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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거 | Zod조회수4,184 | 2013-03-15 17:25:38 | |
제 목 | [경험담, 약스압] 솔로 캠핑은 이렇게 하는겁니다. | ||
주말에 할것도 없고, 산에 갔습니다. 전부터 비박하려고 벼르고 있었음. 일단 준비물은 아까 썼던글과 똑같은 내용인데.. 걍 한번 더 써봄. 1. USMC ILBE main pack (MarPat) 2. USMC Tarp (MarPat) 3. USMC Bivy cover (Woodland) 4. 우모침낭 (거위털) 5. 수통(1L), 수통컵 6. 국산 반합 7. 스웨덴군 반합 8. US Army Roll mat 9. 버너 (코베아 캠프 5) 10. US Army 3-pole shaft 11. 제주 나대 12. 접이식 톱 13. 3단 야전삽 14. 나이프 (LMF2, Bear Hunter, Mora Companion MG) 15. 라이터, 파이어스틸 16. 고출력 레이저 포인터 (100mW) 17. 손전등, 헤드랜턴 18. 응급약품 19. 슬링샷, 8mm 강구 100여발 20. 소금, 후추, 돼지고기, 참치캔, 김 21. 라면, 부탄가스, 메칠알콜 한병 22. 식기 23. 보온용 외투 24. 생수 (2L) 20kg정도 되는지라 왠간히 체력 안되면 산에 오르다가 주저 앉는수가 생겨요. 근데 짐을 줄여야 되는데 줄일게 없음.. 아무튼 산 정상에 오른 후, 중간에 등산길 옆으로 쓱 빠져주는 센스.. 등산로에서 야영하는건 여러모로 좋지 아니함..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길바닥에서 자는것도 (뭐 도토리 키재기) 아니고... 등산객 눈에 띄어봐야 뭐 좋을것도 없고, 오지랖 넓으신분 만나면 귀찮아지니 애초에 사람이 없는 곳으로 정합니다. 적절히 사람이 없는곳을 찾은 후, 평평한 곳을 찾아야되는데, 사실 산에는 그런곳이 잘 없어요. 그러니 낙엽을 걷어낸 후, 땅을 까내서 옆에서 봤을때 ㄴ 형이 되도록 삽질을 합니다. 사실 이 삽질이 가장 오래 걸리며, 쉘터(Shelter, 은거지, 잘 곳 이란 뜻)를 구축하기 위해선 늦어도 2시 쯤엔 작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보통 쉘터를 구축하는데 2~4시간정도가 걸리기 때문이죠. 은거지를 이곳으로 정한 이유는, 눈이 전부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이 당시 폭설로 다른곳은 눈이 많이 쌓여있었음) 눈이 전부 녹아있다는 것은, 낮동안 이곳에 계속 햇빛이 비추고 있었다는 뜻. 다시 말하면, 현재 낮이니까, 땅이 얼어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땅파는데 땅이 얼어있으면 그거만큼 골치아픈게 없지요. 이렇게 쉘터를 구축하였습니다. 땅파기 귀찮아서 대충 팠더니 약간 기우뚱하긴 한데, 그래도 자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뿌리를 끊어내거나 가지를 칠때는 제주나대가 무척이나 용이하게 쓰이니 그걸 쓰시면 되며, 나머지는 야삽으로 해결하시고.. 쉘터 구축은 저 사진 찍었을때가 겨울이었으니, 북서풍을 피할 수 있도록 쉘터 입구를 정해야 고생을 덜합니다. 나침반을 이용해도 되고, 시계를 이용해서 방위를 찾아도 되고.. 방법은 자유. 쉘터 고정은 나무 두개 사이에 타프를 펼친 뒤, 파라코드를 이용해서 지붕형태처럼 만들어주었습니다. 저래뵈도 튼튼합니다. 이후 끝부분은 캠핑팩으로 마무리... 캠핑용 미니 빠루를 들고 가서 요긴하게 써먹었습니다. 파라코드로 고정하는게 싫으시면 나무를 나이프로 다듬어서 만들어도 무방합니다. (죽은나무 써도 충분하니 애꿎은 나무 꺾지 맙시다.) 쉘터 내부 모습.. 의외로 아늑합니다. 하계에도 그렇겠지만, 특히 동계에는 바닥의 냉기가 장난이 아니기때문에 냉기를 꼭 차단해주어야 합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흔히 불침대, 롤매트 이용, 자충매트 이용방법이 있습니다. 불침대는 모닥불을 피우고 돌을 달군 후, 자기 직전에 바닥에 달군 돌을 깔아두고, 흙으로 덮은 후 그 위에서 자는 방법이고.. 롤매트는, 흔히 군대에서 쓰는 야전깔개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자충매트는 스스로 공기를 빨아들여 부풀어 오르는 튜브위에서 잔다고 생각하면 됨. 저의 경우에는, 바닥에 먼저 잔뜩 낙엽을 깐 뒤,, 그 위에 은박 매트를 깔고, 그 위에 롤매트를 깔고, 그 위에 겉옷을 깔고, 그 위에 침낭커버(고어텍스)를 깐 뒤, 침낭을 까는 식으로 하였습니다. 