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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우크라이나 정치인을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이걸 보수 언론들이 마구 물어뜯고 있습니다. 침략한 러시아가 나쁘지, 왜 우크라이나가 나쁘다고 하냐는 거죠.
그런데 그런 식의 논법은 이미 우리 사회에 많이 퍼져 있지 않던가요?
대표적인 예로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임진왜란을 보죠. 이 임진왜란이라는 사건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진 일반적인 시각은 대략 이런 식입니다.
"조선은 국방력 강화는 안 하고 허구헌날 당파싸움만 일삼다가 일본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망할 뻔 했다. 이게 다 조선 임금과 대신들이 정신 못차리고 바보 같이 무능했던 탓이다!"
그리고 이런 시각이 담긴 주장을 공개적으로 한다고 해서 그걸 나쁘다거나 잘못이라고 크게 꾸짖는 경우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당연하게 여기죠.
일본이 아예 조선을 병합한 일제 강점기를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침략한 일제보다 고종 같이 무능한 조선의 지배층들이 더 나빴다.", "일제 강점기는 조선의 어리석음과 무능함과 나약함 탓이다."라는 주장들은 이미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이 퍼져 있어서 거의 국민 상식이 된지 오래입니다.
심지어 제가 근래에 본 어느 소설에서는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면서 차별받던 조선의 노비들을 해방시켜주었는데 왜 한국인들이 일본을 미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 버젓이 실려 있더군요. 또 일본이 조선을 가르쳐서 한국 근대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식의 내용을 버젓이 주장하는 뉴라이트 같은 사람들도 한국 사회에서 얼마든지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죠.
우리의 현실이 이런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의 잘못도 있다고 말하는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같은 약소국으로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라고 누가 말한다면, 저야말로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2003년 미국이 전 세계 여론의 반대를 무시하고 약소국인 이라크를 공격해서 최소한 11만 명 이상의 이라크인들이 죽었는데, 과연 그런 이라크인들의 입장에는 얼마나 공감해 보셨습니까? 아마 별로 안 했겠죠?
우리는 러시아인도 아니고 우크라이나인도 아닌 제 3자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편에 지나치게 감정 이입을 하는 것은 자칫 잘못된 편견을 만들 수 있으며,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사태를 파악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한일관계를 두고 지식인들이 으레 하는 말이 "너무 감정적으로 보면 안 되고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가 아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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