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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animal_128922
작성자 :
화살나무
추천 :
19
조회수 : 1204
IP : 175.125.***.239
댓글 : 41개
등록시간 : 2015/05/29 12:08:30
http://todayhumor.com/?animal_128922
모바일
긴글/데이터 주의) 안녕 내 작은 고양이야
옵션
본인삭제금지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AmR4h
긴글입니다.
사진이 많습니다.
편지 형식입니다.
맞춤법에 자신이 없습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내 어린 고양이를 보내며..
일요일 오후.. 너를 만났어.
너보다 조금 큰 네 누나의 울음 소리에
너와 누이를 보았지. 마른 덤불 사이에서..
이미 깊은 꿈을 꾸고 있는 너의 다른 형제는
더 자라고 낙엽이불을 덮어주었고
그렇게 너희 둘은 내 마음에 들어왔지..
아직도 기억하는 너의 바둥거림
그리고
가늘가늘한 목소리
처음 너와 함께 자던 그날 밤. 커다란 내 손에 반도 되지 않던 너..
심지어 둘이서 한 손에 올라오는 정말 작은 너희들 ㅎㅎ
아직 눈도 못 뜬 너희둘에게 .. 나는 따듯한 집이 되어주고 싶었어
너무너무 작은 너.. 너의 작은 누이보다 더 작은 너
작아서인지 힘들어서인지 먹지도 못하고.. 먹어도 몸무게가 늘지 않고.. 난 너무 걱정이 돼서 잠도 못잤어
기껏 신생아 다 키워서 3살배기 되었는데.. 내가 이제와서 또 뭐하는 짓인가
몇번씩 피곤해서 쓴웃음 지으며 생각하다가도.. 곤히 자는 너희를 보면
그래.. 그래서 그렇구나.. 그렇게 그냥 수긍해버렸지 뭐야
자꾸 코로 나오는 초유 때문에 하루종일 너의 코를 불어줘야 했고..
내가 두번 세번 불어주면 그제서야 겨우 한숨 토해내던 작고 작은 너..
숨 쉬기 힘든 너는 입을 벌리고 하늘을 보며 힘들게 잠을 자야했지
자꾸만 누워있던 네가.. 처음 꼿꼿하게 등을 피고 목을 가누던 날 ㅎㅎ 얼마나 행복했던지..
너는 어쩜 뒷통수도 그렇게 귀여운거니? 주먹 꼭 쥐고 있는 앞발이 정말 야무지네 ㅎㅎ
엄마품이 그리울 너에게 나의 커다란 고양이는 품을 내어주었지
자꾸만 잠만자는 너에게 온기를 나눠주던 너의 누이와 이렇다하게 해줄 수 있는게 없는 나..
그리고 아기를 처음 품어보는 나의 총각 고양이는 작고 작은 너희가 너무 걱정되서 눈을 땔 수가 없었어
처음 네 스스로 미야 미야 울며 움직이기 시작했던 그날.
너는 처음 누이의 품을 떠나 혼자 자겠다고 꼬물거리고 다녔었지 ㅎㅎ
자꾸 차가운 바닥으로 기어가는 너희들 때문에
나는 매일 밤 잠도 못자고 안절부절 너희를 다시 넣고 다시 넣고
행여나 너희가 떠날까봐 그렇게 불안한 잠자리에 들었어
분유 택배박스가 너무 작아서 그곳에 이부자리를 만들어줬더니
마치 맞춤침대 같은 느낌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단다
핑크빛이였던 너의 배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던 그 순간..
그래도 아주 작게 토해내는 목소리에 희망을 가지고 부서질 것 같은 너를 맛사지 해주던 나..
그래도 옅은 숨을 쉬어가며.. 자꾸 코 불지 말라고
혼자 숨 쉬겠다고 귀여운 젤리로 나를 밀어내던 그 순간
이제 살았구나! 하고 너무 기뻐서 입이 귀에 걸렸던 그 순간..
초유가 좋긴 좋은지 힘들게 몇방울 겨우 받아먹던 네가
맛있다고 스스로 젖병을 빨아대던 그 순간을 난 잊지 못할꺼야.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른단다. 열심히 먹고 잠든 너는 정말 너무 작고 귀여운 천사같았어..
행여나 네가 일어나지 못할까봐
너의 누이는 연신 꼬물거리며 너의 배를 주물러주고
너를 감싸안고 온기를 나눠주었지.
그럴때마다 마치 생명을 얻어온 것 마냥 다시 한번 힘을 내주던 너.
그렇게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 아가야.
한번도 본 적 없는 너의 어미가 이렇게 미울 순 없을꺼야.
야미야. 얌전해서 지어준 이름. 내 작은 고양이 야미..
더 많이 품어주지 못해 미안해..
단지 6일 ... 그 뿐이였건만..
뭐 때문에 이렇게 칠칠맞게 눈물이 나는지..
그래도 내가 있을때 내 품에서 꿈나라 가면 좋았잖아
뭐가 급해서 잠깐 밖에 나갔는데 가버린거야?
형아가 빨리 오라고 불러서 그랬어?
여기 ..칠칠치 못한 집사도 있고 아빠도 있고 누나도 있잖아
너랑 니 누이 주려고 분유도 제일 큰걸로 샀단 말이야..
계속 접혀있던 너의 귀가 쫑긋거리기 시작했던 그 순간이 자꾸 떠올라.
바보같이 이제 안심이다. 이제 다행이다. 이제 걱정 끝이다.
그렇게 마음을 놔버렸지 뭐야..
아직 눈은 뜨지 못한 너이기에.. 내 마음이 불안해서
차마 멀리 보내지 못하고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우리집 앞 화단에.. 향긋한 장미나무와 시원한 단풍나무 사이에..
내 방 창문이 바로 보이는 그곳에 너의 자리를 만들었어
그러니까 혼자라고 심심하진 않을꺼야!
때마다 향긋한 꽃내음, 풀내음,
그리고 창가로 너의 누이와 우리집의 시끄러운 소리도
전부 함께 할 수 있으니까!
매일 밤.. 너에게 줄 목걸이를 고르던 내가 너무 우습다
맞지도 않는 목걸이.. 아직 너무 작고 가느다란 너의 목을 보며
손가락만한 목걸이는 없겠지? 하고 매일매일 인터넷을 뒤졌지
ㅎㅎ 자꾸 말이 많아져.. 아직 보내기가 싫어서 그런가봐..
누이 걱정은 마시게! 엄청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있으니까~
야미 몫까지 올라한테 많이 많이 사랑해줄께!
아가야 반가웠어
다시 올거지?
잘자고 좋은 꿈꾸렴. 사랑한다.
화살나무의 꼬릿말입니다
내가 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열었다.
내가 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꼭꼭 닫았다.
내가 감옥이라고 말하자 그는 꼼짝 말고 서 있었다.
(감옥 中, 김언)
그리움이란 저렇게 제 몸의 살을 낱낱이 찢어
갈기 세운 채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그대의 품 안 붉은 과녁을 향해 꽂혀 들고 싶은 것이다
화살나무,
온몸이 화살이 되었으나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있다
(화살나무, 박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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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9 12:20:08 118.33.***.23 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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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9 13:03:54 125.182.***.42 제주이민이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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