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들의 가상 수다] 박지성-앙리-아데바요르 PC방서 만나다
[스포츠조선 2006.02.28 11:58:12]
킬러들의 가상 수다
박지성-앙리-아데바요르 런던 PC방서 만나다
앙리 "너흰 관심없어…우린무조건 우승"
지성 "입조심해! 2002년 꼴 당하지말고"
아데 "토고도 있다 … 검은돌풍 몰아칠걸"
앙리 "제발, 집안싸움이나 해결하시지…"
독일월드컵까지 앞으로 100일. G조에 편성된 한국, 프랑스, 토고의 최고 킬러 1명씩이 모였다. 장소는 영국 런던 중심가에 위치한 PC방.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 (한국, 맨유), 티에리 앙리(프랑스, 아스널), 엠마뉴엘 아데바요르(토고, 아스널)가 '킬러들의 수다'를위해 가상의 대화방에 모였다. 스위스는 불참했다. 대표 공격수가 프리미어리그에 없으니까.
아데 "난 이제 스물둘…부담없이뛸거야"
지성 "어린 나이에 왜 감독이랑 싸우냐?"
앙리 "토고 이번이 마지막일걸 …잘해라"
◎"얘들아, 까불지 마라. 우리 목표는 우승이야."
앙리: 지성, 시골(맨체스터)에서 오느라 수고했다. 좀 멀지.
지성: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앙리. 우리(맨유) 칼링컵에서 챔피언 먹은 거 봤지. 너흰 올해 우승 트로피 만질 수나 있겠어.
아데바요르: 월드컵 얘기하려고 모인 거 아냐. 우리는 독일월드컵에서 검은 돌풍을 주도할 거야. 마치 4년전 세네갈이 8강에 갔듯이 말이야.
앙리: 야, EPL 신출내기. 토고 때문에 요즘 인터넷 사이트 난리 났더라. 케시랑 너랑 그렇게 싸웠냐. 집안싸움 조용히 해결해라. 한국축구팬들 신났다.
지성: (특유의 말투로) 한국은 월드컵 경험, 해외파들의 기량 등 모든 면에서 토고에 앞서기 때문에 내분에 상관없이 첫 경기(6월 13일프랑크푸르트)에서 이길 수 있어. 우리 목표는 16강 진출 이상이야.
아데바요르: 케시 얘기는 이제 그만. 우리 새 감독(오토 피스터) 왔어. 우리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거야. 한국, 프랑스 모두 긴장하는게 좋아.
앙리: 프랑스는 너희들에게 관심 없어. 스위스가 조금 무섭지만 우리 목표는 우승이야.
◎누가 누가 잘 하나.
지성: 앙리. 몸조심 하는 게 좋아. 영표형이 너 막을 수 있대. 1대1 방어는 힘들어도 협력수비로 나서면 너도 별 수 없잖아.
아데바요르: 그건 그래. 앙리는 공간이 없으면 치고 들어갈 수가 없어. 마치 유로2004에서 그리스에게 막힌 것 처럼….
앙리: (얼굴이 달아오르며) 한-일월드컵, 유로2004는 잊었다.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을 거야.
지성: 야 앙리. 놀고 있네. 그거 네 광고 문구랑 비슷하다. 말만 키우지 말고 실력을 길러라.
아데바요르: 난 올해 아주 감이 좋아. 몸값 제대로 받고 이적했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 골맛 봤지. 적응 속도가 빨라.
앙리: 나도 그래. 부상에서 회복된 후 더 빨라진 것 같아. 레알 마드리드전(2월 22일 1대0 승)에서 기록한 골 봤지.
지성: 자신만만하군. 그럼 나도. 맨유에서 갈고 닦은 돌파와 드리블 실력을 기대하라구. 앙리, 네 친구 루이 사하가 내 얘기 하지 않든….
◎포스트 독일월드컵
아데바요르: 아무튼. 월드컵 끝나고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 때는 지금과 많이 달라지겠지.
앙리: 너 나랑 아스널에서 주전 경쟁하겠다는 거냐. 어림없는 소리. 내가 레알 마드리드로 가면 모를까.
지성: 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거야. 한-일월드컵 이후 처럼 말야. 맨유의 확실한 주전!
아데바요르: 난 겨우 스물두살이야. 형님들보다 아주 젊지. 이번이 아니어도 괜찮아. 부담없이 뛸거야.
앙리: 토고가 다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겠어. 이번에 잘해라. 마지막일 수 있어.
지성: 나도 동감. 아데바요르, 넌 어린 나이에 감독이랑 싸우고 너무 건방져.
(한치의 양보 없는 팽팽한 입씨름은 여운만 남긴 채 끝났다. 결국 6월 24일 G조 예선이 끝나면 3명의 희비는 갈린다.) < 노주환 기자 no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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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하러 뛰어다니지 않아도 된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