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가 국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 된 후에도 한동안 저는 포켓몬고를 거의 가지고 놀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놀러갈 때 잡아온 포켓몬도 많았지만 일단 제가 살고 있는 곳 근처엔 포케스탑이 별로 없어서 몬스터볼 자체가 별로 없었고 그냥 어쩌다가 보이는 포케스탑에서 볼 몇개 조달받고 열플 하는 수도권 친구들에게 정보 받아가며 근근이 놀고 있었죠.
그러던 중 친구 와이프가 지난달에 잠깐 일본에 다녀온다며 고플을 사올 거라는 얘기에 친구 몇명이 사달라고 부탁하는 틈에 끼여 저도 하나 부탁했습니다.
오래 하진 않을 거지만 조금이라도 볼을 더 모아보고자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출국한 친구네 마나님께서 일본에 체류하시는 동안, 저희 오피스텔 1층에 있던 세븐일레븐은 포케스탑이 되었고, 귀국과 동시에 전 밤새도록 고플을 눌러두어 몬스터볼을 쓸어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볼이 충분해지자 집 밖으로 좀 더 돌아다녀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오피스텔 앞을 흐르는 조그마한 하천과 근처 공원 사이에서 쏟아질 듯한 잉어킹과 어쩌다 한번씩 미뇽이 출몰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손바닥만한 공원 안에 포케스탑이 12개가 있다는 것도요.
이 사용기는 풍족한 몬스터볼과 비교적 포켓몬과의 조우가 많은 환경에서 작성되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미리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환경이 좋든 나쁘든 고플이 있어서 불편한 것은 없다는 겁니다.
고플을 쓰면서 가장 큰 이점은 폰을 계속 보고 있을 필요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고플에서 포켓몬을 잡을 때 사용하는 것은 오로지 몬스터볼인데 어떤 경우든 몬스터볼은 포켓몬당 하나씩만 소비됩니다. 잡아도 하나, 놓쳐도 하나입니다.
때문에 직접 컨트롤 해서 포켓몬을 잡는 것과 비교해서 몬스터볼의 소모가 실상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 전 그냥 고플 버튼을 눌러둔 채로 화면은 거의 보지 않고 돌아다닙니다. 화면을 볼 때는 포케스탑이 근처에서 출현하는 포켓몬을 확인하거나 진화 시킬 때, 이 두 경우외엔 없습니다. 날이 추울 때는 주머니에 손을 빼지 않고 돌아다녔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집으로 들어와서 잡은 포켓몬을 정리합니다.
또다른 좋은 점은 이동할 때도 편안하게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직접 운전을 하거나 버스, 지하철 등을 타고 갈 때 핸드폰에 신경 쓸 이유가 없어집니다.
고플에서 못 잡아내는 포케스탑은 내가 보고 직접 돌린다고 해도 못 잡는 겁니다. 하지만 내가 못 잡는 포켓몬을 고플은 잡아냅니다. 덕분에 내가 그냥 스쳐지나갈 수 밖에 없었던 경험치와 별모래들이 고플 때문에 더 많이 쌓입니다.
게다가 속도가 빨라서 조작을 제한한다는 안내가 뜬 상태에서도 고플은 작동합니다. 그냥 고플 켜놓고 신경 안써도 된다는 말이죠.
간혹 운전 중에 끊어져서 불편하다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 원래 포켓몬고는 운전 중에도 하라고 만든 게임이 아닙니다. 전 지금까지 운전 중에 끊어진 경우는 한번도 없었습니다만.. 도중에 끊어지더라도 그냥 운전 중에 하나라도 얻어걸리는 게 있으면, 그걸로 땡큐인 겁니다.
그리고 알을 부화시키는데에 좋습니다. 포켓몬을 잡는다고 멈춰설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냥 앞만 보고 계속 걸어가면 됩니다. 2 km 알은 2~30분 정도 가볍게 걸어가면 부화가 됩니다. 그와중에 포켓몬들과 포케스탑은 착실하게 체크됩니다.
진화를 몰아서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화를 할 때는 맵과 포켓몬 박스를 왔다갔다 하면서 주변의 포켓몬이나 포케스탑을 확인도 하면서 진화도 해야 하지만 고플을 쓰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행운의 알을 쓴 경우라면 포켓몬이 많이 몰렸을 때는 30분 안에 진화시키는 것만으로도 빡빡할 때가 있지만 고플을 쓰고 있으면 진화에만 신경쓰면 됩니다. 주변은 알아서 정리해줍니다.
고플의 또다른 편리한 점은, 스마트폰 내의 다른 작업을 할 때도 고플이 알아서 돌아간다는 겁니다. 폰으로 오유를 보고 있는데 포켓몬을 잡았다는 알림이 뜹니다. 도구를 모았다는 알림이 뜹니다. 걍 목 좋은 곳에 느긋하게 죽치고 있으면서 음악이나 듣고 있다보면 고플이 착실하게 포켓몬과 도구를 물어옵니다.
하지만 고플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고플 자체의 단점이라기 보다는 아직 고플과 포켓몬고가 제대로 연동이 되지 않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우선 포켓몬고가 자주 꺼집니다. 고플을 사용하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해보면 고플을 사용하고 있을 때 포켓몬고의 재시작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새로 연결을 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죠.
그리고 GPS를 잘 못 잡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마도 고플 안의 GPS와 스마트폰의 GPS가 서로 연동하며 위치를 파악하는 듯 한데 고플을 사용할 때는 포켓몬고 어플에서 GPS를 잡지 못해서 버벅거리는 빈도가 더 많습니다.
또한 고플의 연동이 스마트폰 기기를 조금 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아이폰에서는 고플을 눌러두는 것이 별 무리없었습니다만, 갤럭시를 쓰고 있는 제 친구는 고플 버튼을 눌러두면 오류가 뜬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해드린 고플의 이점에 비해서는 정말 사소하다 싶을 정도의 불편함입니다. 그냥 잠깐, 원래의 평범한 포켓몬고가 되는 정도입니다.
주변에 몬스터볼을 충분히 얻을만큼의 포케스탑이 있다는 분들은 포켓몬과 포케스탑을 모두 확인하는 모드를 켜놓으시면 되고요. 몬스터볼이 조금 부족하시면 그냥 포케스탑에만 반응하는 모드를 켜두시면 됩니다. 어떤 경우든 활용도가 높은 것이 고플입니다.
포켓몬고를 좀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분들은 이용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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