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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hil_12203
    작성자 : 푸쉬킨
    추천 : 13
    조회수 : 1454
    IP : 115.136.***.138
    댓글 : 33개
    등록시간 : 2015/08/17 14:45:27
    http://todayhumor.com/?phil_12203 모바일
    블랙넛 가사는 표현의 자유입니다. 김일성 만세.
    김일성 만세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김일성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

    - 1960년 김수영


    언론의 창달과 학문의 자유는 이러한 자유로운 비판의 기회가 국가적으로 보장된 나라에서만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검열이란 정부 기관이나 영진위, 기윤실, 유림 따위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검열은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이미 존재하며, 
    자기 검열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검열이다. 글쓰는 사람이 조건반사처럼 글을 쓰면서, 심지어 혼자 생각에 잠겨 있을 때조차 
    스스로의 글과 생각을 제한해야 한다면, 거기엔 실질적인 검열이 없더라도 언론 자유가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가령 불평은 있지만 검열 때문에 불평을 말할 수 없는 오웰의 『1984』보다 
    불평 자체를 느끼지도 못하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더 끔찍한 세계다.

    - 1960년 9월 20일 김수영


    1990년대 즐거운 사라라는 소설이 나왔을 때 

    그 소설의 내용이 음란하다는 이유로 

    소설 작가인 마광수는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어 내게 거짓말을 해봐 라는 소설이 나오자 

    같은 죄목으로 장정일 작가도 구속이 되었습니다. 


    당시 영화관에 올려지는 영화들은 

    다 큰 성인이 보는 영화라 할 지라도 

    봐도 되는 영화와 봐서는 안되는 영화를 

    국가에서 결정하여 보도록 '허락' 해주던 시절이죠 

    사전검열의 시대입니다. 


    다시 10년의 세월 사회의 끊임없는 투쟁과 민주화의 결실로 

    사전 검열이 폐기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블랙넛 가사의 논란에 대한 

    사회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글을 얼마전에 보고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강제적 사전검열이 폐기된 지금 시대 

    김수영이 말한 자발적 사전검열을 

    지금 시대 우리가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입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의미하는 자유란 

    절차적, 형식적 자유를 말하는 것이지 

    내용의 정당성을 부여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에 

    표현의 자유 역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존중되어지게 된다는 한계점도 분명 있습니다. 

    타인의 권리가 침해 되었을 때 법이라는 최후의 수단으로 

    구제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자유는 어떤 이유에서든 제약되어선 안됩니다. 

    한 사회가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고 건강해지는 힘은 

    다양성의 존중에서 시작하고 

    표현의 자유는 사회의 발전을 담보하는 그 다양성이

    공론의 장으로 나오는 활로이기에 때문입니다. 


    사회의 각층, 각 부분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의견은 

    심지어 부정적인 주장일지라고 

    그것이 정보의 부족일 수도 있고 

    그것이 증오심의 표출일 수도 있고 

    그것이 오해에 비롯된 착각일 수도 있지만 


    이런 요인들이 치유되는 것은 

    그것이 금지되고 표출이 가로막히는 것이 아니라 

    공론의 장에서 그것이 상호간 존재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사회의 다양한 의견의 교환과 건전한 양식으로 논의가 될 때 

    비로소 그에 대한 건강한 대안도 함께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의미가 진정 무서운 이유는 

    그 제한되는 대상이 비단 최초의 대상이 된 한 가지에 멈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1960년 "김일성 만세"를 언론의 자유라고 외쳤던 김수영 역시  

    당시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그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외쳤고 

    김수영의 시는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그후 4년 뒤 민주정권이던 장면 내각이 쿠데타로 붕괴되고 

    이어 집권한 군사정부 치하에서 김수영은 다음과 같은 시를 씁니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십오원 짜리 갈비가 기름덩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원을 받으려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 1964년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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