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다 쓰고 읽어보니....... 의식의 흐름 주의)
안녕하세요.
현재 캐나다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여고딩입니다.
누군가 제발제발 제게 도움의 말이나 용기를 주셨으면 좋겠어요.
거의 저에 대한 한탄이 될 것 같아요. 글이 길어지더라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여기 온지는 이제 1년 반이 넘었어요. 작년초에 여기 왔거든요.
근데 전 아직도 여기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 적응을 못하겠어요.
우선 저는 굉장히 소심해요....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하는 성격이 못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도 그닥 달갑지 않아요.
제가 여기 온 건 순전히 부모님이 이끄신거에요.
그래도 작년 초엔 열심히 해보려고 했어요.
백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미드에서 보던 멋진 하이스쿨 생활을 보내야지.
그런데 학교를 다니면서 매일 드는 생각은
여기 애들과 저는 '다르다'는 거에요. 저는 여기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여기 백인 애들은 다들 엄청... 활기차요.
사실 저는 여기 처음 오고 놀랐어요. 어쩌면 다들 이렇게 고삐 풀린 애들같지...
저는 오히려 엄격한 규칙이 있고 그 안에서 규칙을 준수하면서 조용히 지내는 걸 선호합니다.
정말 처음엔 너무 놀랐어요ㅠㅠ 나는 말이 없는 편인데, 억지로라도 말을 하면서 지내야되나.
네이버에 열심히 찾아보니까 여기 애들은 먼저 말걸고 인사하고 밝은 애들을 엄청 좋아한다길래,
일부러 웃으면서 애들 옆자리에 끼어보려고도 하고, 인사도 하고 그랬어요.
근데 문제는 인사하면 땡입니다.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면, 애들도 인사는 해줘요.
그리고 자기들끼리의 얘기를 하죠.
사실 애들이 제가 옆에 오는 걸 불편해 하는게 느껴져요...아예 몸을 돌려 앉아버리거든요..
상대방이 저와의 대화를 차단하는게 느껴지니까 너무 외롭고 슬펐어요.
'나는 혼자' 라는게 느껴져서 처음엔 거의 울 뻔 했어요.
특히나 체육시간 제일 싫어했어요. 이젠 11학년이라서 체육 안듣습니당. 예이!!
다들 캐나다엔 인종차별 없다없다 하시지만.. 저도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라는게 느껴지지만!
고등학교라서 그런가.... 저는 심한 인종차별을 당한 적도 있어요.
캐나다 학교에 간 첫 날이라, 그 충격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제 시간표가 엉망으로 짜여진 상태여서 그냥 잘못된 시간표대로
수업에 들어가서 교실 구석에 어색하게 앉아있었는데
누가 제 책상위에 마늘봉지를;; 던지더니 자기들끼리 낄낄거렸어요. 친키? 라는 말도 들리고.
그 땐 너무 충격이어서 그런지 세상이 하얘지는 기분;? 수업 끝나고 도망치듯이 나왔어요.
첫 날이라서 학교에 신고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징계라도 먹일걸. 시붕
저는 영어를 못하는 편은 아니에요. 학교 수업 잘 따라가는 정도...
근데 저는 백인들이 너무 멀게 느껴져요.. 학교에 섞이질 못하겠어요.
학교에 있는 동안 제가 이방인이라는 사실이 공기 중으로 스며들어오는 느낌..?
이제는 반 포기한 상태에요... 백인친구 만드는거.
매번 학기 초에는 애들 사이에 섞이려고 하다가,
학기 중부터는 넓은 테이블에 저 혼자만 앉아있어요. 애들이 다 자리를 옮겨서...ㅠㅠ
너무 외롭고 창피하고...이게 반복되니까
이제는 애초에 상처받기가 싫더라고요.. 처음부터 노력을 안해버려요.
다들 저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아니, 싫어할거에요ㅠㅠ누가 저랑 친해지고싶겠어요.
그리고 그거 아세요?
백인애랑 얘기를 해도,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거 같아요.
아무리 친해지려고 해도 친밀감을 쌓을 수가 없어요.
내가 이렇게 노력을 보이는 만큼 상대도 인사 한번만 해주면 좋겠는데...ㅠㅠㅜㅜ
애들과 나는 공통된 화제를 못찾으니까.. 여기 애들은 뭘 좋아하는지, 1년 반동안 모르고있어요.
얘네끼리 하는 대화도 알아듣기 어렵고... 대화에 낄 타이밍도 못 찾겠어요.
에휴....찌질이가 따로 없네.
결국 저는 지쳐서 한국인 유학생들 사이에 있어요. 적어도 외롭지는 않아요.
근데 이렇게 하면 백년천년 캐나다 살아도 영어가 안 는다는 걸 알죠.
마음 속으론 너무 괴로워요. 부모님도 한숨쉬시고...
사실 한국애들도 다 알아요. 우리끼리 어울리면 안 된다는거..
다들 바나나 애들 부러워해요. 빠나나란 말 아시죠.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얗고.
근데 바나나들도 대부분 어릴 때부터 여기 살아온 애들이라...
더 이상 학교에서 친구 한 명 없이 떠돌기는 싫은데..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또 다시 부딪혀봤다가, 또 책상에 저 혼자 앉아있으면 어떡하죠ㅠㅜ
그런데 그 핑계로 한국인들이랑만 지내는 제가 더 싫어요. 막말로 ㅄ같아요.
으아ㅠㅠㅠ새학기 시작할텐데 벌써부터 외로워요..도와주세요ㅠㅠ
글 읽어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