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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139199
    작성자 : 이건뭐
    추천 : 4/4
    조회수 : 198
    IP : 210.113.***.147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07/07/14 01:11:36
    http://todayhumor.com/?humorstory_139199 모바일
    개념글 펌]이안관련
    인터넷이 뜨겁다. 어제의 EBS에서 했던 [토론카페]가 논란이 됐다. 솔직히 말해, 나는 그것을 보지 못했지만 이 뜨거운 반응은 사실 좀 놀랍다. 실시간으로 동영상이 떠오르더니, 급기야 검색어 1위에 '이안'이 올랐다. 모 사이트에서는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해서인지, 실시간 검색어에서 그녀의 이름을 내리기 바빴고 아마 밤새 인터넷을 하는 네티즌이라면 지난 밤 얼마나 이 문제로 끓어 올랐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가타부타 할 것 없이, 결론부터 말하자. 그래 가수 '이안'이 좀 심했다. 머릿 속으로만 해야 할 생각을 공적인 토론 자리에서 입밖에 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처럼 그녀가 일방적으로 '마녀사냥'을 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들을 수 없는 욕설을 한 것도 아니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니다. 실수라면 실수이겠지만, 그렇다고 이전의 수 없이 봐 왔던 '마녀사냥'의 타켓이 되어야 할 이유까지는 없어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이 것을 다루는 네티즌과 언론들의 태도다.

     

     전원책 변호사를 처음 봤던건 지난 '심야 토론' 때의 '군 가산점 문제' 때 였다. 군 가산점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나와 거침없이, 다소 심하다 싶게 말을 내뱉던 패널이었다. 공부중이었음에도, 집중하기 어려우리만치 과격하게 말들을 내뱉었다. 나는, 군 가산점 제도에 딱히 찬성하지도 그렇다고 반대하지도 않는 입장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군대에서 보낸 시간을 사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보상을 해 주어야한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사람이다. 죄라면, 징병제를 실시하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죄일진대 보상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초점은 보상을 하자, 혹은 하지 말자 의 그런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다. 군 가산점 폐지를 논하는 측도, 분명히 보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다만 그 보상의 방법이 군 가산점이 아닌 다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대안을 내 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원책 변호사는, 거의 '다 시끄럽다. 군대 가봤냐'라는 식의 이야기만 반복할 뿐이었고, 심지어 성 차별적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오히려 군 가산점 폐지를 논하는 측은 이를 남녀 문제로 끌고 가지 않았음에도, 그는 '고대부터 여자들은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식의 마초적인 발언까지도 거침없이 던졌다. (간혹 '마초'라는 단어가 칭찬인 줄 아는 남성들이 있는데, 칭찬 아니다.)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고대부터 그렇게 해 왔다. 하지만 그게 현대에서도 맞는 방식의 사회 구조인가는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중세의 논리를 대입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자는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뭐 밖에서 일하겠다고 난리이며, 남자들이 2년 군대가서 '고생'하고 오는데 그깟 점수 몇점 가지고 쪼잔하게 자꾸 그럴꺼냐는 식의 도발적 발언을 계속했다. 심지어 그런 감정적인 발언은 자제해 달라는, 진정하는 것이 토론에 도움이 된다는 진행자의 중재에도 "지금 진정하게 됐냐!"며 되려 큰소리를 쳤다. 소위 좀 배웠다는 사람으로, 마치 시장통의 상인들과 같은 수준의 발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대를 '도발'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 만큼 배우고 그 안에서 사회생활을 한 사람이, 설마 배우지 못했기에 그런말을 하는 것은 아닐테고, 상대를 도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는 설명하기 어려워 보였다. 엄연히 말해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야 할 말을 내뱉는건 오히려 전원책 변호사 측의 특징이다. 솔직히 '토론'의 기본이 되어있는 사람인가 하는 소양에 의심이 들 정도였다. 더 솔직히 말해서 군 가산점 줘야 한다고 생각하다가도, 그 사람의 말에 반대로 생각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다음날, 아마 화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시끄럽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기사는 그에게 호의적이었다. 오히려 '거성'이라는 애칭까지 달아주었다. 맙소사.

     

     오늘의 반응은 어떠한가. 수 많은 발언들에도 '거성'이란 애칭(?)을 얻었던 전원책 변호사는 보호받고 있으며, 이안은 단 한마디의 말 때문에 밖으로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안이 결코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당시 토론의 상황도 보지 않은 채 마녀사냥에 임하는 언론과 네티즌들의 태도를 봤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비약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것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만약 어제 [토론 카페]에서 임한 전원책 변호사의 태도가 [심야토론]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면, 이안만 가지고 뭐라고 할 일도 아니라는 점이다.

     

     어제의 토론으로 또 하나의 희생자가 나와버렸다. 생각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로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것이 방송 부적합 언어나 행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사냥당하고 있다. 이안이 앞으로 겪어야 할 수모가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아이가 없기 때문에 젊은 이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 정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제발, 섣부르게 마녀사냥은 말자. 아니, 마녀로 만들지 말자.

     

    +덧붙이기

    이견이 있다는 것은, 사회가 잘 돌아간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가끔 언론과 네티즌들은 '의견 일치'만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하고, 만약 거기에서 어긋나는 점이 있다면 가차없이 마녀사냥을 시작한다. 그리고 상대를 이길수만 있다면 온갖 수단을 마다치 않는다. 우리나라 토론 문화가 '저질'이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어쩌면 그에 기인하는지도 모른다. 상대의 의견도, 합리적이라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질 못하다. 현재의 상황도 그렇다. 네티즌들은 거의 일방적으로 이안을 질타한다. 도대체 ebs에서 했던, 유명치도 않은 토론프로그램을 제대로 본 이는 몇이나 될 것인가. 이안 측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조건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이 언론과 네티즌의 태도가 분명히 어디가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는 느낌이 든다.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21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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