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편식은 있지만 입맛은 예민하지 않아요.
반면 전 편식은 없지만 입맛은 까다롭고
그런주제에 미각이 뛰어난건 아니라서 요리는 못하는..
예를들어 전 고기면 삼겹살 목살 항정살 양념고기 빨간양념고기 불맛나는고기 보쌈 족발 훈제고기 다 다른 고기요리로 구분하고 조금이라도 잡내나거나
퍽퍽하거나 맛없으면 안먹지만..
남편은 고기는 고기다. 하면서 잘먹는 느낌..?
암튼 제 입맛과는 다른 제 실력때문에..
요리할때 제가 원하는 맛이 안나와도
뭘 넣어야하는지 잘 몰라요.
레시피대로 해서 잘나올때도 있지만,
뭔가 맛이 미묘하게 내가 원하는 맛이 아니라서
늘 속상하고 제가 만든 음식은 10번중 7번은
제기준 실패한 음식이에요.
그래서 적당히 타협하기위해 남편에게 맛을 보게해요.
그러면 남편은 늘 맛있어하며 두그릇씩 먹어요.
처음엔 그게 살짝 스트레스 받았어요.
내입엔 맛없어서 뭐가 부족한지 피드백해달라고
맛봐라한건데 무조건 맛있다고 하니까
귀찮아서 대충 말하나? 싶었거든요 ㅎㅎㅎ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엄청 편하고
고마운 일이란걸 알게되었네요
오늘은 김치찌개를 하는데
사놓은 김치가 맛이 덜들었더라고요..
나름 먹던김치 떨어지기전에 미리 구매해서 개봉안하고
조금 삭았을때 먹으려고 했는데
김치가 어쩜그렇게 아삭하게 씹히던지 하핳...
식초도 넣고 뭐도 넣고 했는데 결국은 김치국이 되었어요.
김치찌개와 김치국의 중간느낌?
김치찌개 처럼 국물이 찌인하지는 않고
김치국처럼 맑지도 않은..
조금 더 쫄이면 되지않겠냐하는데 국물양은 또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 더쫄이면 건데기만 남겠더라고요.
게다가
맛이 미묘함 - > 액젓이나 간장 등을 넣음->짠거같음 - >물넣고 쪼릴려고 시도 - > 살짝 졸아들었으나 미묘하게 싱겁 - > 간넣음 - > 짜고 국물이 적어짐 - >물부음
이루트로 하다보니 양이 점점 불어나게된...
풀이 푹 죽어서 김치찌개가 김칫국같은데 맛이 없다고
근데 양은 또 더럽게 많다고
남편한테 말하니, 남편이 한입 맛보고는
음!!! 맛있는데? 진짜 김칫국같다 근데 맛있는 김칫국이야!
하는거에요 ㅠㅠㅠ
감덩..
양이 엄청 많다니까
괜찮아 니 남편이 다 먹으면 돼!
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ㅠㅠㅠ
만약에 남편 입이 진짜 고오오급 이였다면
전 정말 스트레스 받아서 임신 우울증 왔을지도 몰라영
새삼 남편을 이렇게 낳아준 어머님께도,
주면 암거나 잘먹고 안주면 알아서 챙겨먹는 남편에게도
참 고마운 밤이네요.
태어나는 아이는 부디 입맛이 까다롭지 않기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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