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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2772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6
    조회수 : 3234
    IP : 121.140.***.201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3/03 21:59:01
    http://todayhumor.com/?panic_12772 모바일
    브금주의]프로포폴
    웃대 공포 게시판에사 상당히 유명하신분의 글입니다
    표현력이 ㅎㄷㄷ 하네요


    ------------------------------------------------



    몇 년 전에 올렸던 보충수업이란 트리트먼트 소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기본 적인 틀을 제외하고 상당히
    많이 손을 보았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뵙겠습니다.



    프로포폴





    “이것 봐. 조석필. 바깥 날씨가 어떤지 알아? 눈이 와. 글쎄 눈이 온단 말야! 시월에 눈이 온단 말이야. 참 이거 기가 막힐 일 아닌가? 네놈이 한 짓 만큼 이나 기가 막힌 일이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어. 이것 봐 지금 자는거야? 그런거야? 지금 잠이 와? 여기 난방도 안 되는데 잠이 오다니 신기하군. 그 철제 의자 굉장히 차가울 텐데. 네놈 게다가 알몸이잖아.”

    “자는 게 아니야. 피곤할 뿐이지.”



    “여어! 깨어 있었구만 그래. 그래 깨어 있어야지. 지금부터 심문을 할텐데 졸면 안 되지. 어라? 웃는군 웃음이 나오나? 하긴 몽둥이찜질도 이제 지긋지긋 하겠지. 매일 똑같은 걸 쳐 물어보고, 매나 몇 대 맞아주면 끝이라 생각하고 있을 거야. 그게 전부일 거라 생각하고 있겠지. 그런데 그거 알아? 오늘은 좀 달라. 아주 재미있을 거야. 자 시작 할게...... 어떻게 죽였지?”



    “네가 항상 묻던 것과 똑같은 것 같은데? 그 보다 물 좀 줄 수 있나?”

    “아니 좀 달라. 오늘은 왜 죽였느냐가 아니고, 어떻게 죽였는지를 묻고 있지.”

    “......”



    “왜 죽였는지는 나도 알아. 듣고, 듣고, 또 들어서 이제 네놈 대사를 모조리 외울 지경이지. 네놈은 수학선생이야 그런데 제자가 너무 뒤쳐지는 거야. 아 이 애를 어쩌면 좋아. 가르쳐도, 가르쳐도 도무지 답이 없어. 그런데 네놈은 수학선생 이전에 다른 이면이 있었던 거야. 그게 뭐였더라? 뭐였지? 말 하지마! 알고 있다구. 그래 싸이코지 싸.이.코. 너는 싸이코 새끼지. 아니 싸이코패스던가? 아무튼 너는 미친 새끼였어. 그래서 너는 어떻게 했지? 그래 죽였어 네놈 제자를 살인했지. 도저히 앞길이 보이지 않아서 너는 죽였어. 신물이 난거야. 제자한테서 도무지 갱생의 길이 보이지 않았던 거지. 참을 수가 없었어. 맞지? 이게 네놈이 며칠 전부터 나한테 몽둥이찜질을 맞아가며 팝송 가사처럼 외우던 말들이야. 자 이제 다시 묻지 어떻게 죽였지?”



    “들어서 뭘 어쩌려구?”

    “말 했잖아. 오늘은 좀 달라. 네놈에게 내릴 벌이 달라질 거야. 며칠 간 네놈에게 몽둥이찜질을 할 때 마다 궁금했어. 한 대 한 대 내리칠 때마다 네 몸뚱어리에서 선혈이 튀어 오르는데, 어째서인지 나는 지치고, 너는 생글생글했지. 그래 너는 마조히즘에 취한거야. 그런 놈에게 죽어라 몽둥이찜질을 했으니 생일선물 준 꼴이지 뭐야. 안 그래? 어때 기대돼지 않아? 잘 하면 유리조각이 박힌 채찍이 네놈 등에 예쁜 자국을 새겨줄지도 몰라. 선명하게! 자 어서 읊어봐. 어떻게 죽였지?”

    “정말 듣고 싶어?”



    “그래! 어서!”



