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스쳐지나가는 동생과의 대화와 그간 정황.. 아 그래서 그랬었구나 하는 순간들 애인이 새벽에 술먹고 택시탔다고 걱정된다고 잠도 안자고 전화기 붙들고 있을때 다큰 남자애 뭐가그리 걱정되나 했는데 여자애라서 그랬구나 한창 연애하면서 자기는 혼자살거란 말을 달고 살고 결혼이나 미래 2세등의 얘기에 회의적이던 점 이상하게 남자친구라는 단어는 한번도 쓰지않고 매번 걔가, 얘가 이런 호칭이였던 것도 커플아이템은 늘 모자나 시계처럼 사이즈에 구애받지않는 물건이던것도 선물받아오는게 딱 여자취향 물건들이라 센스가 엄청 좋은 남자구나 바람둥인 아닐까 했던 의문들이 모두 풀리더라구요
저는 예술쪽 종사자라 주변에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도 많고 워낙 자기표현하는 분야라 그 친구들도 다 당당하게 작품활동에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일단저 스스로가 타인의 연애성향에 개의치 않고 존중하는 편이예요 스스로 커밍아웃한 친구들도 종종 있었고 편견없이 받아들이기도 했구요
그간 주변에서 일부지인들이 너는 이성애자고 남자친구도 있는데 진심으로 동성애를 이해할수가 있느냐 타인이라서 가능한일이고 만약 네 가족일이 된다면 다를거다 라고들 했지만 전 항상 만약 내가족이더라도 똑같다. 지지하고 받아들일수 있다 고민할 가치도 없다고 단언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데 저 스스로도 좀 당황할 정도로 진짜 받아들이는데 아무런 문제나 혼란도 없었어요 친구들 커밍아웃때처럼 그랬구나 덤덤하게 이해가 되었고 동생은 여전히 제게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단지 고민이 되는 점은 그간 수없이 무심하게 던진말이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 부모님이 무척 보수적이라 동성애 코드만 나와도 혀를 차시는데 얼마나 슬펐을까 허물없는 사이인 언니한테까지 말하지 못한건 믿음직스럽지 못했던걸까 혼자 끙끙 앓고 있는건 아닐까 뭐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너무 맘이 안좋아요. .ㅠㅜ
먼저 알고있단 사실은 티내지 않는게 좋겠죠? 훗날 부모님들이 이 사실을 알게되거나 하여간 워낙 보수적인 분들이라 큰 위기가 오는날이 있을듯한데.. 저라도 힘이 되주고 싶고 이해해주고 싶은데 먼저 말을 안해주니 뭘 해줄수있는게 없어 답답하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