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99120700209106010&edtNo=45&printCount=1&publishDate=1999-12-07&officeId=00020&pageNo=6&printNo=24372&publishType=00010 조중동을 독극물이라 할 정도로 혐오하는 유시민이지만 2000년까지만 해도 그는 동아일보에 '유시민의 세상읽기'를 연재하는 고정 필자였습니다. 그가 쓴 글 중 김대중에게 한 말이 눈길을 끕니다.
'싫은 소리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십시오. 대통령님의 독선을 지적하는 지식인에게 귀를 기울이십시오.'
그러나 그는 노무현 정권 이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활동하면서 모든 문제에 대해 그를 비호하고 나선 거죠. 남의 문제에선 고언이 중요하다더니 정작 그게 자기 문제가 되자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유시민의 말처럼 결국 이건 노무현에게도 해가 됐습니다.
2004년 노무현이 자신의 공약을 뒤집고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거부 발언을 했을 때 민노당, 심지어 여당에게도 비난을 받습니다. 유시민이 총대를 멥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2&aid=0000011339 이런 옹호에 민노당은 유시민을 이기붕이라고까지 부르며 비판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2&aid=0000011305 하지만 이를 지지하는 세력이 있었으니 조중동이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0&aid=0000244259 [공약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나라를 위해 정말 도움이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단지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유시민이 노무현을 비호했던 행동은 그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조중동에게 좋은 일만 시켜줬습니다. 나중에 가서 노무현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국민들과 시민단체가 원하니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소신을 바꿉니다. 정권 말이 다가오니까 초기와 같은 힘이 없어서 그랬던 걸까요... 아무튼 유시민의 맹목적 비호는 이런 좋지못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황우석 사태때도 역시 유시민은 노무현의 장단에 맞춥니다. PD수첩이 뭘 안다고 검증에 나서냐는 아래와 같은 발언을 전남대 특강에서 있었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02468 그 이후 사태의 진행이 어떻게 됐는지는 아실 겁니다. 유시민의 말처럼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노무현 주변에 없었기에 황우석 사태는 노무현에게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조중동이 노무현을 칭찬한 파병문제 역시 유시민은 소신까지 뒤집어 가며 옹호에 나섭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292738 한미 FTA 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5147986 유시민은 FTA 체결에 대해 사과를 할 때조차도 절대 노무현에게 책임을 돌리지는 않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2&aid=0000018239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에 정체성 차이가 없다'며 대연정을 제안했던 노무현처럼 유시민 역시 '민노당과 연합하느니 한나라당과 연합하는 게 낫다'고 말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2&aid=0000020808 최장집에게는 '당신 논리는 분열이라는 질병의 한 증상'이라는 독한 표현까지 써가면서 반박합니다.
이처럼 유시민은 당내의 김근태-정동영처럼 비노세력부터 해서 민주당, 민노당, 진보성향의 학자들, 시민단체까지 모든 노무현 비판에 맞서 싸웁니다. 그 결과가 어떠했습니까? 임기 후반 노무현은 자기 지지율 10%와 집권여당의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 속에 임기를 쓸쓸히 마감합니다.
노무현 사후에도 그의 이런 행보는 계속됩니다. '놈현'이라는 표현으로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한겨레 대담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한겨레 절독선언까지 해 결국 한겨레 편집국장 명의의 사과를 받아냅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25071.html 서 선거 기간 중 국참당 포함한 친노 인사들이 써 붙인 “노무현처럼 일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보면서 쓴웃음이 나왔어요. 이명박이 가진 폭압성을 폭로하는 데는 ‘놈현’이 유효하겠지만, 이제 관 장사는 그만둬야 해요. 국참당 실패는 관 장사밖에 안 했기 때문이에요. 그걸 뛰어넘는 비전과 힘을 보여주지 못한 거예요.
한 지금 노무현을 이야기하는 건 그가 추구한 가치이지 치적이 아니죠. 이번 선거로 친노세력이 부활했는데, 이들 역시 민주당 무력화에 책임을 져야 할 집단이에요. 예컨대 충남지사에 당선된 안희정씨가 “우리는 폐족”이라고 울부짖었단 말이에요. 옛날식으로 말하면 주군을 죽게 한 신하로서의 뼈아픈 회한이죠. 노무현이 무얼 잘못했고 반성해야 하는지 성찰하면서 그걸 새로운 정책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당내에선 어떻게 보시나요?
사실 저 정도의 표현이면 유시민이 노무현 정권 시절에 상대를 공격하며 쏟아냈던 날카로운 말들에 비해 양반입니다. 오히려 저 글의 내용을 보면 자신을 포함한 친노세력에게 도움이 될만한 쓴소리에 가까운데도 그런 반응을 보인 겁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jangto8&no=6039 예전 딴지일보와 유시민의 인터뷰입니다. 김어준이 말했듯 그의 노무현에 대한 신뢰는 종교적인 수준이었고 유시민이 스스로 말했듯 그는 철저한 노빠였습니다. 차지철이 박정희의, 이기붕이 이승만의 몰락을 불러온 것처럼 맹목적으로 노무현을 옹호하던 그의 행보는 결국 노무현에게 독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이 처음 동아일보에 자신이 썼던 글을 기억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