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창 미대입시 겨울특강 중인 수많은 입시생분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앞으로 한달이 1년같은 지옥의 겨울특강기간을 보내시게 될텐데
부족하지만 제가 아는 입시 팁을 좀 드리겠습니다
(저는 입시는 재수까지 하고 입시강사를 몇년했어요 현재는 작가입니다.회화도 가르치고 입시가 바뀌면서 디자인반 전임도 3년정도 했습니다)
1. 미대입시는 마이너스 채점이라는걸 알아야 합니다
저도 입시를 할 때는 제 그림에 빠져서 지냈습니다
그 안에 재미를 찾아내고 예술성을 꿈꾸며 그렸죠
하지만 입시미술이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채점의 미술이기 때문입니다
입시생들은 채점교수님들이 자신의 장점을 봐주길 바랍니다
심지어 '여긴 좀 부족하지만 이런 장점을 봐주실거야'
라는 꿈을 꾸기도 하죠
하지만 지나보면 알겠지만
국내 미술계의 정점에 서있는 교수님들 수준에서
학생 작품을 보면서 장점이 보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좀 소규모로 조언을 줄 때는 찾아낼 수도 있죠
하지만 그마저도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일 가능성이 높고
개인 작업이면 그럴 수 있겠으나 입시미술 안에서 미대교수가 입시생의 장점을 찾아낸다는 것은 사실 기적에 가깝습니다
(사실 개성을 찾아내고자 변화하는 입시제도인데도 참 아이러니하죠)
게다가 입시 미술 채점은
허망할 정도로 빠른 시간에 이루어집니다
교수들이 막대기로 빼라고 하면 도우미들이 그림을 빼는데,
이에 걸리는 시간은 1초도 안걸립니다
그림이 엄청나게 많기도 해서 이렇게해도 체점이 끝나는데는 하루종일 걸립니다
내가 몇년간 땀흘리며 많게는 몇천만원씩 투자한 한장의 그림을
채점자는 무심할정도로 빠른 속도로 보는 것입니다
그럼 합격 그림은 어떤 그림일까요
가끔 합격자 그림을 보면 '그냥 그런데...' 그런 그림이 많습니다
왜일까요?
정답은
'단점이 없는 그림'이 입시에서는 제일 좋은 그림입니다
채점장에서 마지막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는
'어느 그림이 더 좋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단점이 보이느냐'입니다
'미술을 그런식으로 채점해도 되는거냐?'
라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객관적인 평가를 하다보니 그렇습니다
뭐 관련 얘기는 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그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합니다
이미 마이너스 채점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입시생분들은
이점 꼭 숙지하시고 그림에 임하셨으면 합니다
2. 형태는 성실성이다
특히 요즘은 회화과 입시보다 디자인입시를 하시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디자인과 교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형태 틀리는 겁니다
형태, 시점, 원 못그리는거 굉장히 싫어합니다
회화과면 회화적 표현이라 넘기기라도 하겠지만(하지만 회화과도 틀리면 안돼요. 조소과는 더하죠)
디자인과는 형태하나 나가는 것만으로도 바로 탈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형태력=성실성 입니다
이런 얘기 선생님들이 많이 지적할텐데 교수님들도 실제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학생입장에선 이해가 안될거예요 형태라는건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다른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똑같은 형태를 그리는건 타고난 능력보다는 성격에 달렸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을 보면 그냥 대충 보고 혼자 파악해버리는 사람들이 있죠
국어 지문을 보고 그냥 '아 얘는 이런내용이네' 하고 바로 풀어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둘중에 하나인데요 파악을 완벽하게 너무 빨리 하는 경우와 그냥 자기 맘대로 해석해버리는 사람입니다
후자인 사람들이 형태를 못잡는 사람들인데요
자기가 그린 형태에 대해 의심이 없어요
그냥 그려놓고 대충 맞지 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형태를 틀리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선생님 얘기도 끝까지 듣지 않고 대충 넘어가기 때문에
맨날 지적해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형태 잘 잡는 사람들은 자신의 형태에 끊임없이 의심을 가지고
고쳐나갑니다 그게 익숙해지면 좀 더 빨라질 뿐이죠
때문에 형태력은 바로 성실성과 연결이 됩니다
그림을 오래 그려볼수록 절실하게 알기 때문에 형태를 틀린 학생의 그림은
교수입장에서 '얜 열심히 안하는 애네'라고 받아들이는 겁니다
형태 틀리면 거의 바로 아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자기 그림 형태와 시점 등이 맞는지 끊임없이 의심하세요
마지막으로
입시 때는 딱 한장만 잘 그리시면 됩니다
내가 합격할 대학 입시장에서만 잘 그리면 돼요
다들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