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란이 세운 요나라에는 비단 거란인만 살지는 않았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여진을 비릇한 여타 다른 민족들도 융화된 국가였는데, 모든 민족이 또 융화된 것은 아닙니다, 가령 여진을 사례로 보자면 숙여진과 생여진으로 나누어볼수가 있겠지요, 전자는 요나라 사회에 상당히 융화된 모습을 보이는 반면 후자인 생여진은 요나라 사회와는 굳이 말하자면 겉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한 생여진은 완안부를 중심으로 통합되었고 고려와의 전쟁을 끝마치고 얼마뒤 이 완안부의 아골타는 요동을 차지하면서 드디어 여진인이 주체가 된 나라 금나라를 건국합니다, 그리고는 송과 연합하여 요나라를 무너뜨리고 이어서 송의 개봉을 점령하면서 화북을 차지하여 북송을 무너뜨리게 되지요.
이러한 금나라는 이전의 요나라와는 같은 배경을 타고 일어선 나라이지만 사뭇 유목민족에 대한 통제 방식이 달랐습니다, 요나라가 연운 16주를 위시한 송나라로부터 얻어낸 영토에만 할당한 군현제와 그 외의 모든 통치 지역에 사용한 전통적 유목민들의 통치체제를 병행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금나라는 철저하게 이전의 중국을 차지한 제국들의 통치 방식 즉 이이제이를 사용했습니다.
강성한 몽골을 제압하기 위해 타타르를 후원하고, 타타르가 강성해지자 몽골과 케레이트를 후원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일시적인 평화를 가져왔지만 반대로 끊임없이 자신들을 뒤흔드는 금나라에 대한 초원의 유목민족들이 가진 반감만을 키워줄따름이었지요, 특이나 암바가이 칸의 일을 잊지 않은 몽골에게 금나라는 여전히 불구대천의 원수인것은 자명한 노릇이었기에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사실 금나라에 대한 전쟁에 앞서 서하를 공격했는데, 이때 서하는 강력하게 금나라의 원조를 요청했습니다,이러한 지원 요청에 대하여 금나라는 서하와 몽골 양 측이 모두 상처입고 쓰러진 양이 되기 원했기에 이이제이를 고수하며 수수방관을 했지만 이는 몽골이라는 초원의 늑대가 금의 서쪽 국경을 고스란히 돌파할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몽골은 결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한편 요나라가 멸망하고 금나라가 들어서면서 피정복민으로 전락한 거란인들은 나날히 강성해지는 몽골의 국력에 따라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부흥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게 됩니다.
금의 통치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야율유가는 본디 금나라의 북쪽 국경을 지키는 천호 중 한명이었지만 몽골 제국이 강성해지며 점차 쇠락해져가는 금나라의 상황을 현장에서 지켜보다 1211년 몽골의 금나라 원정을 틈타 요동 지역 지금의 길림성 일대에서 반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고작 천호가 이끌었던 반란군은 불과 수개월 사이에 10만이라는 엄청난 숫자로 불어나게 되었고 금나라나 몽골 제국 양 측 모두 좌시할수 없는 세력이 되었는데 스스로를 도원수라 일컬었던 야율유가는 1212년 전격적으로 몽골 제국에 귀부하였습니다
이때 몽골측에서 파견한 이가 알진 노얀으로 요하 상류 금산에서 이 들은 동맹을 맺었습니다, 사실 서하의 원정을 제외하고 첫번째 대규모 원정이자 선조와 부족의 원한을 갚음과 동시에 신생 국가로서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금나라에 대한 원정에 있어, 차후의 요동 정벌에 큰 힘이 될것은 차지하더라도 금나라의 변방을 교란시키며 내부의 지원을 끌어낼수 있는 거란과의 동맹은 천군만마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기에 특히나 중요했습니다.
그렇기에 알진 노얀을 보내 원사에 따르자면 금나라가 보낸 60만 대군에 의하여 풍전등화에 놓인 야율유가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며 후에 금나라 원정에 있어 좌익군으로 편성하는 등 관계 형성에 힘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 중요한 임무를 담당했던 알진이라는 인물이 누군가 하자면 여러 글자로 표기됩니다만 단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칭기스칸의 막내 동생 옷치긴과 콩그라트 부의 알치를 음역한 이름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알진이 옷치긴과 알치 중에 누구를 말하는가를 보자면 우선 당시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진과 야율유가가 금산에서 맺은 맹약은 금나라에게 커다란 위기로 다가올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하북과 산서 지역에서 몽골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던 금나라에게 이 일은 동북지역 일대의 행정 및 군사 체계가 마비되는 결과를 초래할수 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속에서도 성평부로병마도총관成平府路兵馬都摠管 호사에게 야율유가를 진압하도록 하였는데, 이때 칭기스칸은 알진 노얀으로 하여금 고전을 면치 못하던 야율유가를 구원토록 하였습니다.
