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없다. 정당했다고 생각한다"

26일 일본의 스포츠웹진 '스포츠 나비'는 국내 아이스바 TV광고의 페러디 대상이 된 바이런 모레노 심판이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국과 가진 인터뷰를 보도했다.

인터뷰서 에콰도르 출신 모레노 심판이 지난 2002한일월드컵 16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전을 회고하며, 정당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모레노 심판은 이탈리아의 프란체코 토티가 연장 전반 송종국에게 걸려 넘어진 것처럼 쓰러지자 헐리우드 액션으로 간주, 2번째 옐로카드를 꺼내들며 퇴장을 명했다.

당시 판정에 대해 모레노 심판은 "이탈리아전 판정에 대해 후회하고 있지 않으며, 토티를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처벌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은 뒤 "이탈리아가 한국에 진 것은 너무 수비적으로 임한 트라파토니 감독의 책임이다. 델 피에로 대신 가투소를 출전시킨 것이 명백한 증거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토티가 퇴장당한 뒤 안정환에게 해딩 결승골을 허용하며 16강서 탈락했다. 이를 두고 이탈리아는 모레노 심판이 편파 판정을 했다고 맹비난을 퍼부었으며, 안정환은 당시 소속팀이었던 페루자에서 방출됐다.

한편 모레노 심판은 2002년 판정으로 이탈리아의 철천지 원수가 됐지만, 스캔들로 인해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 축구계에 대해 걱정했다.

모레노 심판은 승부 조작의 중심에 있는 마시모 데 산티스 심판에 대해 "그가 월드컵에 파견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시점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스캔들에 대해 모레노 심판은 "유감스럽지만 도청 스캔들은 에콰도르서도 자주 보도되고 있다. 이탈리아 축구계를 흔든 이번 스캔들에 대한 소식을 모두 매스컴을 통해 접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놀랍지만 문제를 일반화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스캔들과 관련된 인물들은 일부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모레노 심판은 "이번 사건을 기뻐하지는 않는다. 이를 통해 이탈리아 축구계에서 나의 명예가 회복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축구계 전체를 폄훼하는 뉴스를 듣는 것은 기쁜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