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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만날 사람도 다 만났고
먹을 음식도 다 먹었다
어제는 동네 소방서에서 복무 중인 친구를 만났다
사실은 그렇게까지 친한 녀석은 아니었는데
꼭 오란다
대신 올 때 아이스크림
잠깐의 안부를 나누었다
음 그렇구만 힘들구만
삐용삐용 출동 명령
포옹 한 번 하고 급하게 헤어졌다
저녁에는 친하게 지내던 대학 동아리 선배를 만났다
고향도 같고 사는 동네까지 같아 친하게 지내던 선배다
개인적으로 너무 고마운 선배 또 미안한 선배
고향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네
그러네요
피자 한 조각 먹으니 입맛이 없다
서울에 있는 동아리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해달라
삶이 힘들어 도망치듯 휴학했지만
내 2년은 그대들이 있었기에 정말 즐거웠다
잘 가
잘 있어요 형
저 멀리 계속 손 흔드는 모습
잘 가라 OO야!
아무 말 없이 손 흔들고 뒤돌아섰다
고향 친구들 중에서는 내가 꼴찌다
대학도 늦었는데 군대도 늦었다
벌써 제대한 녀석도 있고
제대를 앞둔 녀석도 있다
그 녀석들 군대간다고 술 마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마음이 싱숭생숭
지금은 다 군대에 있어 보고가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겠지
나도 이제야 간다
일주일 전 첫사랑에게 연락이 왔다
동아리에서 만난 첫사랑이었는데
짝사랑이었지만 정말 많이 좋아했다
타이밍도 기가 막히지
동아리 친구들과의 마지막 술자리
노량진 뒷골목에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번호를 지웠거든
여보세요
목소리만 듣고 알 수 있었다
여행을 왔는데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나 군대 가
정말?
응 내가 내일 전화할게
옛날에 그렇게나 좋아했고 추억도 많고 고백도 했었는데
여차처자 서툴고 용기도 없어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지
3일 전에 연락했다
나 군대에서 신촌으로 대학 옮길지도 몰라 적성에 안 맞아
신촌에 오면 밥 사줄게!
헛웃음만 나온다
내가 자기 좋아했다는 거 뻔히 알면서 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연락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도 편지 쓴다는 말 한 마디 하지 않았고
나도 연락한다는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아마 그냥 다 잊혀지겠지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마 1시 쯤 잠이 들어
아니 어쩌면 새벽까지 잠이 안와 산책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어쩌다 밤을 샐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서운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서운하지만
서운하다
그래도 많은 생각이 드는 건 아니다
그냥 차 타고 내리면
가족이랑 밥 먹고
별 생각없이 들어가겠지
충성 한 번 하고 들어가야 할까?
어머니는 약해서 우실 지도 모르는데
나도 같이 울어야 할까?
일주일 전 들어간 친구는 뭐하고 있을까
난 내일 뭐하고 있을까
짧게 자른 머리
이제는 어색하지도 않다
원래 나구만
내후년 3월이면
대통령도 바뀌어있겠네
와
취임식이 기억난다
난 혼자 재수를 하고 있었고
도서관 가는 버스 안에서 취임 인사를 듣고 있었다
그 기억이 아련하다
너무나 아련하다
아련하다
방금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제대한 친구인데
잠깐 볼 수 있냐고
봐서 뭐하냐
잘 있어 잘 가 소리 밖에 더 하겠냐
그래도 봐야지
주섬주섬 옷을 입는다
나 내일 입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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