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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하우스 다운 White House Down”,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하면 떠오르는 오락성의 물량공세는 자제된 채로 균형잡힌 메세지와 아기자기한 장치들이 잘 활용된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찾아보니 이 작품의 작가인 제임스 밴더빌트는 “조디악 Zodiac”을 써 냈고 이번에 제작자로도 참여했더군요.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메시지는 “다크나이트” 이후로 여러 영화에서 주제로 자주 사용되고, 최근에는 “맨 오브 스틸”에서도 전면에 나온 바 있는 “희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여기에 우리가 처한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바꾸려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희생”을 감내할 용기를 가져야 하고, 그런 이들의 동지의식이 결과를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에 저는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면장면 이어지는 도중에 나오는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특히 제임스 우즈의 초반 연기는 세밀하면서도 눈에 띄는 훌륭한 복선들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외에도 복잡하게 얽히는 상황들을 강속구로 돌파해 나가면서도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별로 상관없는 부분인지도 모르겠지만, 키스신이 없는 영화라는 점(!)도 기억해둘만 하지 않나 싶네요.
오바마 정부도 피해가지 못한(혹은 않은) 중동파병과 방위산업체로 대변되는 기존 체제의 옹호자들이 구축한 시스템, 그리고 정부 내 파벌과 정보원의 활동 등 사회 현실도 조목조목 짚고 있는 “화이트 하우스 다운”을 보면서 이야기에 구멍이 많다고 하실 분들이 없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비롯한 상상력의 산물인 창작물들에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기 전에 우리 삶은 얼마나 합리적인 설명을 우리에게 해 주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물론 현실의 불확실성에 지쳐서 영화에서까지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백악관 최후의 날”과 다른 영화입니다. 제작사간 경쟁으로 빚어진 '비슷한 영화로 맞불놓기'로 이렇게 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화이트 하우스 다운”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내한하여 밝힌 바와 같이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미국 내부적으로 사건이 생긴다는 점이 북한의 테러를 소재로 한 “백악관 최후의 날”과 다릅니다.
영화관람에 도움되시길 바랍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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