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맙다는 말 남기고 싶어서 익명으로 글 쓰네요.
제 얘기를 간단히 하면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많이 없었어요.
좋은 대학교에 가야했기 떄문에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서는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기 위해 밤새 공부하고, 장학금도 받아가면서 학교를 다녔어요.
과는 처음에 제가 좋아서 선택한거였는데
4년동안 공부하다보니 '이게 내 평생 업이라면 행복할까'라는 회의감과 의구심이 들더라구요.
자취를 하다가 졸업유예를 걸어놓고
부모님집으로 들어와서 취업준비를 했는데 상반기, 하반기 전부 서류에서 광탈
전공, 취업에 마음이 없으니 자소서도 잘 안써지고 계속 방황을 헀어요.
그 와중에 시작하게 된게 오유인데 그전까진 눈팅만하다가
하나..둘씩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내 이야기, 내가 만든 음식 사진, 우리집 강아지 등등
그 중에서도 제가 만든 요리를 올렸을때 칭찬해주는 댓글이 달리고,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해주더라구요
그러다보니까 괜히 더 욕심이 나서 자취할때는 해보지 못했던 요리도 해보고
처음 해보는 요리도 도전하고....
이전까지 엄마는 제가 요리하는걸 별로 안 좋아해줬었고
자기 입맛에는 별로라고 말하셔서 제가 요리하는거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만들면 저 혼자 먹었어요.
근데 요리게에 글을 올리면서부터 많은 요리를 해보고
음식을 자주 하닫보니 다른 사람들 초대해서 먹어보게 하고
친구들도 불러서 해주고, 엄마 외에 다른 가족들에게도 해줬는데
다들 하나같은 반응이 "정말 맛있다, 밖에서 파는 것보다 맛있다" 였어요.
발품 팔아가면서 식재료를 구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을 오유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줬을때
'난 이걸 좋아하는구나' 싶더라구요
스물다서해가 지나도록 저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모르고 있었어요
누가 제게 넌 뭘 좋아하니 라고 물었을 때 제가 항상 하는 대답이 있었는데
"나는 별로 좋아하는게 없어..."에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몰랐으니까 나올수 있는 대답이 이것뿐이었어요.
근데 취업 준비하면서 쉬는 동안
요리를 꾸준하게 하고, 오유에 올리면서 칭찬을 받고....
그 덕분에 자신감이 생겨서 주변사람들에게 맛보게하고
엄마가 며칠전에 하시는 말이
"너가 이렇게 요리하는거 좋아하는거 알았으면 진작에 이쪽 길로 나가게 할걸 그랬다"
저는 엄마가 이 이야기를 하셨을 때 너무 깜짝 놀랐어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부모님도 모르셨고, 저 조차도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몰랐었는데
엄마가 보기에도 제가 음식을 만들 때 행복해보였었나봐요.
그래서 저는 오늘 마음을 굳혔어요.
전공 4년이 아까워서 계속 붙들고 있느니 내가 하고 싶은거 해보자.. 한번 부딪혀보자
그래서 아주 작게, 소소하게 음식 파는걸 해볼까 합니다.
다행히 가족중에 작게 까페 운영하는 사람이 있는데,
브런치 메뉴, 저녁메뉴 개발해서 시작해볼까해요.
시작하기 전에 커피숍 단골손님들에게 테스팅도 해보고
메뉴 선호 조사도 해보고...
또 정식적으로 배운적은 없으니까
요리학원 다니면서 틈틈히 배우려구요,
20대 중반이란 나이에 늦으면 늦다고도 할 수 있지만
어떻게든 도전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오유, 오유가 아니었다면 제가 이렇게 도전할 수 없었을거에요.
제가 정말 잘된다면 나중에 자랑게에 글 올릴게요.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