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차 접어들어가고 있는 스물 여덟 처자입니다.
아이도 있어요.
요즘 트렌드 아닌 트렌드로 아이를 가진 채 결혼해서, 벌써 6개월 된 아들도 있습니다.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남편과의 문제로 인해 올려봅니다.
도무지 해결 방안도 없고, 방안이 있다고 한들 어디서 부터 풀어 나가야 할지 막막하고 답답해서요.
아.. 남편에 대한 이런 저런 설명하기에 앞서,
저는 예전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 게시판에 갔던 '가족이라 이야기 하며 스트레스 주는 친구들'의 글쓴이 입니다.
그때 그 친구들은 전 지금 아예 얼굴조차 보지 않고 연락도 안하고 살아요.
남편도 일이 바빠서, 친구들이 집에 들이닥치는 일도 없고요. 아직까지는요.
앞으로도 보지 않고 살 생각이고, 혹 집으로 놀러와도 되겠느냐고 묻는다면 전 제가 피하든, 밖에서 만나라고 하든 할 생각입니다.
집 비밀번호도 바꿔서 함부로 들어올 여지도 없고요.
혹시 그 글을 못 읽고 이 글만 읽으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저와 남편이 결혼하게 된 계기와 상황 설명 할게요.
1. 남편은 5년 넘게 동거하던 여자친구가 있었고, 결혼 2개월전에 파혼당함.
2. 덕분에 집 대출 관련하여 엄청난 빚이 있고, 본인은 그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결혼하기로 결정.
3. 결혼 할 때 모든 결혼 비용은 글쓴이가 부담.
4. 현재 남편과 그 전 여자친구가 결혼 후 살기 위해 함께 구하고, 꾸민 집에서 신혼 생활 중.
이런 상태입니다.
제 고민은 남편이 전혀 저를 배려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 점 때문에 이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가? 에요.
우선 남편은 같은 회사에서 홈페이지 구축 기획/제안/프로젝트 매니저 등의 업무를 맡고 있고 직급은 팀장입니다.
저는 회계팀 대리고요.
저는 업무 특성 상, 상반기 세금 신고가 몰리는 날 외에는 대체로 칼퇴근 하거나 야근을 해도 10시 전에는 퇴근하는 편이고
남편은 항상 심한 야근을 합니다.
야근을 하는 이유는 정말 일이 바빠서도 있고,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 팀원을 기다리기 위함도 있고요.
저는 제 남편이 본인의 일과 본인의 팀원들보다 우선순위로 두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아래와 같고요.
1. 임신 초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저는 현재 친정에서 출퇴근을 했어요.
이 때에도 같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출근시에 저를 데리러 온다거나 데려다 주는 배려 같은 건 없었고
결혼한 후에도 남편은 협력사에 들어가 있어서 당분간 을지로로 출근해야 하는 상황 & 출근 시간이 같지 않은 상황 때문에
배가 불러 조산기가와 휴직을 낼때까지도 혼자 출, 퇴근을 했어요.
정말 단 한번도 남편이 먼저 데리러 갈까? 집에 같이갈까? 하고 물어 본적 없었고요.
가끔 정말 제가 너무 힘들 때 어렵게 말 꺼내면 늦는다. 같이 못갈 것 같다. 가 다반사였고요.
하물며.. 남편은 저에게 안부조차 묻지 않을 때가 허다했어요. 밥은 잘 챙겨 먹냐, 몸은 좀 괜찮냐.
그런 남편이 같이 일하는 팀원 언니가, 집이 강남 쪽이라 (회사도 강남이에요)
새벽에 택시가 잡히지 않거나 하면 집에 가는 길에 집 근처까지 태워다 주기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위선적이라고 느껴지고, 나만 뒷전이구나 느껴져요.
2. 휴직하고 나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다반사였고, 남편은 늘 미팅이다 회식이다 야근이다 새벽이나 되어야 퇴근했어요.
