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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245101
    작성자 : 익명Z2Jla
    추천 : 10
    조회수 : 871
    IP : Z2Jla (변조아이피)
    댓글 : 69개
    등록시간 : 2014/10/30 01:41:02
    http://todayhumor.com/?gomin_1245101 모바일
    취준 2년째, 성격이 이상해져간다(스압)
    멘붕, 스압, 의식의 흐름주의





    2013년 2월 졸업을 했다. 그러니까, 2012년 가을부터 취업 준비를 했었다.

    그때랑 지금은 전혀 다른 곳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취준생인 건 마찬가지니까

    취업준비를 한지 딱 2년이 되는 셈이다.





    최근에 느낀 건데, 이 2년을 보내면서 성격이 나빠져 가는 것 같다.

    원래 나빴던 부분은 더 심해지고, 원래는 없었던 증상도 생겼다.

    몇 가지를 꼽아 보자면,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계속 파먹히고 있다. 밤벌레에 파먹히는 밤 같은 기분이다. 벌레는 통통해져가고 나는 비어간다.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은 계속 떨어지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자기 확신이 되지 않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내 가치를 물어보게 된다.

    그리고 감정 기복이 매우 심해졌다.

    뭐 원래 그런 사람이었지만; 원래는 아닌데 요즘은 그렇다는 주위 사람의 의견도 있는 걸로 보아서 최소 더 심해진 건 사실인 것 같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의 말 한 마디에 하루종일 울기도 하고

    뭐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가 24시간 후에는 뭐라도 다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뭐 하여튼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한다. 근데 지옥에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까지 걱정도 굉장히 늘었고 맨날 한숨쉬고 갑자기 눈물나고

    뭐 머리숱도 줄었다는데 그건 동생이 생각할 때 괜히 언니가 안쓰러우니까 그렇게 보이는거겠지.. 진짜 줄진 않았을거야

    아 진짜로 줄어든 게 있긴 하다 통장 잔고

    시발 헤헤^^




    겨우, 2년만에 겨우, 조금만 더 가면 성공할 수 있는 곳까지 왔다.

    누군가는 여기까지만이라도 가 보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 그런 곳까지 왔다.

    이제 한 걸음.. 아마 한 걸음만 더 가면 되는데

    2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어떤 것이 내 등뼈를 으스러트릴 것처럼 짓누른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하면, 지쳤다.

    뭐 사실 여기서 성공한다고 해서 당장 연봉 5천에 짜라라란~ 한 것도 아니고... 시작하면 또 이 업계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야되는데

    아 진짜 지겹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넘어야 할 산이 많냐고 묻고싶다

    닝겐이 불쌍하지도 않습니카 뭐하러 만든겁니카 신이여.... 인생 뭐할라고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습니카 그리고 사이보그009는 왜 신극장판이 나왔나요 그건 진짜 개존구였는데

    새삼, 임용고시 마지막의 마지막.. 뭐더라 3차 면접?

    에서 떨어진 다음에 다시 심기일전해서 그 다음해에 붙었던 우리 사촌오빠가 존경스럽다.

    시발 독하네;;;; 난 지금 이 단계에서 알짱알짱거리는 것만으로도 기 다 빨려서 이렇게 여기서 익명으로 징징거리고 있는데;;;;

    아니면 우리 오빠도 오유 고게에서 익명으로 징징거려 가면서 시험 준비를 한 걸까.. 그건 모르겠네






    지쳤다고 포기할 수 있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하면 요 몇 달 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같이 하는 친구한테도 말 못하고, 나를 응원해주는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말 못하고,

    그냥 속으로 계속 썩히면서 또 준비는 준비대로 하고 그랬다.

    분명히 꿈이었는데... 아니, 지금도 꿈인데, 하고 싶은 일인데

    남들은 꿈이 없어서 걱정이라는데 난 확실하게 꿈이 있고 꿈을 위해 노력했고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이렇게 결승점 바로 앞에서 픽 쓰러져서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마라톤 선수같은 모양이 되고 싶지 않아서

    이를 득득 갈면서 울고불고 핫식스 마셔가면서 꾸역꾸역 해내고 있는데

    아 진짜...

    지겹다.

    커피 말고 맥주나 사올걸...




    결론은

    취준땜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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