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사격을 실시하던 겨울에는

탄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모래사장 위 탄피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탄통에 하나 둘 쌓여가는 탄피들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어떤새끼가 탄피받이 지퍼를 열어놓고 사격을 한 까닭이요,

밤 바다가 너무 어두운 까닭이요,

박xx 개새끼가 지나가다 탄통을 발로 걷어 찬 까닭입니다

탄피 하나에 기쁨과 

탄피 하나에 안도와

탄피 하나에 귓방망이와 

탄피 하나에 조인트와 

탄피 하나에 보급관님, 보급관님!

어머님, 나는 탄피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하나씩을 불러봅니다

사격 전에 어리버리 까던 후임들의 이름과 빠따,PT8번,보일러룸

이런 이국적인 단어들의 이름과 사색이 된 후임들의 이름과 

새대가리 새끼, 개새끼, 폐급, 고문관새끼들의 이름과 

기껏 모아놓은 탄피 걷어찬 박xx 씨발새끼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포상휴가가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바다건너에 계십니다

나는 고혈압이 걱정되서 

이 많은 별빛이 내린 백사장 위에

개새끼들 네글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후임들은 

복귀후에 있을 일들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사격이 끝나고 부대로 복귀하면

무덤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후임들 이름적힌 침상위에 

풀처럼 후임들 대가리가 박혀있을 거외다

방정리 하다 발견한 군시절 수양록에서 발견한 시.. 야간사격중에 탄피를 대량으로 흘리고 들어와서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썻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