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스압, 의식의 흐름주의
2013년 2월 졸업을 했다. 그러니까, 2012년 가을부터 취업 준비를 했었다.
그때랑 지금은 전혀 다른 곳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취준생인 건 마찬가지니까
취업준비를 한지 딱 2년이 되는 셈이다.
최근에 느낀 건데, 이 2년을 보내면서 성격이 나빠져 가는 것 같다.
원래 나빴던 부분은 더 심해지고, 원래는 없었던 증상도 생겼다.
몇 가지를 꼽아 보자면,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계속 파먹히고 있다. 밤벌레에 파먹히는 밤 같은 기분이다. 벌레는 통통해져가고 나는 비어간다.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은 계속 떨어지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자기 확신이 되지 않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내 가치를 물어보게 된다.
그리고 감정 기복이 매우 심해졌다.
뭐 원래 그런 사람이었지만; 원래는 아닌데 요즘은 그렇다는 주위 사람의 의견도 있는 걸로 보아서 최소 더 심해진 건 사실인 것 같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의 말 한 마디에 하루종일 울기도 하고
뭐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가 24시간 후에는 뭐라도 다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뭐 하여튼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한다. 근데 지옥에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까지 걱정도 굉장히 늘었고 맨날 한숨쉬고 갑자기 눈물나고
뭐 머리숱도 줄었다는데 그건 동생이 생각할 때 괜히 언니가 안쓰러우니까 그렇게 보이는거겠지.. 진짜 줄진 않았을거야
아 진짜로 줄어든 게 있긴 하다 통장 잔고
시발 헤헤^^
겨우, 2년만에 겨우, 조금만 더 가면 성공할 수 있는 곳까지 왔다.
누군가는 여기까지만이라도 가 보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 그런 곳까지 왔다.
이제 한 걸음.. 아마 한 걸음만 더 가면 되는데
2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어떤 것이 내 등뼈를 으스러트릴 것처럼 짓누른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하면, 지쳤다.
뭐 사실 여기서 성공한다고 해서 당장 연봉 5천에 짜라라란~ 한 것도 아니고... 시작하면 또 이 업계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야되는데
아 진짜 지겹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넘어야 할 산이 많냐고 묻고싶다
닝겐이 불쌍하지도 않습니카 뭐하러 만든겁니카 신이여.... 인생 뭐할라고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습니카 그리고 사이보그009는 왜 신극장판이 나왔나요 그건 진짜 개존구였는데
새삼, 임용고시 마지막의 마지막.. 뭐더라 3차 면접?
에서 떨어진 다음에 다시 심기일전해서 그 다음해에 붙었던 우리 사촌오빠가 존경스럽다.
시발 독하네;;;; 난 지금 이 단계에서 알짱알짱거리는 것만으로도 기 다 빨려서 이렇게 여기서 익명으로 징징거리고 있는데;;;;
아니면 우리 오빠도 오유 고게에서 익명으로 징징거려 가면서 시험 준비를 한 걸까.. 그건 모르겠네
지쳤다고 포기할 수 있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하면 요 몇 달 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같이 하는 친구한테도 말 못하고, 나를 응원해주는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말 못하고,
그냥 속으로 계속 썩히면서 또 준비는 준비대로 하고 그랬다.
분명히 꿈이었는데... 아니, 지금도 꿈인데, 하고 싶은 일인데
남들은 꿈이 없어서 걱정이라는데 난 확실하게 꿈이 있고 꿈을 위해 노력했고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이렇게 결승점 바로 앞에서 픽 쓰러져서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마라톤 선수같은 모양이 되고 싶지 않아서
이를 득득 갈면서 울고불고 핫식스 마셔가면서 꾸역꾸역 해내고 있는데
아 진짜...
지겹다.
커피 말고 맥주나 사올걸...
결론은
취준땜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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