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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drama_14006
    작성자 : 말캉
    추천 : 11
    조회수 : 1633
    IP : 211.187.***.162
    댓글 : 20개
    등록시간 : 2014/08/17 20:02:42
    http://todayhumor.com/?drama_14006 모바일
    혹시 임꺽정이란 드라마 기억하시는 분?
    200904272225210.gif

    1996년~1997년에 방송됐던 임꺽정


    태어나서 드라마보면서 처음으로 울었던게 임꺽정 마지막회였는데 ㅋ

    참모였던 서림의 배신으로 
    청석골 멤버들이 하나둘씩 죽어가고 
    마지막에 임꺽정이 눈밭에서 화살 세례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티다가 결국 죽을 때
    엄청 울었음-_-;

    PD들이 뽑은 최고의 사극에서 용의 눈물이랑 허준 제치고 1위도 했고
    최우수 작품상으로 상도 받고 ㅋ

    특히나
    정흥채씨가 임꺽정 역할을 진짜 너무; 메소드 연기를 해서 그런가
    이후로 어떤 작품에서 보더라도 그냥 임꺽정같음;

    kp1_080128004200.jpg

    요건 이두호 화백 만화속의 임꺽정



    9024362d65d9226765efa6b787861516.gif
    commcplerighteous-15-3-s-307x512.jpg

    요건 배우 정흥채가 연기했던 임꺽정
    부리부리한 눈매와 다부친 체격에 우렁찬 목소리
    그냥 딱 봐도 임꺽정임
    이야기로 들었던 임꺽정에 대한 이미지에 정말 딱 맞아 떨어짐




    시청률도 상당했었죠

    dd.png
    그러고보니 진짜 어마어마한 베스트10이네요 ㅋㅋㅋ
    첫사랑에다가 별은 내가슴에, 꿈의 궁전에 심지어 양들의 침묵까지; 
    세상에나 ㅋ





    OST도 사극 사상 최초로 여러 보컬 트랙을 사용했는데
    명창 장사익 선생님께서 직접 부르셨음

    124387_1_b.jpg



    여튼 십수년이 지났는데도
    심지어 그때는 되게 어렸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쇠도리깨니 돌팔매니 서림이니 하는 캐릭터들이 다 기억나고 대사도 드문드문 기억나는거 보면
    진짜 재밌게 봤었나봄ㅋㅋㅋㅋ
    말캉의 꼬릿말입니다
    내 남편이 될 사람은

    월급은 많지 않아도 너무 늦지않게 퇴근할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에 동네 슈퍼 야채 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 하고 웃으며
    저녁거리를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 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날 있었던
    열받는 사건이나 신나는 일들부터 오늘 저녁엔 뭘 해먹을지
    시시콜콜한것까지 다 말하고 들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 갈아 입고 손만 씻고
    "아 배고파~" 해가며 한사람은 아침에 먹고 난 설거지를 덜그럭덜그럭 하고 
    또 한사람은 쌀을 씻고 양파를 까고 찌개 간도 봐주면서 
    내가 해준밥이 최고로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주며 싱긋 웃어주는
    그런 싱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 먹고나선 둘 다 퍼져서 서로 설거지를 미루며
    왜 내가 오늘 설거지를 해야 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 나면 가위바위보로
    가끔은 일부러 내가 모르게 져주는 너그러운 남자였으면 좋겠다

    주말 저녁이면 늦게까지 TV 채널 싸움을 하다가
    오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은 서늘한 밤 바람을 맞으며 같이 DVD 빌리러 가다가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가
    오뎅국물에 소주 한잔하고
    DVD 빌리러 나온 것도 잊어버린채 도로 집으로 들어가는
    가끔은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떨 땐 귀찮게 부지런하기도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일요일 아침 아침잠에 쥐약인 나를 깨워 옷입혀서
    눈도 안 떠지는 날 끌고 공원으로 조깅하러 가는
    자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오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두개 사들고 
    "두 개 중에 너 뭐 먹을래?" 묻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구식이거나 보수적이여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부모님의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친부모한테 하듯 농담도 하고 장난쳐도 버릇없다 안하시고 
    당신 아들때문에 속상해하며 흉을 봐도 맞장구치며 들어주는 그런 시원시원한 부모님을 가진 사람
    피붙이 같이 느껴져 내가 살갑게 정 붙일 수 있는
    그런 부모님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를 닮은 듯 나를 닮고 날 닮은 듯 그를 닮은 아이를
    같이 기다리고픈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의견을 끝까지 참고 들어주는
    인내심 많은 아빠가 될 수 있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어른이 보기엔 분명 잘못된 선택이어도 미리 단정지어 말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

    가끔씩 약해지기도 하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아이들이 잠든 새벽 아내와 둘이 동네 포장마차에서 
    꼼장어에 소주 한잔 채워놓고 앉아
    아직껏 품고있는 자기의 꿈 얘기라든지
    그리움 담긴 어릴적 이야기라든지
    몇년을 같이 살면서도 몰랐던 저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눈가에 주름잡힌 아내와 두런두런 나누는
    그런 소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던져버리지 않는 
    고지식한 사람이었음 좋겠다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가는 사람
    술 자리가 길어지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할 줄 아는 사람

    내가 그의 아내임을 의식하며 살 듯
    그도 나의 남편임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사는 사람
    내가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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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4/08/17 21:03:16  121.140.***.25  이광수  125052
    [4] 2014/08/17 21:12:55  27.117.***.181  식신백곰  127663
    [5] 2014/08/18 09:39:32  182.216.***.19  vivalavida  26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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