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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278431
    작성자 : 익명ZWNmZ
    추천 : 16
    조회수 : 850
    IP : ZWNmZ (변조아이피)
    댓글 : 68개
    등록시간 : 2014/12/05 01:35:49
    http://todayhumor.com/?gomin_1278431 모바일
    지금 너무 창피해서 집밖에 못나가겠어요...
    2시간전에 구조대원과 경찰들이 저희집에 들이닥쳤습니다...
     
    IMG_20141205_003542.jpg
    IMG_20141205_003741.jpg

    자살 시도하려고 다 써놓고 남자친구에게 몇통의 문자를 남기고 아래 사진에서 써놓은 것처럼 목매달 계획을 하는중
    그 짧은 시간에 구조대원과 경찰들이 오셨어요..
     
    저를 걱정한 남자친구가 신고를 한거죠.. 타지역에 있어서 못찾아가니 빨리 가달라고 했나봐요
     
     
     
    심폐소생기 들것 등을 준비한체 헉헉 거리며 달려오신 구조대원님들..
    걱정 가득한 표정인 아버지 연배의 경찰관 두분..
     
     
     
    저같은것 때문에 이렇게 달려오신것도 너무 죄송하고
    헛걸음하신것도 죄송하고
    저로 인해 다른 곳에서 구조받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굴도 못들고 너무 창피했습니다..
     
     
    그냥 계속 얼굴만 가리고 죄송하단말만 했어요..
     
     
     
    사실 오늘 저의 취업과 면밀하게 연관된 인턴쉽 결과가 발표났습니다.
    인턴일뿐인데 전 이걸 하기 위해 휴학도 하고 도전을 세번, 그니까 삼년을 했어요(제 분야에선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재학생위주로만 뽑죠..)
    삼년동안 책상에서 자고 낙방하고 다시 마음 다잡고 하고 위궤양으로 쓰러져도, 아무것도 못먹어도 책상에 검은 봉지 가져다 놓고 계속 토하면서 작업만 했습니다
    팬티가 구멍이나도 그 돈 아껴서 작업물사고 옷은 항상 단벌. 화장품은 생각도 안합니다
    하루에 한두시간 자는건 예사
    가을에 이주일간 밤샜다가 대상포진으로 죽을뻔했었지만, 그때도 작업했습니다
    방광염으로 피오줌싸도 의자에 못앉으면 스쿼시 자세로 작업했습니다
    그냥 미쳐있었습니다
    남들은 저를 손가락질했어요... 진짜 미쳤다고...
    이런 제가 좋았어요 그리고 진인사대천명, 하늘의 운명을 3번 믿어 봤습니다.
    근데 마지막 세번째
    저는 오늘 느꼈어요.. 난 안되는 놈이구나
    자신이 없다 이상은 못하겠구나... 난 못하겠구나..
     
     
    전 그래서 그냥 죽으려고 했어요..
     
    솔직히 이글을 쓰면서도 이것만큼은 아직도 이해가 안가고 마음이 안풀리는데
    다들 이렇게해도 떨어진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전 이러고 싶지 않아서 정말 성당도 다니고 고해성사도 하고 별짓해봤는데 나쁜마음이 안들수가 없습니다
    제가 멘탈이 약한겁니까?...
    이렇게 간절하고 남들보다 더 열심히했는데도 안되는것은 저는 재능이 없고 노력해도 안될놈인게 아닌가요..
    온갖 극성을 부릴대로 부려서 솔직히 후회는 없어요. 할건 다해봤거든요.. 이쪽분야 최고 전문가분들 엄청 만나고 다녔습니다. 저도 20대 중반 아가씨로 패기를 아무대나 부릴만큼 부끄러움을 모르는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얼굴에 철판깔고 "난 최고가 될거야! 난 완전짱이야" 이렇게 지냈었는데..
     
     
     
    참고로 전 이제 기회는 없어졌어요.. 3번이 마지막이었거든요
     
    이제 모든게 다 실패로 돌아가자 저는 밀려오는 공허함과 미쳐버리것같은 분노가 폭발했고
    자살하기위해 끈을 만들고 있었어요..
     
     
     
    그때 오신거죠 구조대원분들이..
     
     
     
     
     
    처음에는 '남자친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죽었어야되는데'이런 생각에 미치게 열받았는데...
     
    사실 남자친구에게는 아픈과거가 있어요..
    가장친했던 친구가 3년전에 자살했었거든요
    그때 마지막으로 전화했던 사람이 남자친구였는데... 그친구를 붙잡아줬어야됬는데 못했다고 항상 후회했거든요
     
    그래서 더 대처를 빠르게 해줬던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신고를 해줬고 전 다행히 살았어요....
     
     
     
     
     
     
     
     
     
     
    아직도 미칠듯한 공허함과 세상에 대한 분노 이성적이면서도 감정적인 기분.. 왜 고흐가 귀를 자르고 밀밭에서 자살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렇지만 오늘일은 정말 스스로에게도 창피하고...
     
     
    저희집 빌라 사람들 모두 다 알게 되서 그것도 너무 창피하고..
     
     
     
     
     
    시간이 지나면 더더욱 후회하겠죠..?
     
     
     
    하나의 헤프닝으로만 끝나서 다행이지만
    좀더 저를 반성하고자 오유의 익명게시판에다 글을 써봐요..
     
     
     
     
    + 구조대원님께서 저희집에 오시기전에 계속 전화를 하셨는데 제가 그때 생각에 잠겨있어서 전화를 안받았거든요
    그래서 핸드폰번호가 있는데 그분께 너무 죄송하다는 문자 보내드려도 될까요?..
     
    + 긴글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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