저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몸으로 (조산기 때문에 누워만 지내야 했거든요) 임신 중임에도 하루에 한 끼 정도 겨우 먹는게 다반사였고,
결국 친정으로 들어갔어요. 그 때에도, 평일에 단 한번도 퇴근길에 들른적이 없었고요.
전화통화도 하루에 한 번 겨우 오는 정도. 그냥 살아는 있나 확인하는 정도였어요.
출산하고 나서도 마찬가지. 회사에서 부여한 5일 휴가 + 주말 외에는 퇴근길에 단 한번도 조리원에 들른적이 없었고
그 점에 대해서 서운함을 표시하니.. '내가 가기 싫어서 안갔냐'며 오히려 더 서운하게 하기에 그 이후론 말도 꺼낸 적 없습니다.
이야기 하면 할 수록 저만 더 서운해지고 상처 받으니까요.
3. 복직하고 난 후, 몸이 많이 아팠어요. 당연하죠. 경제 상황 때문에 3개월만에 출근하고 업무 자리잡느라고 야근을 밥먹듯이 했으니까요.
하루는 산후통이 너무 심하게 와서 출근도 못하고 집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있다가 도무지 안되겠어서 오늘 많이 늦냐고 문자 했더니
자기 일은 다 끝났는데 팀원들 기다려야 해서 늦는다더라고요.
도대체가.. 예외나 비상시가 없나요?
팀장으로서, 다 같이 힘들고 야근할 때 기다려 주는거 멋지고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매일매일을 그래야 하나요? 와이프가 혼자서 아파 죽겠다고 몸부림 치고 있는데?
4. 저는 결혼 전에 있는 어머님, 아버님 생신 다 챙겼어요. 임신한 몸으로 퇴근하고 바로 가서 저녁식사도 하고. 늦은시간까지요.
주말에 쉴 틈 없어서 피곤하고 바빴어도 도리라고 생각해서요.
근데 이 사람은 결혼 후에 있는 저희 부모님, 제 동생 생일 모두 일 때문에 바쁘단 이유로 다 불참했어요.
그 때 마다 같이 못가서 미안하다. 고 이야기 했고요. 저는 이제 그 같이 못가서 미안하다. 라는 말이 듣기도 싫어요.
이 사람한테는, 회사에서의 본인의 포부와 일. 꿈이 전부인 것 같아요. 저랑 제 아이는 뒷 전이고요.
5. 어제도 마찬가지였어요. 오늘 둘 다 회사에 일이 있어서 늦게 아이를 데리러 갈 것 같아서 (시부모님이 평일엔 맡아 주시거든요)
아무래도 어머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아이가 보고싶기도 해서 퇴근길에 들렀다 집에 가기로 했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혹시 오늘 늦게 끝나냐고 물으니,
자기 일은 다 끝났는데 팀원들 기다려야 한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널 생각하면 그냥 퇴근하면 좋고, 팀원들 생각하면 남는게 좋고. 이런 상황이야. 이따위로 말을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너무 짜증이 나서 그냥 7시에 퇴근하고 집에 가는길에, 문자가 오더라고요. 8시에 같이 가자고.
이미 퇴근해서 가고 있으니 팀원들 기다렸다 퇴근하라고 답장을 하니. 같이 못가서 미안하다. 혹시 가다가 길 모르겠음 전화해라 하기에
됐어. 라고 답장했더니 ㅋㅋㅋㅋㅋㅋ
미안해 < 됐어?? 길 모르면 전화해 < 됐어?? 어느쪽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음 밖에 안나오네요.
베알이 꼬여서, 어제부터 존댓말을 썼어요. 결혼 초에만 쓰고 좀 편해지고나서는 쓴적 없거든요. (남편은 저보다 7살 위)
그랬더니 ㅋㅋ 안쓰던 존댓말 쓰지 말라고 명령조로 또 이야기 하더라고요. 항상 말투가 그런식.
