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다 작성하는 뻘글
어느날 친구한테 카톡이 왔다.
"나 시사회 당첨 됐는데 같이보자"
"언제?어떤거?"
"이따가 오늘"
"그래 어떤거?"
"오늘"
"???? 아니 어떤거"
" 송혜교 주연 오늘이라곸ㅋㅋㅋ"
그렇게 나는 영화 '오늘'을 보았고
영화를 보고 나온 우리 둘은 장시간 벤치에 앉아 멍하니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영화를 기점으로 내 하루는 변해갔다.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했는가 에 대한 물음
그리고 작은 일이어도 진정한 용서를 만나기 위한 노력
결국 나는 진정한 사과의 놀라운 힘을 경험 했다
평소 필자는 잠에 굉장히 예민한 편인데
자다가 누군가가 깨우거나 말을 걸 경우 5에 3은 깨운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엄청난 짜증을 내는 사람이었다
문제는 필자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있었다
어릴적 몽유병 수준의 잠버릇으로 인한 여파인지
가해자는 기억하지 못하는 상처는 그들만의 것이었다
게다가 무척 무뚝뚝한 성격으로
아침에 그런 얘기를 들으면 미안하다는 말 보다 민망함에 어물쩡 넘어가기 일수였다
처음 미안하다는 말을 할때는 저새끼가 지금 사과를 하는거야 비꼬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미안해 였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나중엔
"언니 내가 잠결에 크게 짜증을 냈다고 들었는데
기억하지 못해서 이렇게 늦게 사과를 하게 되었어
잠결에 언니에게 한말들이 혹시 상처가 되었다면
정말 미안해 앞으로도 계속 조심하도록 할께
혹시 다음에도 내가 언니에게 잠결에 짜증을 낸다면
늦게라도 꼭 말해줘 내가 언니에게 사과할 수 있게 "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과를 하다보니 나의 잘못을 진정으로 인정하게 되는 것은 따라오는 선물이었다
마음은 평온해지고 신기하게도 잠결에 가족들에게 짜증내는 횟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계속되는 오글거리는 사과에 나에게 얘기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이후로 우리 가족들은 화해의 시간 혹은 사과의 시간으로
욱하는 마음으로 뱉은 말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날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그리고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
좀 더 말을 조심하기 시작했다
원래도 화목한 편이긴 했지만
남고의 격한 농담의 공간에서
봄날 흩날리는 벚꽃 같은 분위기로 변했달까
뭐 이 외에도 많은 요인들로 변화했지만 변화의 시작은 이때라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끄적여 본다.
다들 부끄러워 말고 사과하세요 요후~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