    “낄낄. 미친놈. 싸이코는 네놈도 마찬가지구나. 그걸 듣고 싶다니. 미친게 틀림없어. 아무래도 오늘 내겐 최고급 선물이 내려질 것 같군. 그 년이 어떻게 죽었는지 듣게 되면 채찍 같은 걸로는 끝나지 않을 텐데. 나는 네놈을 아주 잘 아니까. 그래 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군. 침 삼키는 소리가 아주 메아리를 치는 구만. 긴장했나봐? 잘 들어. 귀를 쫑긋 세우라구. 안 그럼 중요한 이야길 놓치니까.”



    “......”



    “그날은 쪽지시험 날이었어. 그게 팔월 십팔일 이었나? 아 그래 그랬던 것 같군. 제자 녀석중 한 녀석이 시험날이 하필 십팔일 이라며 씹할 씹할 거렸던게 기억이 나는군. 그래 그날은 비가 왔었지. 추적추적 참 하늘도 짓궂게 내가 저지를 일을 알았던지 비를 쏟더란 말이야. 산에 묻기엔 아주 좆같은 날씨였지. 그래도 별 수 있나. 약속했던 시험을 다시 미룰 수도 없고, 그날 당직근무가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었지. 그래 치밀하게 준비한 일이란 거야. 사전에 준비할게 몇 가지 있었지. 교장에게 쪽지시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지도 않은 당직근무를 집어넣는 건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었어. 하지만 뒤 떨어지는 제자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겠다는 내 신념을 지키려면 귀찮음 정도는 감수해야지. 그게 참된 교육자의 도리 아니겠나? 시험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실시했어. 커트라인을 일러주고, 점수가 낮은 녀석은 하교를 시키지 않겠다고 일침을 놨더니 다들 쥐죽은 듯 조용히 문제를 풀더군. 하지만 머저리 새끼들은 꼭 하나 둘 씩 있는 법이야. 예상보다 커트라인을 못 넘긴 놈들이 많았지만 그런 놈들 일수록 문제를 풀어 낸 게 아니라 찍은 경우가 많다는 거야. 그러면 조작하기도 쉬워지지. 찍었는데 맞췄는지 틀렸는지 알게 뭐야?! 안 그런가? 아 이쯤에서 네가 오해할까봐 미리 일러두겠는데, 내가 그 년에게 벌을 내린 당위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사양하겠어. 다른 놈들도 커트라인을 넘기지 못했는데 어째서 그 년에게만 그렇게 했는가. ..... 너는 쉽게 답이 나오지 않을 테지. 선생을 깔보는 그년이 평소 선생님들을 뭐라 부르는지 아나? 꼰대? 빛나리? 그딴 게 아니야. 딱히 부르는 칭호가 없었지. 그 뿐만이 아니야. 대답조차 않았지. 그건 선생취급 이전에 사람취급을 않았다는 말이야. 아무튼 대충 시험지를 훑어보다 봐 버렸지 뭐야. 놀랍게도 그년은 그날따라 잘 풀었더라고. 한 문제나 맞췄지 뭐야. 크하하하하 정말 웃기지 않아? 한 문제나 맞췄다구! 한 문제나! 배가 아파 죽을 만큼 웃긴 이야기지!”



    “......”



    “결국 다들 가방을 바리바리 싸매고, 하교하기에 바뻤지. 한 놈 두 놈 빠져나가고, 결국 주변엔 그년 숨소리와 빗소리만 가득했지. 흥분이 돼서 참을 수가 없더군. 나도 모르게 발기가 되더란 말이야. 내 의지로 한 제자를 올바른 길로 양도 할 걸 생각하니 말야. 말이야 바른 말 아닌가 큭큭 다음 생에 태어나면 머리가 좋아질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그년이 내게 묻더군. 내일 하면 안 되냐고. 비도 많이 오고, 버스 끊길지도 모르니까 보내달라고 그러더군. 나랑 단 둘이 남겨진 게 죽도록 싫었던거야. 그러니 말을 걸었겠지. 그래도 선생이란 말은 끝내 붙이지 않더군. 나는 단호히 거절했어. 그날로 참된 제자가 될 아이라면 선생의 교육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새로운 문제지를 내주었을 때 아주 혐오스런 물건을 보듯 인상을 팍 구기더군. 세상에! 신성한 문제지를 보면서 그런 표정을 지을 수가 있나? 이가 갈리더군. 문제지를 내주면서 나는 일렀어. 문제를 틀릴 때마다 벌을 주겠다고. 그랬더니 그년은 기분이 나빴는지 대답도 않고, 문제를 풀더군. 일분도 안 걸렸네. 내 말을 무시한 거지. 선생의 말을 무시한 거라고! 문제지는 보나 마나였어. 모조리 찍은 답 투성이 였지. 그래서 말야...... 참, 물 없나? 계속 말을 하려니 갈증이 나는데,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면 좋겠군.”



