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요리게시판에 올리는 글이 요리글이 아닌걸 먼저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491095 제가 생각없이 싸지방에서 쓴 댓글이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몰랐네요.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욕을 먹어본 적은 처음이라 휴가 첫날부터 머리가 빙빙대네요.
제 글을 봐 주셨던 분들이 '실망이다.' '이런 사람이었다니' 하는 리플을 보는것도 이렇게 가슴이 아플줄을 몰랐네요.
우선 고개숙여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드립이랍시고 생각없이 글 싸질른거 정말 사과드리고 싶어요.
특히 노인분들을 빗대어 드립 친 건... 아 내가 왜 이런글을 썼지 싶기도 해요. 굉장히 후회되고...
사실 제 난독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본문을 스크롤 쭉 내리면서 대충대충 봐서
팥빙수가 12000원 이란 대목은 못 봤습니다. 만약 가격을 잘 읽었다면 제가 인건비니 어쩌니 하는 말을 잘 못했겠죠..
어찌됐든 무슨 잡 변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사과부터 드립니다. 전부 제 잘못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밑에 글은 간단한 변명입니다. 읽지 않으실 분은 밑으로 내리셔도 상관 없습니다.
제가 매니저로 있었던 까페에서 팥빙수를 6000원에 제공했습니다.
팥빙수 주문이 들어오면 바에서 직원 한명이 빠져서 따로 팥빙수를 만듭니다.
빙삭기를 돌려서 그릇에 담고, 미리 소분한 팥을 올리고.
통조림 파인애플을 알맞게 썰어서 담아둔 통에서 파인애플을 꺼내 올리고
아침에 다듬고 슬라이스했던 키위들도 올리고, 마지막으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냉장고에서 꺼내서
두스쿱 떠서 올리고 초콜릿, 연유로 장식합니다.
글로 보면 어렵지 않지만.... 이게 여름에는 바 안이 더워서 잘 녹아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 빨리 만들어야 돼요.
특히나... 4개 이상의 팥빙수 주문이 오면 이제 팥빙수를 맡는 사람은 멘붕이 와요.
그럼 다른 직원이 도와주면 안 되냐고요?....
저희는 한 타임에 캐셔 한명 메인 바리스타 한명 보조스텝 한명 (피크 예상타임엔 두명) 이렇게 들어갔어요.
만약에 3인체제에서 팥빙수가 들어왔다면 보조스텝이 팥빙수가 다 나갈때까지 없다고 보시면 돼요.
물론 피크타임이 아니고 한시간에 30오더 이하 손님이라면
보조스텝 없이도 느긋하진 않더라도 정상적으로 쳐요.
하지만 그때 저희 매장이...... 피크가 최소 한시간에 40오더, 많을때는 50~60 넘어가고..
최고기록은 저하고 보조스텝 둘이서 한시간에 82오더까지 쳐본거네요. 한시간에 60분인데 어떻게 그렇게 되냐고요?
피크 도중에 한 두 사람이 테이크 아웃으로 10개 이상 시킨게 있던걸로 기억해요.
이때가 아마 가을이어서 팥빙수가 없었을 거에요. 사이드메누도 적어서 정말정말 간신히 쳐냈죠..
거기다가 앉아 있다 가는 손님이 많으면 홀정라도 해줘야 해요. 인력이 빠듯하죠..
거기다가 팥빙수 소분한게 다 떨어지면 팥 캔 따는것 까진 괜찮은데... 파인애플이나 키위손질 해야하는 상황이면
끔찍해지죠... 과일을 따로 또 썰어서 올리고 나가야 하고 정리까지 해야 하니까...
아무튼 여기까지는 제 경험이에요.
쓸데없는 썰이지만 이러한 경험이 있어서 그러한 댓글이 나온것 같아요...
너무 근무자 입장에서 썼던 것도 그렇고...
제가 좀더 거칠지 않게, 드립이랍시고 쓰지 않았다면 이런일은 없었을텐데...
제 리플 보시고 눈쌀 찌푸렸던 분 들께 거듭 고개숙여 사과드리고요...
군바리스타 보고서는....... 자숙하고있는 동안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아니, 오유에 당분간 글이나 리플을 반성하는 동안만은 올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