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배우 위주로 생각해보면,

제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넘버1은 한석규라고 생각해요.

일단, '8월의 크리스마스'나 '접속'에서처럼 달달하고 젠틀한 연기도 잘하는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나 '구타유발자들'과 같은 영화를 보면 저 배우가 한석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나죠.

거기다 '초록물고기'에서의 내면연기나, '접속'에서의 껄렁껄렁한 역할까지..

그야말로, 안경쓰면 지식인, 안경 벗으면 양아치 역할까지도 소화 가능한 스펙트럼이 최고로 넓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한석규가 99년 심은하랑 함께 출연한 '텔미섬씽'을 기점으로, 영화계에서 점 점 임팩트를 잃어갔죠.

더군다나, 2000년 '박하사탕'의 설경구, 2002년 쯤에 송강호가 'JSA공동경비구역'과 '살인의 추억'으로 잭팟을 터뜨렸고,

비슷한 시기 최민식이 '파이란'과 '올드보이'를 통해 치고 올라오면서 빅3 체제가 굳혀져갔죠..

요즘 젊은 사람들은 국민배우 하면 자연스럽게 최민식,송강호,설경구를 떠올리게 된 계기이기도 하구요.

그 사이 한석규는 '그 때 그사람들', '주홍글씨', '미스터 주부퀴즈왕' 등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에만 연속 출연하면서 자연스럽게

톱스타 자리에서 멀어져갔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김윤석이라는 배우가 '타짜', '추격자'를 통해서 충무로계의 새로운 거물로 자리잡으니,

한석규로서는 나이는 점 점 먹고, 하정우나 박해일같은 젊은 연기파 배우들까지 치고올라오니 ...

정말 다행히도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한석규의 존재를 국민들에게 각인시켰고, 이제 '베를린'같은 영화들에 출연하면서 서서히 다시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정말 좋네요.

개인적으로 한석규만큼 다양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는 우리나라에 정말 몇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