    “씨발! 수작 부리지 말고 하던 얘기나 마저 해.”



    “낄낄...... 너무 그러지 마. 그러잖아도 차근차근 이야기 해 줄 테니까. 나는 엉터리 문제지를 갈가리 찢으며 말했어. 다시 한번 문제지를 내줄테니 또다시 이런 식이면 다신 펜을 들지 못할거라고 말했어. 그래도 눈썹하나 까딱 않더군. 내가 우스웠던 거야. 그동안 체벌을 한 적도 없었고, 심하게 야단을 친 적도 없었거든. 내 가 본색을 드러낸 적이 없으니 내가 무서울 리가 있나. 또다시 1분도 안 돼서 문제지를 제출한 그년은 말도 없이 가방을 꾸리더군. 도저히 상대하고 있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어. 일어나려는 그년 앞을 가로막고, 교탁 밑에 준비해둔 공구상자를 꺼냈어. 크크크 공구상자 말이야! 기대하시라 공구상자에서 뭐가 나올까? 뭐가 나올까요오?”



    “개새끼......”



    “낄낄...... 처음엔 펜치를 꺼냈어. 아주 큰놈이었지. 프라이펜치라고 하나? 아니다 파이프렌치 인가? 그러면 펜치가 아닌가? 아무튼 볼트나 조이려고 사둔 녀석은 아니었어. 펜을 들지 못하게 해준다는 말은 진심이었어. 나는 그년을 강제로 앉히고 우악스럽게 프라이펜치에 손가락을 끼웠어. 그제 서야 이상하단걸 느꼈는지 미친놈아, 개새끼야, 씨발놈아! 라며 욕을 퍼붓더군. 정신을 못 차린거지. 그래서 어쨌을까?”



    “......”



    “비틀어버렸지! 뼈 부러지는 소리, 감촉 그런 건 당최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니까. 기괴한 느낌이야. 우드득, 하면서 중지가 위로 우뚝 섰어! 여자를 보면 네 놈 가운데 다리가 서듯이 말이야. 죽어라 비명을 지르더군. 그래도 개의치 않고, 이번엔 약지 손가락을 집었지. 그러니까 발버둥을 치더군. 그래봤자 십대 여자아이야. 남자 힘에 비할 바가 아니었지. 힘으로 안 되자 이번엔 욕이 아니라 애원을 했어. 살려달라, 하느님, 아버지, 엄마, 오빠,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오럴섹스를 해도 그런 신음소리는 못 낼 거야. 포르노 배우 뺨치더라니까. 숨이 끊어질 듯 신음소릴 낼 때마다 솔직한 심정으로 황홀했어. 기분이 좋았단 말이야. 그때서야 내가 사디즘에 빠진걸 알 게 됐지. 네 덕분에 마조히즘이 있는 것도 알았으니 이제 SM이 된 건가? 아무튼 그년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생님을 부르짖었지. 언제 그렇게 선생님을 애타게 찾겠어. 가르침에 대한 존경이 없었으니 그동안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지. 그런데 어때? 진심어린 가르침이 얼마나 효과가 큰지 알겠어? 처음으로 그년에게 배움이란 걸 느끼게 해준 것 같아 기뻤지. 하지만 손가락 하나 부러트린 걸로 끝낼 수야 있겠나? 무슨 말인지 알아? 공구상자에는 공구가 가득했다고! 다음에 꺼낸 공구는 뭐였을까? 알아 맞춰봐 낄낄낄.”



    “......”



    “주관식이라 어려운가? 그럼 객관식으로 내주지. 5지선다야 1번 롱 노우즈 2번 니퍼 3번 십자 드라이버 4번 정 5번...... 인두! 정답은 뭘까? 여기 덥지 않아? 후끈 후끈!”



    “......”



