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고3이고 일단 교회 다니기는 하지만 부모님에 의해 거의 반강제로 다니고있어요. 교회에 가면 뭐 찬양도하고 설교도 하고 그러잖아요?
근데 저는 별로 교회가서 노래부르고 싶지도, 설교 듣고싶지도 않았습니다. 전 일명 모태신앙? 이었다가 도중에 회의를 느끼고 지금은 거의 무신론 수준으로 믿지않고있거든요.
그래서 찬양시간에나 설교시간에도 그냥 멍때리고 앉아있다가 집에가는 일이 매주 반복되었는데
2주전 일요일에 언제나처럼 그렇게 집으로 가려는데 한 목사님이 제 손목을 붙잡으셨습니다. 그 사람은 제가 중학생일때부터 안면이 있던 사이였고, 설교시간에 하나님을 믿지않는 무신론자들을 비웃는 설교를 하거나, 평소에도 유창한 말솜씨로 기독교를 믿지않는 사람들을 그럴듯하게 돌려서 폄하하고 하나님을 믿지않는 자의 사회적 성공은 부질없는 것이라는 둥 설교시간에 망언을 일삼는 사람이였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제가 중학교때부터 알고있던 사이라서 제 장래희망이 그림 쪽 업계종사자 인것도 알고있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손목을 붙잡히고 저는 '뭐지?' 하는 얼굴로 돌아보자 그 사람이 기분나쁘게 웃으면서(약간 상대를 깔보는듯한 표정 있잖습니까)
"너 요새 예배듣는 태도가 왜그러냐? 너 하나님 안믿냐?" 하고 묻더군요 저는 말도 더 섞기 싫어서 "아뇨, 믿는데요" 하고 나가려는데 손목을 꽉 붙잡고는 놓아주지 않더군요 "믿는다는 애가 태도가 그 따위냐?" 하면서 교회 구석에있는 테이블하나와 의자들만 가득한 작은 방으로 끌고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앉히고는 저랑 상담을 하려고들더군요.
"너 하나님이 진심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해?" "예." "믿는다는 애가 예배시간에 그런 태도로 듣냐, 그리고 왜 교회애들이랑 친해지지 않으려는건데?" "사람 사귀고말고의 문제는 제 마음 아닌가요? 전 이쪽 사람들이랑 별로 친해지고 싶진 않은데요." "너 장래희망이 웹툰? 그런 쪽이라며? 만화에서 다른것보다 제일 중요한게 뭔지 아냐? 그림 실력? 스토리? 물론 둘 다 중요하지만 세계관이 제일 중요한거다. 좋은 세계관을 가지려면 사회에서 사람들 사이의 여러 이야기나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도 어울리면서 잘 관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야하는데,
근데 넌 그렇게 사회성이 없어서 어떡하냐?"
속으로 전 '아니...이쪽 사람들과는 상종하기 싫다니깐...학교친구들과만 만나도충분한데..' 이런 생각을 하고있었죠.
근데
"그리고 만일 하나님이 노하셔서 너한테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가지고 니 오른쪽손목 잘려나가면 그땐 어떡할래? 니가 바라던 그림그리는 일은?"
..정말 거짓말 한마디 안보태고 저렇게 말했습니다. 진짜 저말듣고 지금 저게 제정신으로 할 소린가 생각했습니다. 교회 목사가 저런 말을 했다는게 믿기지가 않더군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 이후 질문은 건성건성 대답하고 한귀로 흘리고있는데
"야, 너 지금 내가 뭐라고 하는지 듣고있냐?" 전 그냥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고 "뭐라고 했는데?" 하며 제가 대답을 못하자 "지금 생각같아서는 니태도보면 당장 손봐주고싶은데 참는다... " 라면서 비웃는표정으로 협박하더군요
"오늘은 여기까지만하자? 앞으로 잘해라? 응?" 하면서 역겹게 웃으면서 방을 먼저나가더군요.
전 진짜 이 일로 그나마도 머릿속에 1%는 있던 기독교에 대한 마음은 사라졌고 무신론에 대한 신념은 더욱 확고해졌고 기독교에 관련된 사람들은 그저 한심해보입니다.
그런 쓰레기같은 목사 얼굴은 더 꼴도보기싫구요.
오늘도 어쩔수없이 교회에 갔는데 계단에서 마주쳤습니다. 귀에 이어폰꽂고 음악들으며 가는데 전 그냥 모른척했습니다.
근데 그쪽에서 먼저 "야, ㅇㅇㅇ" 하면서 부르는게 보이더군요 그냥 전 씹고 갔구요.
진심 기분 더러웠구요 이젠 더 꼴도 보기도싫고 대학가면 교회랑은 상종도 안할겁니다. 저도 초등학생때까진 진심으로 믿었지만 점점 교회의 반 강압적인 모습에 지쳤고 저 목사덕에 완벽히 정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