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라고 하면 조금 거창하고요
잠이 안와서 지난 6월에 다녀온 유럽여행을 조금 정리해보려고 노트북 켰습니다.
혼자 여행와서 외롭다는 게시글 보니까 갑자기 그때생각나더라고요.
여행중에는 엄마 돌아가신것 다음으로 큰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내가 이것밖에 안되는구나,, 자괴감도 컸고요.
여행 다니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덥썩덥썩 친해지고 새로운 교류를 맺는 신녀성들이 부럽고 샘도 났었어요.
돌아와보니 지금 다시 여행을 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근데 이제 여행갈만한 돈은 없네요 ㅠㅠ 재취업해야죠..ㅠㅠ
여행기간: 6월 9일-7월 7일(한국도착 7월 8일)
항공기: 에어차이나
경로: 인천-북경(2시간, 경유 7시간)-독일 프랑크푸르트/독일 프랑크푸르트-북경(경유3시간)-인천
프랑크푸르트-뒤셀도르프-프랑크푸르트(파리가는 유로라인타려고 갔습니다)-파리-부다페스트(transavia 저가항공이용)-빈-프라하-베를린-프랑크푸르트(도시이동은 flixbus(최근에 마인페룬버스와 합병됐어요) 와 트란자비아 항공을 이용해서 도시이동비용은 되게 적게 들었습니다!)
대략의 비용: 항공권 70만 5백원 포함 400여 만원..(사실 400만원이 좀 더 넘는것 같습니다.ㅠㅠ)
숙소: 에어비앤비, 한인민박, 유스호스텔, 호텔 싱글룸 등등 이용
- 사진은 역순으로 가볼게영 !
(순서와 상관없이).파리에서 부다페스트로 넘어갈때 탄 transavia 항공. 이 얘긴 나중에 다시 할테지만 .. 이 항공 승무원들이 전부 다 남자였고 되게 잘생겼었어요.
구명조끼 빨대 부는것도 박력있게 팍팍! 그런데 좋은건 이것뿐이었어요.. 새벽 6시 30분 비행이었는데 9시 다돼서 출발하더라고요. 8시가 넘을때까지 거기있는 고객들 아무도 뭐라고 안하고.. 저만 동양인이었거든요. 그리고 아마 제일 영어를 못했을거에요. 근데 아무래도 이해가 안돼서 도대체 몇시에 오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거냐고 했더니 계속 10분만, 10분만 이러더라고요. 새벽비행기 타느라고 잠을 못자서 너무 피곤한 상태였는데... 국가와 도시를 몇번 이동하면서 이런 지연사태를 몇번 겪었지만 아무도 항의하지 않더라고요. 신기했어요. 프라하에서 베를린 넘어갈때 버스가 2시간 정도 늦었는데 그때 만난 백패커커플이 생각나네요. 그건 아래에 가서 다시 적어볼게요. 기체는 우리나라 진에어보다 더 작아보였고..부다페스트 넘어가는 손님도 별로없었어요. 편하게 2시간 쿨쿨 자며 왔습니다.
비행기가 울란바토르 쪽을 지나고 있네요. 곧 북경에 도착한다는게 너무 좋아서 찍어봤어요. 에어차이나 악명에 비해 비행기나 기내서비스도 나쁘지 않았어요. 에어차이나 올때갈때 한번도 지연되지 않았습니다. 북경 경유시간이 좀 길다는거 빼면 되게 싸고 괜찮았던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여행중에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가족들을 닥달해서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갈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달라고 사정사정했었어요. 근데 제가 예약대행한 항공사는 바꿀수 없다그러고... 바꿔도 수십만원을 더 내라그러고.. 사실 에어차이나 한국지사도 전화안받고 너무 답답했거든요. 근데 빈에서 프라하 넘어가던중에 에어차이나에서 전화가 왔어요. 제가 7월 9일 오후 1시 비행기였고 그 다음날 북경에서 한국 넘어가는 비행기를 타야했는데 북경발 비행기가 메르스때문에 취소됐다고 나보고 어떻게 할거냐고 그러더라고요. 처음엔 보이스피싱인줄 알고 몇번 의심하다가 맞는것 같아서 이때다하고 7월 7일 비행기로 예약했어요. 전화건 상담원이 "원래 돈받고 해주는건데 그냥해준다"고 얼마나 생색내던지.. 메르스때문에 비행기 취소된건 사과한마디 안하고 말이에요..