    “시체를 봤다면 눈치 챘겠지만 나는 전기인두를 꺼냈어. 콘센트에 코드를 꽂자 엉겨 있던 납이 금세 녹아내려 퀴퀴한 냄새를 풍기더군. 녹아내린 납덩이가 책상에 뚝뚝 떨어졌어. 금방 새끼손톱만큼 커진 납덩이를 지져서 녹이고, 다시 굳히고, 또 녹이고 반 복 했더니 그년이 실신을 하더군. 조금 더 재밌게 해주려고 했던 건데 힘없이 고개를 푹 떨 구더란 말이야. 정신력 하고는...... 바늘로 콕콕 찌르듯이 인두로 가슴을 콕콕 찌르니까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나더군. 군대 있을 때 말이야. 한겨울에 얼음물을 끼얹는 것보다 더 무서웠던 게 뭔 줄 알아? 짬도 후달리는 하사새끼들이 손가락에 묻힌 얼음물을 가슴팍에 톡톡 튕겼던 거야. 물방울은 삽시간에 얼어붙어 살가죽이랑 엉겨 붙지. 그럴 때마다 눈에서 불꽃이 튀었어. 사방에서 벌떼가 달려드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 찌릿 찌릿! 아마 그년도 그런 기분을 느꼈을 거야. 나는 깨어난 그년에게 인두 끝을 가슴에 콕! 콕! 찔렀어. 미친 듯이 날 뛰더군. 손가락이 부러진 건 아프지도 않는지, 도망가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두 손으로 붙잡아도 뿌리치더군. 유리창을 깨고 뛰어내릴 기세여서 어쩔 수 없이 손발을 끈으로 묶었지. 육지로 올라온 활어처럼 퉁퉁 튕겨 오르는 꼴이 우스웠지만 훨씬 편하더군. 그 상태로 가슴에, 유두에, 유륜에 까맣고, 깊은 구멍을 냈어. 송.송.송. 처음엔 침을 질질 흘리더니, 나중엔 오줌을 지리더군. 끝엔 어땠겠어? 똥을 싸지 뭐야! 선생을 기생충 보듯 하던 년이 기생충 보다 못한 짓거리를 하고 있지 뭐야! 다 큰 계집이 남자 앞에서 볼 일을 봐? 기가 찰 노릇 아닌가? 낄낄낄. 아하하하하하, 아하, 아하하하...... 아 미안 내가 너무 웃었나? 너무 생생하게 떠올라서 말야. 똥냄새가 진동하는데, 그렇게 더러운 년은 난 생 처음이었지. 그것도 하필이면 설사지 뭔가. 누런색 똥이 다리에, 양말에 묻어가지고, 생각 같아선 물을 한 바가지 끼얹고 싶은데, 뒤처리하기 힘들까봐 그러진 않았지. 대신에 옷을 다 벗겨서 그 똥을 모조리 닦아 냈어. 알몸이 되자 암캐처럼 다리를 비비 꼬아대더군. 제 정신이 아닌지, 비명도 아니고 그렇다고 말도 아닌 소리를 내더군. 짐승처럼 말야. 그 뭐냐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 해야되나? 소 코뚜레 하는 소리라고 해야 되나. 마땅한 표현이 없군. 그런 소린 난생 처음 들어봤으니까. 그 다음엔 니퍼를 꺼냈어. 날이 아주 잘 선 놈으로 꺼냈지. 웬만한 전선은 닿기만 해도 싹뚝! 잘릴 만큼 날이 아주 잘 섰었지. 나는 천천히 그년의 엄지발톱을 깎았어. 싹뚝 거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 그년은 꿈틀댔지. 바짝 깎고, 더 바짝 깎으니까, 모세혈관이 터졌는지 피가 맺히더군. 더 깎으려고 했지만 살가죽이랑 너무 바짝 붙어 있어서 그런지 날이 더 이상은 파고들지 못하더군. 그래서 세로로 조금 자른 다음 롱 노우즈로 양쪽으로 잡아 찢었어. 분홍색 속 살 위로 몽글몽글 핏방울이 맺히더군. 마치 빨간 장미꽃이 만개하는 것 같았어. 열 개 의 발톱을 다 찢어내고 나는 대 못으로 하나씩 하나씩 망치질을 했지. 바닥재가 나왕나무로 돼서 그런지, 아주 자알 박히더라고. 발가락 하나, 하나를 박을 때마다 그년은 실신을 했다 깨어 났다를 반복 했지. 그래도 인체의 신비가 놀라운 게 말야. 그 정도 하면 쇼크사로 죽을 것 같기도 한데, 죽기는커녕, 더 생생해져서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대더란 말이야. 내가 당직이라 그 건물엔 아무도 없는데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더란 말이야! 낄낄...... 어쨌든 공구상자에는 아직도 쓸만한 물건이 많았지. 계속 기절 하는 바람에 스테이플러로 눈꺼풀을 집었고, 숨을 헐떡이는 게 호흡곤란 같아서 커터칼로 콧날을 베어버렸어. 추해도 그렇게 추한 몰골이 없더군. 피랑 눈물이 섞여서 정말로 피눈물을 흘려대는 꼴이 흡사 처녀귀신 같았어. 왜 사또 놈들 앞에 나타나서 피눈물 흘리며 하소연 하는 처녀귀신 말야. 그 쯤 하니 나도 지치더군. 가르침이란 게 말야. 수업이란 거, 그거 힘든 거거든. 너도 알거 아냐? 그렇지?”



