게 되고..
푸념이 길었습니다.
실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