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학교 전부 통틀어서 교사들이 겪는 문제들...
바로 진상부모님들ㅠㅠ
베오베 보고 저도 생각나는 썰 몇개들 풀어요ㅋㅋ
집 근처 어학원에서 있었던 썰 몇개..
반말 주의
1.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랑 물건 같이 쓰는거 굉장히 싫어해요"
진도가 나감에 따라 교재를 새로 구입해서 수업시간에 갖고와야하는데 아이가 초1이였음. 당연히 부모님께서 교재 구입하셔서 직접 챙겨주셔야 하는데 (학원에 부탁하시면 수업 전에 따로 아이에게 챙겨주기도 함) 학기 첫날에 교재를 안가지고옴.
행정부에 여쭤보니 어머님께서 별 말 없으셨고 새학기 원비와 교재비를 내지 않았고 워낙 학기 초반 몇주만 아이 보내다가 말도없이 끊는 경우가 몇번 있어서 일단 하루만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끝나고 어머님과 상담하기로 함.
아이는 옆자리 친구랑 교재 같이 보게함. 아이는 그닥 불쾌해하지않고 즐겁게 수업하고 하교함. 학원 시간표 상 수업끝나자마자 상담할 시간이 안나서 3시간 정도 뒤에 상담전화 드림.
어머니 전화 받으시자마자 노발대발... "우리 아이는 누구랑 책이나 학용품 같이쓰는거 안좋아해요".... 준비물인 색연필도 항상 안갖고와서 옆친구꺼 맨날 빌려쓰는데 색연필은 학용품이 아닌가봄.
그렇게 잘 아시면 미리 챙겨주시던가.. 라고 하고싶었지만 죄송하다고 다음부턴 잘 챙겨주겠다고 말씀드림.
다음 시간에 아이에게 교재 챙겨주며 어머님께 교재 오늘 받았다고 말씀드리라고함.
결국 그 친구는 이틀 더 다니고 교재비+원비 안내고 그만둠..........통수...... 이건 내 잘못인가 한참 고민도 했음 ㅠㅠ 내 책 복사해주거나 했음 됐을것 같은데 왠지 해줬어도 끊었을거 같아서 잊고있다 급 생각나서 적어봄
2. "우리 아이 담임은 왜 상담전화를 한번도 안해요!?"
다른 학원은 모르겠지만 우리학원은 한달에 최소한 두번, 월초월말 꼭 전화하게끔 되어있음. 새학기라던가 신규 학생이 들어오면 더욱 더 자주 전화함. 학기 시작 전 아이성향이라던가 학부모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무조건 해야함. 정해진건 아닌데 하면 내가 더 편함.
우리반에 새로운 학생이 들어오게 됨. A라고 한다면 A는 꽤 오래 우리학원을 다녔고 쭉 다른선생님 반이다가 레벨업 동시에 담임이 나로 바뀜. 전 담임선생님한테 물어보는것도 물어보는거지만 직접 상대해야하는 아이+학부모이기에 학기전부터 주구장창 전화하는데 절대안받으심..ㅋ 심지어 학기 시작하고도 한달반이나 지났는데 통화한번 못함....
수업시간 끝나고 A에게 오늘 꼭 집에가서 어머니께 선생님이 오늘저녁에 전화 드릴거니까 꼭 좀 전해달라고 부탁함.
그러고 다른 수업하고있는데 원내 메신저로 메시지옴. A어머니께서 방금 학원으로 전화가 왔는데 선생님이 전화를 한번도 안해놓고 본인보고 전화 안받는다고 한다고, 어이없다고. ㅋㅋㅋㅋㅋㅋㅋ어이는 내가 더.....
근데 웃긴건 우리학원은 학생기록부에 상담전화 드린 날짜, 시간, 간략한 내용을 메모하게끔 되어있음. 당연히 전화안받으셨던 날짜들이 시스템 상 주르륵 나오고... 분명 전화 했을때마다 안받아서 문자도 남겼었음. A담임 인데 통화가 안되서 혹시 편한 시간 알려주시면 그때 다시 연락 드리겠다고. 물론 씹힘ㅋ
상담실에선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지만 다짜고짜 그 분께 댁이 여태 안/못받았다곤 할 수 없으니 나에게 다시 전화를 하라고함.
결과는? 그날 다시 전화드렸는데 또 안받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똥임ㅋㅋㅋㅋㅋㅋㅋ찾으면 없엌ㅋㅋㅋㅋㅋㅋ그 아이는 한 학기만 하고 다른반으로 가게 됐는데 한 학기동안 통화한번 못함...........
A맡았던 전 선생님, 나 다음선생님, A의 형 담임선생님도 다 겪고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도 이해할 수 없음...........
재밌는건 수업끝나고 A가 전화하면 바로 받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학원번호만 피하는거같은데 또 안하면 난리니 하긴하는데 나중엔 포기함.
지금도 그 아인 학원 잘 다니고있다고 함.
3. "우리 아이가 있기엔 레벨이 너무 낮네요"
새로운 6학년 학생이 들어옴. 아이가 B라고 하면 B친구들이 우루루 같은 학원에 다녀서 B도 같이 다니고 싶어서 등록하게 됨.
본인 실력에 맞는 반에 들어가야 하니 당연히 반배정 테스트를 봤는데 테스트 결과가.... 처참함.
