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다음달까지 국제 채권단 중 한곳인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할 자금이 없다고 밝혔다. 채무불이행(디폴트)과 이에 따른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니코스 부치스 그리스 내무장관은 24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 민영 방송국인 메가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다음달 5~19일 사이에 4차례에 걸쳐 갚아야할 16억유로(약 1조9300억원)가 없다며 "상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IMF와 유럽연합(EU)이 그리스에 지나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국제 채권단과의 새로운 타결 없이는 상환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채권단인 '트로이카'는 IMF와 유럽중앙은행(ECB), EU 집행위원회로 구성돼있다.
그리스가 다음달에 갚지 못해 디폴트에 빠질 경우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과 이에 따른 자본 통제등으로 인해 이미 재정위기 상태인 경제를 더욱 심화 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는 '그렉시트'로 그리스 뿐만 아니라 유럽 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영국 BBC방송은 "부치스는 시리자당 내부에서도 가장 극좌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최측근이라며 이번 발언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자신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장관들이 돌출발언을 하도록 놔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치프라스 총리 측근의 말을 인용해 현재 협상이 순조롭지 못하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강경해지면서 그리스 정부가 수주내 큰 리스크가 발생할 것을 각오하는 듯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치프라스 정부는 IMF의 강경함에 당혹스러워 하면서 요구를 완화시키기 위해 미국을 설득시키려 시도하고 있다.
지난 1월 총선에서 긴축반대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한 시리자당은 노동시장과 연금제도 개혁등 채권단의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해왔다.
현재 그리스의 연금 수혜자는 290만명, 공공근로자 규모는 60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그리스 경제는 현재 실업률이 26%,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177%에 이르고있다.
그리스의 총 부채는 3200억유로(약 386조원)이며 독일로부터만 구제금융 560억유로(약 68조원)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