산행용 겉옷이랑 오리털 패딩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산행용 겉옷을 나중에 깔아두었죠. 멀리서 본 모습. 의외로 우리나라 환경에선 스텔스 캠핑이 중요한데, 땅주인이 없는곳은 없고(국가가 땅주인일수도 있으니), 땅주인 허락없이 야영하는건 사실 좀 문제거리가 될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눈에 안띄는것이 중요함. 그리고 괜시리 캠핑을 하는데, 시비거는놈들도 종종 있고 하니 괜히 더러운꼴 보기 싫어 보통 저는 스텔스 캠핑을 선호합니다. 저건 위장을 안해놨으시 스텔스 캠핑은 아니고, 그냥 이런 개념이 있다, 정도만 아시면 될듯. 보통 스텔스 캠핑에는 군용품이 이용되는데, 군용품의 장단점은... 장점 : 튼튼하고, 해당 제조국의 국가가 인정한 제품이다. (신뢰성이 있다.) 단점 : 튼튼한만큼 무겁다. 조난시 발견되기 쉽지 않다, 간첩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간첩으로 오해받기 싫으면 좋든 싫든 신분증을 챙기는건 필수. 어느덧 밤이 되고... 먹을것도 다 먹었고.. 취침에 임합니다. 자기전에 꼭 해야 할일은, 서리맞으면 안되는 물품들은 쉘터로 들여놔야합니다. 이를테면 부츠같은건 서리맞으면 좋지도 않을뿐더러, 새벽에 기온이 내려가면 뻣뻣하게 굳어서 신기가 힘듭니다. 잘때는 미리 핫팩을 준비해가서 3개정도 터트린 뒤, 양옆구리 하나씩, 발바닥쪽에 하나는 필수. 한개만 있어도 되긴 하는데, 꼭 발바닥쪽을 보호해줘야지, 발시려서 잠 못자는 수가 생깁니다. 다음날 아침. 타프 안쪽면에 서리가 잔뜩 껴있네요. 이유는 숨을 존1나게 쉬어서 그런겁니다. 고어텍스 침낭커버다보니 사방으로 습기를 배출(분사)한게 응결되면서 얼어버린 것. 나중에 다시 짐쌀때 서리 털어내느라 애먹음.. 밤에.. 워억! 워억! 하면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던데... 어머나 씨발... 존나 무섭네.. 하고 혼자 LMF2 들고 오들오들.. 나중에 인터넷 찾아보니 고라니 발정난 소리... 아오..ㅋ 두번째로 밤새 골때렸던건, 열두시쯤 갑자기 아랫배가 살살 아픔... 밖에 바람불고 추워서 나가기 싫은데, 결국은 나가서 엉뎅이 까고 영역표시하고 왔네요. 간밤의 처참했던 현장... 바람이 꽤 불어서 타프가 좀 울었네요. 서리가 낀게 보입니다. 잠자리가 편치 않아서인지 뼈마디의 봉산탈춤이~ 삐걱 삐걱 얼쑤~ 간단하게 스트레칭도 좀 해주고, 슬슬 아침먹을준비를.. 마지막으로 온도계를 봤던게 영하 4도였으니까.. 새벽엔 더 내려갔었을겁니다. 반합속의 물이 얼어버렸네요. 어서 아침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어제 미리 파둔 구덩이입니다. 스웨덴 반합이 불을 보호하고 있지만, 혹시나 모를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주위 낙엽을 5m 이상 치워놓은 상태로 구덩이 안에다 스웨덴 반합을 넣고 물을 끓이는중... 괜히 분위기 낸다고 산속에서 모닥불 내고 깝치면, 포항 산불처럼 메가톤급 사고를 칠 수 있으니, 절대하지 말아야합니다. 가스연료나, 알콜연료는 불이 일정하고, 연료 특성상 탁! 하고 터지는게 없어 그래도 상대적으로 안심이지만, 나무로 불을 피우면 불씨가 날아다니고, 완전히 소화시켰다고 생각해도, 불씨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니 절대 산속에선 불을 피우면 안됩니다. 이런데서 먹는 라면은, 개고기랑 영양가가 동급임. 푸라면 블랙.. 다이스키! 순식간에 뤠면을 비어있는 위장 속에 밀어넣습니다. 뤠면을 흡입후 누룽지를 데웁니다. 수통컵은 간단하게 조리할때 좋습니다. 스웨덴 반합셋트에 있는 화덕과 알콜램프를 이용해서 물을 넣고 가열하는중.. 역시 뜨뜻하게 숭늉과 함께 먹으면 배가 뜨뜻해지면서,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 옵니다. 놀았으면, 치워야되고, 파헤쳤으면, 메꿔야되고... 최대한 원상복구를 해서, 누군가 여기 왔다는 것을 모르도록 전장정리를 해줍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침구속으로... 결론 : 이거 뭐.. 나갤이 아니고 캠핑갤같네.. 근데 뭐 나갤은 말만 나갤이지 철물점 갤이니까 뭐. 출처: 나이프 갤러리 [원본보기] 쩔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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