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게로 가야하는지, 아니면 사이다게로 가야하는지 고민하다가 여기에 씁니다.
여친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갑니다.
필자는 25년 묵은 예비군 1년차 오징어임.(군대를 좀 늦게감. 늦게갔지만 자대가서 좋은사람들 만나서 재미난 군생활 했음.)
전역하고 8개월이 지나도록 예비군훈련 받으라는 전화도 없고, 문자도 없음.
그래서 나란 병신은 '병무청에서 누락시켰구나! 꼐이~!'하고 신나있었음. 한달전까지는.............
모친께서 '너 동원훈련 통지서 왔더라?'라는 말씀을 하시기 전까지는.............ㅋㅋㅋㅋㅋㅋ우리나라 병무청 완전 일 잘함.
예비군 홈페이지라는곳도 처음으로 들어가보니 훈련부대가 자대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막상 훈련가려고 준비하려니까 막막한거임. 그래서 오유 밀게에 도움!을 외쳤었는데 여러분께서 멀티탭을 가져가라는 깨알같은 팁을 주셨음.
동원훈련 당일날 집을 나설때 나의 마음은 군대가던 당일의 그 마음........하늘만봐도 아련하고 막.......ㅋㅋㅋㅄㅋㅋㅋ
짐을 막 챙기다보니까 캐리어 하나를 채움.(진짜 훈련가서 졸라 후회함ㅋㅋㅋ주임원사님이 '여행왔냐?'라고 물어봄ㅋㅋㅋㅋㅋ)
훈련장들어가서 이런저런 일도 많았지만 여기는 밀게가 아니므로 패쓰!하고 본론으로 들어감.
여자분들은 잘 모르시지만 동원훈련이라는건 1~4년차 예비역 병장들을 부대로 불러서 증편하고 현역군인처럼 훈련을 하는거임.
(우리나라는 완전편제된 사단은 전방에만 있음. 후방은 보통 감편부대라고해서 인원이 엄청 적음.)
일반부대로 입소하는 경우도 있고, 동원훈련을 위한 훈련장으로 입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후자임.
일과시간 끝나면 그냥 각자 책을 읽든, 핸드폰을 만지든, 담배를 피우든, 삼삼오오 모여서 노가리를 까든 터치가 없음.
거의다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데 생활관별로 콘센트가 두개인가? 그거밖에 없음. 그것도 하나는 선풍기를 돌리니까 남은건 오직 하나.
첫날에 충전기때문에 약간 신경전이 있었는데, 내가 가방에서 6구 멀티탭을 꺼내면서 깔끔하게 해결!!로 끝나면 여기에 글을 쓸리가 없음.
나는 그냥 멀티탭을 콘센트주변 예비군한테 던져주고 '제 충전기 한자리 빼고는 알아서들 사용하세요.'라고 쿨하게 말함.
마지막날에 짐정리를 하는데 마지막에 멀티탭을 찾으러갔더니 충전기라고는 내것만 꽂혀있고 다 가져갔음.
그래서 깔끔하게 내거 충전기랑 멀티탭만 접어서 캐리어에 넣고 짐정리 마치고 퇴소식까지 2시간이 남길래 잠깐 눈붙이려고 누워있었는데
예비군 한명이 막 흔들어서 깨우는거. 잠잘때 흔들어서 깨우는거 엄청 싫어해서 이때부터 좀 짜증이 남.
'아저씨. 왜요?'라고 했더니 자기 핸드폰 충전기가 없어졌다는거임. 아이폰 충전기인데 못봤냐고 물어봄.
그래서 아까 멀티탭 정리할때 보니까 내거(평범한 삼성 충전기) 빼고는 없어서 그냥 접어서 캐리어에 넣었다고 말함.
그랬더니 이상하다고 말을하는데 약~간 나를 의심하는거같음. 그러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궁시렁궁시렁 함.
아니 상식적으로 삼성폰 쓰는사람이 아이폰 충전기를 훔쳐가서 뭐에쓴다고............
그래서 내가 본인가방 다시 확인해보라고 말을 했더니 아까 짐쌀때 보니까 없었다고 말하면서 혹시 내 캐리어 확인해봐도 되냐고 물어봄.
좀 화가나기는 했지만 확인해보라고 말하고 캐리어 정리만 원래대로 해놓으라고 말함.
그랬더니 캐리어를 열어서 막 짐을 뒤져보는데 내가 도둑질이라도 한것처럼 엄청 거칠게 풀어헤침.............
그와중에 로션 펌프 눌러져서 옷망침.........아오..........
내가 가져간게 아닌데 나올리가 없으니 당연히 못찾음. 그래서 다시 어떻게 정리하나 보려고 계속 지켜봤는데
그냥 내 짐을 캐리어에 몽땅 쑤셔넣더니 캐리어 지퍼를 그냥 닫음ㅋ
내가 원래 좀 정리벽이 있어서 가방 짐정리할때 좀 민감하게하는데 여기서 빡침.
그래서 그 아저씨한테 '상식적으로 사람 의심해서 남의 캐리어를 열어서 확인을 해봤는데도 없으면 원래대로 다시 정리해놔야하는거 아니냐고 말함.'
그랬더니 대뜸 'ㅅㅂ! 내 충전기가 없어졌는데 짐정리가 문제냐고!'라고 소리지름. 이미 이전부터 다른 예비군 아저씨들도 보고있는데ㅋ
좀 나이 지긋하신 예비군 형님이 '멀티탭가져온 아저씨 짐에서 안 나왔으니까 아저씨 짐을 확인해보는게 어때요?'라고 말해도 소용없음.
막 여기저기 찾으러다니고 난리임. 나중에는 행정반에가서 CCTV있냐고 물어본다고 말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진짜로 소대 부소대장(중사)까지 불러다가 자기 충전기 없어졌다고 찾아달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처음에는 화났는데 나중에는 그냥 웃기기만함ㅋㅋㅋㅋㅋㅋ
부소대장이 물건이 없어졌으면 자기 짐부터 확인하고 남을 의심하는게 순서 아니냐고 말하면서 본인가방먼저 확인해보라고 말하고는
자기는 퇴소식준비때문에 바쁘다고 사라짐ㅋ
처음에는 막 자기가 짐쌀때까지는 없었다고 우기더니 나중에는 ㅅㅂㅅㅂ거리면서 자기 가방을 확인함.
그런데 가방 열자마자 맨~위에 '까꿍!'하고 이쁜 아이폰 충전기가 나옴.
본인도 잠깐 어이가 없었는지 'ㅅㅂ이게 왜 여기있지?'라고 말함ㅋㅋㅋㅋㅋ그 난리를 쳐놓고ㅋㅋㅋㅋ
뭐 결국은 그 예비군한테 사과받고 캐리어 짐정리까지 깔끔하게 시켰다는 훈훈한 결말................ㅋ
내년에는 안 봤으면 좋겠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