    “...... 마저 이야기해.”



    “그런데 말야. 나 아까부터 궁금한 게 있는데 책상 밑에 그 가방 뭐지?”



    “왜? 궁금해?”



    “뭐지?”



    “선물. 너를 황홀경으로 몰아넣을 선물.”



    “그거 기대 되는군. 보여 줄 수 있나? 아님 물이라도 한 잔......”



    “이야기를 다 들은 다음에 보여주도록 하지. 실망시키지는 않을거야.”



    “그래, 그래.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해야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요하는 일이었어. 고문이란거 말이야.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더군. 너도 나를 개 패듯이 팰 때 느꼈겠지만 말야. 그만할까 싶었는데 마침 비도 그쳤더군.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 목숨이 끊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살아 숨 쉬고 있더란 거지. 아 어떻게 죽여야 되나. 그냥 칼로 찌른다거나, 목을 졸라 죽일 수는 없잖아. 그 동안 그렇게 공을 들여 고문을 했는데 말야. 그래서 별에 별 생각을 다 했지. 뭔가 특별한 방법을 선택하고 싶었어. 종교적인 것도 좋고, 제사장들이 벌이는 의식 같은 것도 괜찮았지. 그래서 내가 뭘 생각 해냈는 줄 알아? 심장에 대 못을 박아 넣었지! 몰래 관 뚜껑을 열고, 흡혈귀를 심판하듯 말야! 어때 그럭저럭 멋드러진 의식 아닌가? 어떤 살인마도 나처럼 예술적으로 살인을 저지르진 않았을 거야. 심지어 노화가 싫어서 수천 명의 여자 피로 목욕을 했다는 엘리자베르 바트리에도 견줄 수 있을 법 하지. 그렇지 않나?

    시체를 묻는 건 생각보다 고된 작업이었네. 크레인을 불러버리고 싶을 지경이었지. 삽 하나로 사람을 묻을 만한 구덩이를 판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더군. 그래서 도중에 날이 새고 말았지. 계산에 넣지 못한 거야. 수학선생이란 놈이 그런 걸 계산에 넣지 못한 거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등산객이 몰려들더군. 그 다음부터는 네가 아는 대로야.“



    “끝인가?”



    “그래 끝이지. 이 선생. 아니 친구라고 불러야 되나?”



    “친구...... 그래 너와 내가 친구였던 적이 있었지. 함께 임용을 보며 교단에 설 나날을 꿈꾸던 때가 있었지. 그게 실현 되었을 때 설움의 눈물을 쏟으며 부둥켜안았을 때도, 그때도 친구였지.”



    “사실은 내가 알던 너라면 나의 심정을 이해해 줄 거라 내심 기대하기도 했었다만, 보다시피.”



    “혹시 그거 알아? 스물 한명을 죽이고 시체를 토막 유기 한 희대의 살인마. 그는 살인 자체를 즐기는 변태였지. 너처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이 가방에 있는 게 궁금하다고 했지? 자 지금 보여주지.”



    “뭐야? 주사? 이건 칼인가?”



    “아니, 전문용어로 메스라고 하지.”



    “이봐, 이걸로 날 난도질 할 작정인거야? 그런가?”