그래서, 어제부터 싸우기 싫어서 억누르고 있다. 내가 존댓말 쓰는게 그렇게 기분 나쁘냐 물으니
너는 내가 갑자기 존댓말 쓰면 어떨거 같냐. 싸우기 싫어서 누르고 있다? 무슨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니가 말을 해주지 않으면 모르니 그건 알아줘.
모르긴 뭘 몰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화났는지 어떤지 모르는 양반이 어제 시댁으로 저 데리러 와서 집으로 가는 내내 한마디도 안하고
오늘 출근 하면서도 한마디도 안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같으면, 어제 기분 나빴느냐 한마디라도 물어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오빠는 말해도 모른다. 나는 항상 내가 이상한 취급 당하는 기분이라고. (제가 우울증으로 병원 다니고 있거든요)
오빠는 항상, 내가 오빠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내가 지금 우울해서 별 것도 아닌일에 예민하게 군다는 것처럼 이야기 한다.
나는 진짜 너무 지친다. 너무 힘들다. 라는 식으로 표현을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여전히 똑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본인은 제가 하는 말을 얼마나 수용하고 노력하는지 ㅋㅋ 저더러 여전히 똑같대요 ㅋㅋㅋㅋㅋㅋ
여지껏 서운하고 힘든일 있을 때마다 참지 말고, (참으면 결국 어떻게든 터지니까) 이야기 하라고 해서 이야기 할 때마다 ㅋㅋㅋ
너는 지금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받아드리지 못할 거 같으니 너가 들을 수 있을때까지 니 얘기 듣기만 하겠다.
이따위로 이야기 할 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남편은 그냥 제가 정신병자 우울증 환자라서 이런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결혼해서 지금까지 전 한번도 사랑한다. 좋아한다. 들어본 적 없어요.
제가 애교를 부리고, 먼저 사랑한다 좋아한다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응. 그래.
전요.. 남편의 어떤 배경도 따지지 않고 결혼했어요. 그냥 이 사람 자체가 좋아서요.
그런 제가... 남편이 좀 더 저를 생각해주고,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관심 가져주길 바라는게 그렇게 욕심인가요?
그냥 저 혼자서 사는 기분이에요. 그냥 결혼해서 아이 낳고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기 위한 도구인것 같아요 제가.
솔직히 지금 쓴것보다 훨씬 많은데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외롭고요.
제 남편 마음속에 저는 늘 뒷전인 것 같단 생각밖에 안들고 그렇게 일이 좋으면 왜 결혼했나 싶어요.
제 나이 스물 여덟이에요.
제 친구들은 남자친구한테 사랑받고, 선물도 받고, 데이트도 하고 추억쌓느라 정신 없는데..
저는.. 평일엔 늘 빈 집에 혼자 있거나, 그게 싫어서 술을 마시거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마저도 제가 술먹고 너무 힘들어서 나 집에 가기 싫다 이 문자 하나 했다가 ㅋㅋ
다음날 기분 나쁘다고 너 앞으로 술마시지 말라고. 대신 자기가 너랑 시간 보내려고 노력하겠다고 (노력하긴 개뿔잌ㅋㅋㅋㅋㅋㅋㅋㅋ)
해서 술도 눈치보면서 마시느라고 ㅋㅋㅋㅋㅋ 거의 집에 혼자있어요.
아니면 그게 싫어서 일부러 남아서 야근하거나요 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우울하게 글쓰기 싫어서 일부러 ㅋㅋㅋ도 쓰고 막 그랬지만.
지금 저 너무 힘들어요. 세상에 저 하나 인 것 같아요.
우울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요 (우울증의 원인이 남편의 무관심 / 애정 없음 이니까요)
죽고 싶다는 생각은 점점 더 심해지고요.
그 지랄 같은 친구들이 또 언제 들이 닥치고 또 언제 스트레스 줄까 노심초사 하고 있고요 ㅋㅋㅋ
애기 돌잔치때 친구들 부르고 싶어하는 남편도 짜증나고요 ㅋㅋㅋㅋㅋ
하... 진짜 저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이 하나로 버티고 있는 것 같아요. 전 진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