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죽음..

옛 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죽어봐야 저승맛을 안다"라고요..

지금.. 죽음을 생각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뭐.. 별 이야기는 아니고.. 제 이야기를 좀 할까 해요.

12년전이군요..

조그만 수퍼를 하시던 부모님께서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그래서 아버님께서 가외돈이라도 벌어보시려고 소위 "모찌꾸미"라는 출퇴근 승합차 운전을 하셨었죠..

어머님께서는 수퍼 운영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셨고 그 것 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몸이 상당히 안좋으시던 어머님께서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부랴부랴 부산대학교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으셨지만 발병 1주일만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충격으로 아버님께서는 약주 한 잔 하시고 돌아오시던 길에 음주단속에 적발되어

하시던 일도 관두시게 되었구요..

당시 학교에 다니고 있던 저는 이러한 가정상의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

취직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울산 현대자동차 수출선적부에 입사한 뒤,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월당 야근시간 500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잔업을 견디며 돈 버는 재미.. 더 엄밀히 말하자면

집에 보내줘야하는 돈이 만만찮았으므로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었었죠..

그러다..

7년동안 사귀며 정말.. 정말 사랑했던 여인과 헤어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그 동안 견뎌왔던 저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게 되어

오늘의 네버군과 같이..(물론 방식은 틀리겠지만)

술에 만취한 상태로 차를 운전하여 중앙선 너머로 핸들을 꺾어버렸죠..

깨어나보니 병원 중환자실이더군요..

의식을 잃은지 3일만이었습니다.

눈을 뜨니 제 아버님께서 절 내려다보고 계시더군요..

제 일생동안 아버님의 그렇게 슬픈 눈은 처음 봤습니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한 마디 뿐이셨습니다.

그 당시 전 아주 위독한 상태였습니다.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아버님의 슬픈 얼굴을 뵌 후로.. 전 죽을 수가 없었죠..

살려고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제 주치의선생님께서도 놀라시더군요.. 회복이 이렇게 빠를 수 있냐며..

하지만..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심각한 휴유장애가 남아.. 지독한 통증때문에 지금도 하루에 4-5번씩 병원에서 진통제를 맞아야만 

견딜 수 있는 그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남들처럼 찡그리거나 슬퍼하거나 불행하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겪었던 일들.. 내가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이 모두 내가 견딜 수 있을만큼만

아플 뿐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구요..

오늘의 일이 단순한 헤프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죽음을 생각하시는 분들..

다시 한 번 생각해 봐 주시길 간곡히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