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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빵 (Ahn_bbang)
2010년 9월 16일.
중앙동 부산 백산기념관 옆에서 첫발을 내 딛었습니다.
그해 겨울엔 눈도 많이 왔었죠.
직장인들이 간단하게 드실 수 있는 샌드위치 전문점으로 여러분들께 다가갔습니다.
초 고퀄까진 아니지만 커피에도 많이 신경을 썻지요.
얼음 굵기 하나에도 몇일동안 머리를 굴렀었답니다.
중앙동에 자리를 틀은지 채 1년도 되기전에 지금의 안빵 남포점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처음 중앙동에서 안빵을 시작할때도 1년안에 좀 더 큰 가게로 옮기리란 목표가 있었는데 조금 일찍 목표 실현을 할 수 있었지요.
중앙동 안빵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메뉴들을 많이 내놓았습니다.
샌드위치는 호밀빵을 베이스로 모든 재료가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물론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상승도 있었지만요 ^^::)
중앙동 안빵과 가장 달랐던 점이 바로 '식사메뉴' 였습니다.
샌드위치와 음료만 취급하던 안빵에서 밥메뉴까지 소개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심야식당에서 나왔던 어제의 카레도 바로 그런 메뉴중 하나였습니다.
카레 전문점이 아니었기에 매일 매일 카레를 준비해놓자니 재료의 질과 보관이 문제였답니다. 그로 인해 나온 대안이 '어제의 카레'
하루전에 주문만 해 놓으시면 그에 맞춰 재료를 구입해서 카레를 만들고 하루 숙성시켜 내어드렸지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란 손님들로썬 다소 불편한 시스템 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선택해주셨던 메뉴였습니다.
올초에 출시되었던 '응답하라 안빵팸'
안빵의 모든 메뉴들은 거의 다 안빵 내외의 입맛에 기인한것들이었습니다.
우선 내가 맛이 있다고 느끼지 않는 메뉴들은 손님들에게 내어드릴까 말까 고민할 가치 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쥔장입니다. 안빵팸도 바로 그런 부분이 많이 적용되었지요.
평소 소위 스팸류 햄들을 즐겨 먹는 쥔장이었기에 기존 안빵 볶음밥에 적용시키면 어떨까 했던...
사실 그리 엄청난 아이디어까진 아니었지만 네이밍 공모등을 하며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인지 상당히 반응이 좋은 메뉴가 안빵팸이었습니다.
쥔장도 자주 먹구요 ^^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대란을 만든 파베초콜릿.
사실 파베 초콜릿은 만드는법이 그리 어렵거나 한것은 아닙니다.
다만 개인 취향에 맞춰 여러 재료들의 함량을 달리 함으로써 맛의 차이가 조금씩 난다 정도... 혹은 토핑 재료의 차이도 있답니다.
안빵 파베의 탄생 배경은 맛이나 개인 취향이 우선이었다기 보단 기존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판매중인 초콜릿 가격에 놀라서 였습니다.
안빵을 시작하기 전부터 카페 투어를 자주 다닌 쥔장은 카페 메뉴들의 가격 거품에 늘 혀를 내두르기 바빳답니다.
거품을 걷어내고 많은 분들께 보다 저렴하고 보다 더 좋은 재료의 음식을 내어 드리겠단 작은 꿈을 실현 할 수 있었던 곳이 안빵이었지요. 파베 초콜릿도 바로 그런 메뉴였습니다.
각종 기념일엔 하루 종일 초콜릿만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비오는 날엔 하나씩 서비스로 내어드리는 녀석이기도 합니다.
안빵 남포점 최고의 인기메뉴라고 할 수 있었던 '옛날 팥빙슈'
어린시절 빙수에 팥만 올리고 우유나 연유 조금에 콩가루를 듬뿍 얹힌 팥빙수를 매우 좋아했던 쥔장입니다. 그리고 싸꾸려같은 빙수 젤리와 떡도 잊을 수 없던 추억이었지요.
초기 안빵빙수와 지금의 빙수는 디테일이 많이 달라졌지만 아무튼 그런 컨셉으로 만든 메뉴였습니다. 양은 그릇으로 용기가 바뀌니까 많은 분들이 더 좋아하셨던.. 그리고 이후엔 빙수떡도 직접 만들어서 고명으로 올렸답니다.
아!! 그리고 콩가루는 시골에서 직접 기른 재료들로 빻은 것이었구요~
안빵 포장제품의 베스트셀러는 레몬절임 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첨가물 없는 레몬절임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지요.
이후 무농약 고흥유자로 담근 유자절임과 자몽절임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답니
다.
플로리다산 자몽으로 만든 자몽절임
이 메뉴도 빼놓을 수 없었던 메뉴였습니다.
일명 '베트남커피'
엄밀히 얘기하면 '베트남식 커피' 입니다.
'핀' 이라는 드리퍼를 이용해서 아이스 라떼를 만들어낸 커피인데요.
많은 분들이 신기해 하기도 하셨고, 직접 내려본다는 재미도 더해진 메뉴였습니다.