이 들 몽골 거란 연합군은 적길노르에서 금의 진압군에 맞서 크게 승리하였는데, 알진은 갑자기 1213년 2월 부장 한사람을 담당자로 남겨두고 칭기스칸의 부름에 따라 몽골로 돌아갔습니다, 사유를 생각해보자면 1213년 가을 본격적인 출진을 앞두고 열리는 쿠릴타이에 참석하고자 함으로 보입니다, 즉 금국 정벌에 출진하는 알진과 이 알진은 동일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그해 3월 야율유가는 국호를 요로 정하고 왕위에 오르는데, 사건이 더이상 손을 댈수 없이 번져나가자, 금나라는 더 이상 늦기 전에 수습하기 위해 요동선무사 포선만노에게 40만의 대군을 주어 다시 진압에 나섭니다.
>11번 어딘가에 금나라 동경이 있었고 3번 안산시 아래에 해성시 당시에는 등주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포선만노는 귀인현 부근의 강에서 일전을 벌이다 대패하여 금나라의 동경 지금의 요양시로 도망칩니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거기서 반란을 일으켜 스스로를 천왕이라 하고 나라이름을 대진국이라 명합니다, 한편 이렇게 대승을 거둔 야율유가에게 군왕郡王 야시부耶厮不등 휘하 제신들은 이 정도면 해볼만 하다 판단한 것인지 칭제건원을 할것을 건의하나 몽골 제국의 세를 두려워 했던 야율유가는 와병을 핑계로 몽골로 도망가고 말지요.
이렇게 도망간 야율유가가 칭기스칸을 알현하고 몽골의 궁궐에 머물던 1216년 야시부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돌연 황제를 자칭하고 등주 지금의 해성에서 대요수국의 건국을 선언합니다, 즉 야율유가는 요동의 기반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 것이지요, 그렇지만 얼마 못가 황제가 암살당하는등 내분으로 건국된지 몇년이나 됬다고 나라는 산으로 가기 시작했고, 이 틈을 노려 다시금 요동의 기반을 탐내던 야율유가와 몽골군은 대요수국을 공격하여 무너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대요수국의 잔당들은 쫓기고 쫓겨 고려로 오게 되는데 1218년 몽골군의 고려 침입은 바로 이 들을 잡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문제는 일단 여기서는 넘어가고 아무튼 1219년 요동 지역의 모든 거란인들은 야율유가를 중심으로 통합되게 되지요.
한편 이 때 징기스칸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보면 1214년 금의 수도 중도를 점령하면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하자, 1216년 사준 중 한명인 무칼리에게 명하여 본격적으로 요동 정벌에 나서기 시작합니다, 이에 저항하던 포선만노는 더 이상 저항이 불가능한 상황에 봉착하자, 아들을 인질로 삼아 몽골 제국에 항복하게 되는데, 이후 몽골군이 요동 지역에서 철수하자 휘하 세력을 이끌고 동쪽으로 이주하여 두만강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네 이 들이 바로 고려의 기록에 나오는 동진국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동으로 가서도 고개를 숙일줄을 몰랐기에 1218년 다시금 공격을 받아 몽골 제국에게 복속되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이렇게 포선만노와 야율유가를 통해 요동에 세력을 확충시킨 몽골은 이제 고려로 침입하게 되는데, 그에 앞서 알진에 대해 다시 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만...글이 길어지니 다음 글에 잇겠습니다.
주석
1. 영문지도의 키탄은 거란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중국식으로 요나라 라고 불렀지만 그 들 자신은 카라 키탄 Kara Khitan 즉 대 거란이라 자칭했습니다, 또한 표시된 영토는 생각보다는 작습니다만 말 그대로 직접 다스리는 범위입니다, 그러니까 이 들은 양념반 후라이드반 같은 개념으로 정주민족 반 유목민족 반을 고수한 까닭에 요나라의 통치를 받던 유목민족들의 활동 범위를 넣으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까지 갑니다.
괜히 송나라와 100여년을 대립할수 있었던게 아니지요.
2. 금나라 역시 중국식 표현으로 본디 여진족이 불렀던 이름은 아이신 구룬Aisin Gurun 입니다, 다만 이 경우는 음차가 적절한게, 강철의 나라라는 뜻이니 한자로 금나라가 맞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