비행기가 인천도착하자마자 저 lte표시가 너무 반가웠어요. ㅠㅠ
이건 프랑크푸르트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식사.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맞은펀이 카이져스트라세였고 저는 바로 그 옆 블록 문체니 스트라세에 있는 한인민박에 묵었어요. 그 동네는 이상하게 이민자들 식당이 많더라고요. 외국인들도 되게 많았고,, 한국식당도 몰려있었고요. 숙소 바로 앞에 김밥천국같은데가 있어서 갔더니 카스를 팔더라고요. 카스랑 돌솥비빔밥이랑 군만두랑 먹었는데 너무 더워서 다 남기고 저는 더위만 먹었어요. 제가 프랑크푸르트에 있었을때 40도까지 올랐거든요. 밤엔 36도였고요. 이렇게 더운데 숙소엔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하나없고 진짜 환장하는줄 알았어요. 유일하게 에어컨나오는 스타벅스로 갔는데 그 스타벅스에는 전부 한국인ㅎㅎ..올 6월에 유럽지역에 이상기후가 있었다네요. 그들이 왜 에어컨을 안트는지 궁금...그래서 뢰머광장이나 유로은행? 같은데 가긴했는데 진짜 쓰러질거같아서 그근처 맥주집에서 맥주만 마셨어요.
이제부턴 베를린이에요~ 베를린에서 유학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과 룸쉐어를 해서 하루 15유로에 6밤이나 머물렀어요. 큰 침대에서 처음본 여학생 2명과 함께자는 묘한 경험도 했네요. ㅎㅎ 집 바로 옆에 작은 카페가 있어서 아침마다 2.2유로짜리 프라피를 먹고 하루를 시작했어요. 간판에 프라페라고 써있어서 프라페달라고 했는데 점원이 프라피라고 해야 알아듣는다고 하더라고요. 맛은 서울우유 커피맛.
베를린은 가게 특색이 잘 드러나는 로컬카페가 많고 스타벅스같은 체인은 알랙산더플라츠 같은 시내로 나가야 보이더라고요. 그런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동네도 조용하고 깨끗하고.. 상대적으로 거지도 없었고요. 광장에는 비둘기랑 참새가 너무많아서 스트레스 받았네요.
이요리는 커리부어스트라는건데 소시지에 커리를 부어주더라고요. 맥주는 베를리너필스너. 베를린에서는 이 베를리너필스너하고 벡스만 마시고 다녔어요. 쏘세지가 너무 짜서 좀 힘들었네요.
오전에 집에서 씻고 동네카페에가서 프라피한잔 마시고 이런저런 생각, 일정정리 같은거 하고 있으면 벌써 점심시간이에요. 그러면 2블럭 정도 걸어가서 마루비라는 작은 일본식당이 나오는데 여기서 매일 맥주랑 사진에 해물라맨, 불고기덮밥, 교자 먹었어요. 아 생각해보니까 매일 점심엔 아사히를 마셨네요. ㅎㅎ 평화로운 느낌.
항상걸어다니던 거리.. 이길을 걸어서 길을 건너면 마루비로~
트램 정류장
베를린 숙소 창문으로 보이는 나무.
프라하에서 베를린으로 넘어가던 날의 하늘
베를린 도착하고 다음날이 아마 미국에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난날이었을거에요. 동네 산책하는데 저런 무지개깃발을 걸어놓은집이 보이더라고요.
