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매주 요리를 해먹는 모태솔로남입니다.
올해도 성공적으로 솔로로서 한해를 마무리해가고 내일모레면 서른에 도달하는오유 VIP회원입니다.
지난번에 올렸던 요리사진들이 과분한 칭찬과 함께 추천 98개라는 기염을 토하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외로움을 요리로 달래던 시간들이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아무튼 지난 8~9월에 모처럼 휴가를 내서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식탐의 충족이었습니다.
다녀온 도시는 부산-포항(오로지 스틸러스 축구팀이 있는 도시라는 이유로..)-전주-서울 코스였고 나름 행복한 먹부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직접 요리한 음식들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된 예쁜 음식 사진을 올려볼까 합니다.
모든 음식점은 철저하게 솔로플레이로 다니며 식탁을 싹싹비웟씁니다. 먹는데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용감합니다.
부산
8월 중순 미친듯한 폭풍우 속에 광안리를 돌아다니며 큰맘먹고 전복 요리전문점에 들어가 전복구이 정식을 뚝딱했습니다.
전복구이를 주문하니 가오리회무침, 전복회 무침이 따라 나왔습니다. 여기에 전복라면 한그릇 추가해서 깔끔히 비우고나니 그저 좋았습니다.
전복이야 사실 특별한 맛이 있진 않지만 오오.. 몸에 쏫아나는 이 기운! 오오 마을에서 체험하는 경험치 2배 이벤트!!
역시 부산에서 꼭 들리게 되는 해운대를 돌아보고 자갈치시장을 나와 계획없이 밀면집에 들어가 밀면을 한사발 들이켰습니다. 밀면은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너무 맛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냉면보다 좋았습니다.
또 국제시장 쪽에서는 먹음직스러운 시장 떡볶이와 사진엔 없지만 씨앗호떡을 섭취하고 돼지국밥도 냠냠. 전복구이를 먹은 날은 아침 점심을 굶고 돈을모와 올인한터라 괜찮았는데, 이날은 정말 배가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포항
포항은 살아본적은 없지만 축구때문에 열렬히 사랑하는 도시입니다. 그리고 포항하면 물회!
역시 저녁시간 횟집으로 당당히 홀로 들어가 솔플로 오징어물회와 초밥을 클리어 했습니다. 잔반은 절대 남기지 않습니다!
8~9월 시즌이 시즌인지라 과메기는 반찬으로 조금밖에 먹지 못해 아쉬웠지만 죽도시장이나 구룡포쪽 가서도 정말 맛있게 먹고다녔습니다.
음식 사진을 더 많이 남기지 못한게 후회되네요.
전주
다른 도시들도 정말 가고 싶었찌만 제한된 스케쥴 안에서 먹자여행을 다니려면 역시 전주를 택해야 했습니다. (율소리 전북현대 클럽하우스도 갈수 있고!!)
잘몰랐는데 마침 한옥마을이 굉장히 핫한 여행지가 되어 있어서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다들 커플로...커플 캐리어 끌고 다니면서...
그냥 평범하다고 굳이 왜먹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꼭 먹고 싶었던 육회비빔밥. 너무 맛잇게 먹었습니다.
혼자서 4인 테이블 차지하고 4인분으로 세팅된 반찬을 다 먹는게 조금은 신경쓰였지만 밥한톨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또 한옥마을에서 줄이 제일 길었떤 다우랑 만두도 먹어봤습니다. 먼길 왔는데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주변에서 파는 여러 꼬치들도 다 맛있었지만 모듬꼬치가 제일 예뻤습니다. 모주 셰이크도 취향저격!
그 다음은 떡갈비 + 죽통밥 정식을 주문한 모습입니다. 여기에 냉면 小자하나 추가해먹었습니다. 혼자 먹기에 반찬이 역시 꽤 푸짐했지만, 전멸시켰습니다. 옆에 계시던 2인테이블이나 4인일행도 반찬 남기시던데... 눈치보였습니다.
서울
사실 이민을 가기전 살던 곳은 서울이었기에 서울에 가장 오래 머물렀습니다.
서울에서는 한살 터울의 사촌누나에게 모든 걸 맡기고 아기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먹거리 여행을 실컷 즐겼습니다.
명동 어느 피자전문점에서 먹은 코스입니다. 호박죽에 샐러드, 크림파스타 그리고 피자. 모두 제가 직접 만드는 것과는 비교가 안돼는 극강 비쥬얼..역시 돈만있고 파는 곳만 있으면 사먹는게 최곱니다.
어느날 수제버거가 먹고 싶어 누나에게 말했더니 홍대쪽으로 데려가 맛을보여 줬습니다. 아이고 지금봐도 탐스럽다... 저 어니언링도 자꾸 생각나네요.
매운게 먹고 싶었던 제게 쭈꾸미 철판볶음을 추천해준 누나.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한 치즈토핑 철판볶음밥!
해산물 풍부한 섬나라인 뉴질랜드에서 살고있지만 조개구이는 먹기 어렵습니다. 식생활도 다르고 조개 요리도 그리 다양하지 않다보니 한국만 못합니다. 그리고 조르고 졸라 구수한 조개구이를 흡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모부께서 오랜만에 놀러왔다고 비싼 광어회와 (가을전어까지!) 매운탕을 사주셨습니다. 그 신선하고 고소한 맛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유 요리게에도 자주 올라와 위장테러를 당했던 엽기 떡볶이도 사먹게되며 드디어 소원성취를 했습니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땡기던지..
헌데 맵긴 정말 맵더군요. 매운맛성애자로서 즐거운 한끼였습니다.
그리고 달콤한 벌꿀아이스크림과 각종 빙수도 먹고왔습니다.
예전엔 정말 팥빙수밖에 없었는데, 치즈빙수, 커피빙수, 블루베리빙수, 녹차빙수, 망고빙수 등등등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빙수가 너무 먹고 싶습니다. 여기선 도저히 사먹을 방법이 없으니 빙수도 조만간 해먹어야겠습니다.
후덜덜한 비행기 삯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려면 또 몇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이번에 먹지 못한 음식들을 잔뜩 벼르고 별려 먹으러갈 생각입니다.
그 전까지 또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겠네요...
다들 맛있는 식사하시고 10월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