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에 군관련 빡침글 보고 저도 적어볼께요
일단 전 육군 병장 만기제대 했구요
신검때는 무릎이 기형이라 3급 판정을 받았어요
그런데 막상 군대가서 자대배치되니까 최전방이더라구요(경기도 연천)
무릎뼈가 기형이라 남들과 똑같이 훈련받아도 금새 무릎안에 염증이차서
걷기도 힘들정도로 통증이 오기도 했지만 "남자가 쪽팔리게" 라는 생각때문에
훈련소때 행군이나 자잘한 육군 군사훈련등 진짜 이악물고 열심히 했었죠
남들보다 잘했으면 잘했지 못하지도 낙오한적도 없었구요
그런데 참아도 너무 참았었나봐요 이등병 거의 마지막에
통증이 너무심해서 밤에 잘수도 없었고 걷는것도 너무 힘이들어서
중대장님께 외진 조치를 받고 군병원에 검사를 하러갔었어요
엑스레이찍고 군의관님이 설명해주는데
평소 앓고 있었던 무릎기형에 슬개골연골연화증이 합병으로 왔다고 하네요
염증도 아주 심한상태라 최소한의 보행으로 생활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당장 내일부터 훈련을 할텐데 어떻게 최소한의 보행으로 생활할수있느냐고
그런 조치증 같은걸 발급해주시는거냐고 물어봤더니 진단서는 써줄수있지만
그걸 이행하고 말고는 부대장 재량이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저희 부대 간부가 "조까" 라고 말하면 전 아픈사람이 아니게 되는거죠
소염제와 진통재만 받아들고 전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진통재가 얼마나 쌘지 첫날에 그거 한알먹고 어지러워서 토했을정도였어요
부대 의무병이 군병원에서 처방받을수있는 진통재중에 가장 쌘거라고
어지러우면 반알씩 먹으라고 하더라구요
몇일후가 유격훈련이라 중대장님께 처방전과 군의관이 했던 말들을
보고 하면서 제가 어찌해야하는지 물어봤더니 일단 훈련은 가서 아프면 쉬게 해주겠답니다.
유격훈련의 시작은 유격장까지의 행군 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제일 ㅈ같았던건 겉으론 멀쩡하고 속으로 망가진 저는 훈련참가인데
내성발톱 제거 시술 받은 병사는 상처가 곪는다고 열외더군요
겉으로 염증이생기는거랑 속으로 생기는거랑 뭐가 차이가 있나요?
네, 완전군장으로 행군해서 유격장 들어가서 피티니 뭐니 훈련 다했습니다.
한번쯤은 중대장님이 저한테 "몸은 좀 어떠니 무릎은 괜찮니?" 라고 물어볼줄알았어요
제가 말을 안하니까 묻지도 않더군요 개X끼가...
모든 유격일정이끝나고 유격장 퇴소후 행군코스가 남아있는 시점에서
여기서 더하면 진짜 다리병신될것같아서 무릎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근데 중대장이 저한테 진통제를 챙겨왔는지 묻더군요 챙겨왔다니까
그거 좀 먹으면 괜찮아질텐데 훈련 거의다 받고 마지막에 이럴꺼냐면서
되려 저에게 짜증을 내는 겁니다.
이등병때라 고참들 앞에서 아프다고해봤자 꾀병부린다고 생각할께 뻔하고
모두들 힘든거 뻔히 아는데 여기가 아파서 못하겠어요 저기가아파서 못하겠어요
라고 말하는건 도저히 제 자신한테 쪽팔려서 죽기살기로 참고 했던 훈련이었습니다.
제가 아무말도 못하고 있자 중대장이 "야 그거 좀 걷는다고 죽는거 아니잖아
가다가 정 못가겠으면 엠블타고 가 중대원들 걷는거 보면서 넌 엠블타고가면 되잖아"
라고 말하더군요 솔직히 그때 심정으론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속상하고 아프고 서러워서 눈물이 쏟아질것같았어요
여기서 더 말했다간 저만 병신되는 짓이라고 생각되서 하겠다고 하고 행군대열에
참가했습니다. 12시간동안 산이니 언덕이니 비오는날 미친듯이 걸었죠
처음에 한알먹고 구토를 했던 그 진통재를 5알이나 먹었습니다.
너무 아파서 한시간 걷고 10분쉬는 그 텀에 반알씩 5알을 먹었어요
꼴에 저에게 막말을 했던 중대장새끼가 절 비웃는게 보기싫어서
토하고 걷다 쓰러지면서 행군 완주를 했습니다.
그 다음 훈련도 그 다음 훈련도 그 다음 그 다음 그다음
저에겐 열외란 없었어요 갖은 핑계와 꾀병으로 열외하는 새끼들 가운데
저는 단 한번도 열외를 시켜주지 않더라구요 전역때까지....
현재 저는 류마티스를 앓고 있습니다.
군대가 저에게 준 선물이지요
얼마전엔 예비군도 다녀왔어요
군대에선 참으라고 가르치는데
참았던 제가 병신같네요
긴 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