이 메뉴의 특성상 연유가 어느정도 사용이 되는데요, 기성제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연유 역시 직접 만들어서 제공했답니다. 물론 이런 설명을 다 들으신분도.. 그렇지 못한분도 계시긴 하지만요 ^^;;
이후 핀드립을 이용한 더치 커피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답니다.
안빵의 많은 메뉴들은 '마데 인 시골 (made in Sigol) 재료들을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볶음밥에 들어가는 쌀도 직접 농사짛어 현미도정을 한 쌀이었구요,
항상 완벽하게 공급받을 순 없었지만 양상추도 직접길러서 샌드위치를 채운적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의 메뉴인 매실 역시 그랬습니다.
시골에서 수확한 매실을 원액으로 뽑아내 최소 1~2년 숙성시킨 녀석들만 가져와 메뉴로 만들었지요.
매실차는 매니아분들이 제법 있으셔서 후엔 원액도 판매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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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안빵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안빵 냥이들...
치노는 2011년 2월 7일 안빵 식구가 되었습니다.
지인분이 집에서 기르시던 냥이가 새끼를 많이 낳았다는 소식에 얼떨결에 분양 받게되었지요. 새까만 턱시도 차도녀 냥이 치노.
몸집도 작고 시크한 도도함을 간직한 고양이다운(?) 아이랍니다.
치노로 인해 안빵이 더 유명해졌다는건 부정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치노를 사랑해 주셨지요 ^^
안빵 대장 '카푸' 는 치노와는 너무 다른 성격으로 간난냥이때부터 저희를 여러번 멘붕에 빠뜨렸었답니다.
치노완 다르게 무지막지한 활동성과 식성, 그리고 사람을 좋아하는 독특한 냥이였습니다. 활동량이 워낙 많다보니 사고도 많이 치고 그만큼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언제나 씩씩한 모습에 애정을 안줄래야 안줄수가 없었지요, 게다가 잘 생겼다능.... ^^;;
요즘엔 덩치가 너무 커져서 정말 호랑카푸가 되어버렸지만 가필드 만큼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세번째로 안빵 식구가 된 샤키는 여러모로 카푸를 쏙 빼다 닮았습니다.
마구 들이대는 성격과 적당한 성깔, 그리고 귀욤귀욤 표정 연기와 억울한 표정연기까지.. 심지어 걷는 모습도 카푸를 따라한답니다.
안빵에 들어온 날부터 손님을 먼저 반겨주는건 다름아닌 욘석 이랍니다.
요즘은 살이 좀 쪄서 다소 둔해진 느낌도 나지만 여전히 사랑스러운 막둥입니다.
셋째 아키는 상처를 입고 구조된 냥이었습니다.
안빵으로 올땐 상처 치료를 마친 후였지만 어느정도 성장을 한 상태였기에 치노, 카푸, 샤키를 상당히 경계했었답니다.
물론 지금도 카푸와 친하게 지내고 있진 않습니다.
그렇게 뒤늦게 다른냥이들과의 생활을 비롯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야했던 아키였지만 다른 안빵냥이들처럼 사람을 잘 따르고 다른 어떤 녀석들보다 소리로 자기 의사표현을 많이 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던 녀석입니다.
가끔 엉뚱한 행동을 해서 멘붕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애정을 달라는 구애의 몸짓을 보내는, 늘 사랑받고 싶어하는 아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안빵식구가 된 로미입니다.
안타깝게도 로미는 안빵에 오기전에 입양과 파양을 자주 거쳤던 모양인지 언제나 애정에 굶주려 있답니다.
그래서 항상 손님들에게 안겨있는 것을 좋아하는 로미...
안빵 첫째인 치노보다도 나이도 많고, 다른냥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진 않지만,
여묘로써의 교태와 애교가 철철 넘쳐 싫어 할 수가 없는 아이랍니다.
돌이켜보니 짧다면 짧고 길었다면 길었던 약 3년여...
안빵은 이제 곧 다가올 9월 말에 영업 종료를 합니다.
(개인사정으로 8월부턴 오후 영업만 하고 있습니다.)
그간 많은 분들이 안빵을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머리 조아려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여건만 갖춰지면 다시 돌아오겠단 약속도 드립니다.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 안빵 쥔장 나르는쏭군 -
special thanks to.
안빵에 좋은 식재료를 아낌없이 제공해주셨던 합천 시골집 아버님, 어머님
좋은 원두를 공급해주신 '마크 커피 로스팅' 차영빈 사장님
운영 노하우와 아이디어, 메뉴 창작에 도움 주셨던 '카페 온유' 이정훈 사장님
SNS 홍보 관련해 많은 도움을 주셨던 '스수아' 윤상현 사장님과 성밀스님
초기 안빵을 많이 알려주신 (지금은 없어진 서비스) LBS '아임인' 이웃님들
트위터를 통해 안빵 사랑을 보여주셨던 트친님들
개인 블로그에 안빵을 이쁘게 소개해주셨던 많은 블로거님들
안빵에 대한 조언뿐 아니라 인간적 조언도 늘 아끼지 않아주셨던 '부산공감' 멤버들
그리고 안빵을 사랑해주신 모든 고객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s. 이 포스팅에 사용된 사진중에는 안빵을 예쁘게 소개해주신 타 블로거님의 사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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