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친하다는 이유로 자꾸 너를 못 잊어버리게 만들어
왜 술먹고 꽐라되서 내 이름 부르면서 나만 찾았어?
술자리에서 웃고 떠들면서 자꾸 어깨 감싸안고..
산책할때 남자애들끼리 게임얘기 하길래 그냥 혼자 생각하면서 걷고 있는데
제일 오른쪽에서 걷던 니가 제일 왼쪽에서 걷던 나한테 일부러 와서
너도 게임 시작해 같이하자 하면서 또 어깨 감싸안고..
하나하나 이유를 갖다붙여서 망상을 하는게 지겨울 법도 한데 끝이 없어
그럴수도 있지 하고 생각하는 것도 잠깐이야
이 온갖 망상들 중에 진짜인게 과연 하나라도 있었을까
너는 쑥맥이니까 진짜 좋아하는 여자한테는 그렇게 못 하겠지
친해서 그러는걸 알면서도 포기를 못 해
내가 어떤 노래 들으면서 너무 좋다고
진짜 달달하고 연애하고 싶게 만드는 노래라고 엄청 좋아했었는데
평소에 시끄럽고 빠른 템포로 쾅쾅거리는 음악만 듣던 니가
공연때 그 노래 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니고
차 안에서도 그 음악 트는거 보고 잠깐 설렜었는데
그 자리에 다른 여자애도 있었고 걔도 그노래 좋다고 나랑 같이 꺅꺅댔으니까.
그 예쁘고 애교있는 애 정말 부럽다
걔는 남자친구도 있는데 너의 관심까지 가져가게 된걸까?
뭐 니가 걔한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그건 상관없어
어차피 나는 아니라는게 요점이지.
한번도 나였던 적이 없어
너가 여자친구 생겼을때도 마음이 엄청 무거웠어
나는 그렇게 숨기려고 발버둥쳤던 감정인데
누군가는 니 마음을 참 쉽게 가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그 애랑 헤어졌을때 겉으로는 위로했지만 속으로는 안심했어
나는 너가 나를 안 좋아해도 괜찮으니까
적어도 서로 떨어져 살때까지는 너가 연애 못 했으면 좋겠어
미안해 친구인척 위해주는척 해서.
근데 나는 너의 행복을 빌어줄만큼 착하지 않아
내가 사고쳤을때나 너한테 장난걸때, 아니면 짜증내고 찡찡댈때
너땜에 못살겠다는 듯한 얼굴로 날 쳐다보면서 웃어주는게 좋아
그냥 계속 그랬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