예를들어 친구들이 중2 과정 레벨에 있다고 하면 이 친구는 초3 과정..? 스피킹/리스닝은 영어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환경에선 어쩔수 없다 쳐도 학교에서 배우는 6학년 과정 영단어조차 제대로 모르는 상태.
학원측에선 당황.
친구들 소개로 왔으니 같은 반으로 보내기엔 당연히 뒤쳐질것같고 그렇다고 초3과정으로 보내자니 아이 자존심도 있고 반도 애매하고. (3학년 반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는 6학년 학생을 상상하면...)
그래서 결국 5학년 과정 끝무렵으로 들어가게 되고 반을 내가 맡게됨.
B와 첫수업 며칠전부터 학원에서 주의줌. 어머님이 자존심이 굉장히 세신것 같고 반배정을 탐탁치 않게 여기신다고. 상담전화 할때 주의하라고.
다행히 상담전화도 문제없었고 아이도 열심히 뒤쳐지지 않고 잘 따라와주고 레벨업 시험도 잘 봐서 6학년 레벨로 올라가게 됨.
문제는 거기서 시작.
레벨업 하면서 다른선생님이 맡게되었는데 쉬는시간마다 그 선생님이 나에게 달려와 하소연 하기 시작함. B도 말썽이고 B엄마때문에 죽겠다고.
알고보니 가뜩이나 5,6학년 과정 배우는게 속상한데 친구들은 벌써 중3과정이고 B만 제자리걸음 하는것같다고.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컴플레인 건다고 함.
당연히 학원측에선 심각히게 받아지고 B담임 선생님은 막중한 임무를 맡게됨.
내가 가르쳐 봐서 알지만 정말 6학년 과정이 딱! 맞는 상태였음. 6학년도 아님 5학년 몇개월 더 했으면 싶었음.
예를 들면, 중3과정 친구들은 진도가 그 당시 had p.p에 기본에세이 (intro, 3 body paragraphs, conclusion) 막 배워가는 진도였고 B는 "나는 아이유를 좋아합니다"도 "I'm liking IU"이라고 쓰는, 현재진행형 배웠다고 엉뚱하게 써먹는 아이였음..
아예 이해 안가는 내용보다 지금 부족한 부분을 탄탄하게 만들면 아이에게 더 좋을거라는 내 의견을 냄. 하지만 이젠 내가 담임이 아니기에 학원측에선 참고만 하게 되고 학원,담임vs학부모 싸움이 시작됨.
선택권을 몇가지 말씀드림. 정말 학원측에선 많이 배려함. 원래라면 6개월 과정을 B만 따로 보충을 해서 3개월 안에 끝내겠다던가, 6학년이니까 좀 있으면 중등부로 올라가게 되니 조금만 기다리던가, 등등..
하지만 철벽방어 어머님께서 다 거절하심. 슬슬 어머님도 초조해지셨는지 우릴 떠봄. 우리 아이가 학원을 요새 재미없어하네요. 친구가 없어서 가기싫다고 하네요. 학원가기 전날만 되면 밤에 기운이 없네요. 뭐 어쩌자는건지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입장에선 끊게 되면 길게봐서 정신건강에 더 이로울 것 같지만 학원측에선 한명이라도 유지해야하니 대립이 생기고....
결국 내린 결단은 처음에 보는 반배정 테스트를 다시보라고 함. 하지만 그 테스트 난이도는 중3으로.(그 분이 원하는대로)
대신 이번테스트에서 기대점수보다 낮으면 그땐 군말없이 원래반에 남기로. 어머님 자신있게 흔쾌히 받아들이심.
결과는? 안봐도 뻔함.
테스트 후 별 컴플레인 없이 아주 조용히 6학년 과정 끝까지 6개월 꽉꽉 채우고 중등부 올라가심.
그 외 정말 아이를 케어안하셔서 어떻게 다니는지, 학원에서 뭘 배우고 있는지 관심도 없는 부모님들도 계시고..ㅠㅠ
아이가 1학년 2학년이 되가며 무럭무럭 자라는데 점점 아이에 비해 옷이 작아지는 기적을 만들어내시는 분들..
무조건 우리아이는 잘하는데 선생님 잘못만난거라고 남탓하다 결국 다른 학원에서도 포기하고 다시 돌아오는 아이들..
학원 앞 카페에서 다같이 모여서 선생님들, 학원 흉보다가 뒷자리에서 선생님 발견하고 민망해하시던 어머님들.. (뭐 이건 이해합니다)
아이 성적과 수업태도, 숙제 안해오는것들 등등 말씀드리면 우리아인 원래 그런다며 냅두라는 분들..
수두룩합니다
뭐, 따지고보면 선생님으로서 책임감이 따르는 막중한 일이지만...
일하다 때려치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였어요
아이들도 아이들마다 성향이 다르지만 어찌된게 주의해야 할 어머님들은 다들 그렇게 같으심.
일반화는 아니지만, 제 경우는 5명 중 한명 정도는 꼭 학부모님들이 유별나시더라구요
그만 둔 지금도 그런 분들 가끔 생각나면 오잉? 하지만 또 아이들 생각하면 흐뭇해지고 보고싶어서 그립기도 해요ㅋㅋㅋㅋ
생각보다 자세히 써서 아는사람이 보면 알아볼 것 같아서 불안불안 ㅠㅠ
전국의 모든 선생님 여러분들
힘내세요!!!!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