    “그 희대의 살인마가 언론과의 인터뷰 중에서 했던 유명한 말이 하나 있는데 말야. 궁금하지 않아?”



    “이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 칼로, 아니 메스라는 걸로 나를 찌를 건가? 그런가? 그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닌데......”

    “기자는 혹시 살인자체를 즐기는 당신에게도 공포라는 것이 있냐는 질문을 했지. 그러자 살인마가 뭐라고 그랬는줄 알아? 한참 신나게 살인을 저지른 후에 토막을 내며 여흥을 즐기던 도중.....”



    “......”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왔을 때...... 라더군.”



    “아......들?”



    “아빠 지금 어디야? 라고 물어 보는 게 마치 나는 지금 아빠가 하는 짓을 다 알고 있어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더군. 웃기지 않나? 스물 한명이나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토막을 내서 스스럼없이 유기한 희대의 살인마가. 그런 미치광이가 겨우 아들 전화 하나에 벌벌 떨었다는 게 말야.”



    “그, 그래서?”



    “이 주사는 진귀한 약이지. 프로포폴이라고 들어본 기억이 있나? 아마 없을거야. 수면마취제지. 자는 도중에 칼이 자기 배를 갈라내고, 두개골을 열어도 꿈속을 유영하게 만드는 약 중의 약이지.”



    “하하하...... 그래서 나에게 그걸 투약하고, 저 칼로 찔러대겠다?”



    “자네 아들 이름이 석준이던가.”



    “......”



    “제수씨는 처녀처럼 속살이 부드럽더군.”



    “이, 이봐. 잠깐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내 딸은...... 더 없이 착한 아이였는데 말야. 딸아. 네가 어떻게 죽었는지 이제 알았다. 아빠가 못해준 게 너무나 많았는데...... 미안하구나. 그 고통스러웠던 순간에 얼마나 이 아빠를 애타게 찾았을까. 살아서나마 아빠가 너의 고통을 덜어줄게 일평생 네가 받아온 고통을 되새기며 아파하고, 또 아파할게......”



    “어이, 묻는 말에 대답을 좀 해봐! 내 가족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런 거야?”



    “왜? 궁금하나? 그런데 어쩌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설사 여기서 나간다 해도 만나려면 세계 일주를 해야 할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학창시절 개구리해부실습을 기억하나? 선생님 말씀을 한귀로 흘렸다가 마취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배를 갈랐었지.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르는군, 팔딱 팔딱 뛸 때마다 뒤엉키던 분홍빛 내장의 모습이 말야. 의학에 빠져들게 된 것은 아마 그때부터 일거야.”



    “너 이 개새끼!”



    “아아아, 너무 걱정 하지마. 뭐랄까 조금은 인도적이랄까. 나는 너처럼 몰상식한 짓을 하진 않았어. 전공을 아주 자알 살렸을 뿐. 제수씨와 석준이 심장은 아직도 쿵쾅쿵쾅 뛰고 있지.”



    “사, 살아 있나?”



    “단편 적으로는.”



    “그게 무슨 말이야?!”



    “간은 중국에 있을지도 모르겠군. 러시아에서 안구를 구한다던 것 같은데. 먼 친척 중에 신장이 안 좋은 사람이 있어서 말야. 큭큭큭......”



    “이 개새끼야! 으아아아악!”



    “아아 너무 흥분하지 마. 그러다가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을 잊어 버릴지도 모르잖아. 준비 됐어? 흥분 되지 않아? 혹시 그거 알아? 수술중 각성 이란 거 말야. 정신과, 신경은 깨어 있는데, 육체는 자고 있는 현상을 말해. 영화화도 됐었지. 배를 가르는데 그 고통이 그대로 느껴진다더군. 생각만 해도 흥분 되지 않아? 그렇지 않아?”



    “......”



    “프로포폴은 너를 2만번 재우고도 남을 만큼 있어. 그만큼 구하는 건 내게 일도 아니지. 그만큼 구비한 이유가 뭐겠나? 수술중 각성은 확률이 매우 희박해. 0.001% 랬나. 0.0001%랬나. 아! 그건 수학 전공인 네가 잘 알겠군.”



    “......”



    “어때 인간 플라나리아가 될 준비는 됐나? 물이라도 한잔 하고 시작 할 텐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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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대 - 코요태와방3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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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03 22:44:32  124.63.***.69  Alex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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