알랙산더플라츠 캘빈클라인 광고.. 이곳에서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아시죠? 베를린장벽
베를리너필스너하고 벡스만 먹었단거 취소하고 사이공맥주 아사히맥주 추가요 ㅠㅠ 동네돌아다니다가 보인 베트남음식점.. 넓은 식당 혼자 차지하고 있는게 미안해서 땅콩카레하고 닭튀김을 시켰는데 저 닭튀김이 아주 요물이에요. 저거 한접시에 사이공 2병비우고 또 한접시 시켜서 사이공 또 2병 비웠어요. 커리는 그 특유의 향신료때문에 도저히 못먹겠더라고요. ㅠㅠ 닭튀김만 시킬걸 ㅠㅠ
5유로짜리 시민수영장.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저와 일행들은 수영을 못해서 2미터짜리 풀에 들어가놓고도 난간만 붙잡고 있었는데 그동네 꼬맹이들은 어찌나 수영을 잘하던지.. 우리 곁으로 왔다갔다하던 흑인아이에게 수영좀 알려달라고 무섭다고 난리법석을 부렸더니 "저누나 뭐야.."이런 느낌으로 우리를 벗어났어요...저 선글라스는 베를린 플리마켓에서 10유로 주고 산건데 요즘도 자주 쓰고다녀요.
도넛피치. 복숭아가 좀 납작해요. 달콤하고 맛있었어요.:)
베를린은 이쯤하고 프라하로 가볼까요?
프라하는 도착하자마자 너무 우울해진 도시였어요. 내가 왜 여행을 왔나.. 후회가 너무 많이 든 곳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사실 에어비앤비 숙소를 츄이네서 3박, 토마스네서 2박을 하기로 했는데 2박을 바로 취소하고 베를린으로 건너가버렸어요. 그래서 베를린이 6박이나 됐죠 ㅠ 토마스에게 너무 미안할따름..ㅠㅠ
외로움을 달래려 한식을먹었는데 아무래도 그 외로움이 극복되지 않더라고요. 지하철역까지 갈기운도 없어서 겁도없이 택시를 잡았어요. 4000코루나를 인출했는데 어차피 이틀 일정을 취소했으니 돈아까운줄 몰랐죠. 제가 가야할 숙소주소를 알려주고 택시에 탔는데 택시드라이버가 "여기 좀 멀어요. 돈 많이나와요"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귀찮아서 그냥 녜녜~ 했죠.
택시가 참 오래가더라고요. 뺑뺑이 돌며 사기친건 아니고 음.. 제 경험을 빗대보자면 광명시 철산동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태릉까지 가는 거리? 택시비도 1000코루나, 약 4만원정도를 지불했어요.
어쩐지 에어비앤비 숙소가 싸더라니... 우리나라로 치면 뭐 파주나 일산즈음에 있는 숙소라서 멀었던거에요. 밤 10시에 집에 가는 버스기다리는데 진짜 무섭고 무섭고... 집이 예쁘고 편안하고 깨끗했으니 망정이지 .. 진짜 지금생각하면 무슨 정신으로 3만원짜리 숙소를 예약했는지 모르겠어요. 츄이네 집은 은 뭐랄까 청평쪽에 있는 팬션처럼 깨끗하고 예뻤어요. 츄이네집은 츄이네 아버지가 운영하는 슈퍼하고 붙어있고요. 그 넓은 동네에 슈퍼는 츄이네집 딱 하나였어요. 버스정류장도 츄이네 집 바로 앞에 있고요... 집이 너무 커서 미로같았어요. 부엌에 넋놓고 앉아있는데 갑자기 여기저기서 서양남자들이 막 튀어나오더라고요...
프라하 구시가지에서 본 장인들. 진짜 신기했어요.
구시가지쪽 레스토랑에서 식사. 먹지도 않은 소금, 후추, 버터, 빵값까지 계산서에 올려서 진짜 빡쳤음.
프라하대성당
꾸역꾸역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참 예뻤던 골목
꼴레뇨와 목살스테이크
코젤맥주. 이날 먹은 맥주가 너무맛있어서 못잊겠더라고요. 한국에 와서 한참 찾아마셨는데 그때 그맛이 안나네요
천문시계. 정각마다 인형극을 하는데 인형극보다 시시해하는 사람들 한탄이 더 재미나더라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