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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요즘 젊은 세대들 무슨 생각을 갖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한 며칠 가서 글도 많이 읽어보고, 글 파서 대화도 나눠봤습니다. 젊은 남자들 사이트는 펨코, 젊은 여자들 사이트는 인스티즈입니다.
1. 최근 여론 동향
이재명이 싫다는 의견이 좋다는 의견보다 약간 더 많은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윤석열이 너무 삽질을 많이해서 차라리 이재명을 찍어야 하나라고 고민하는 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보수(딱히 국힘을 보수라 보지 않지만 편의상 보수라 부릅니다)와 진보의 비율을 보면 보수가 조금 더 많은 거 같았습니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 경향과 일치합니다.
2. 각 후보별 호불호의 원인
남성들은 이재명 자체에 대한 불호와 민주당에 대한 불호가 반반 섞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재명도 싫고 민주당도 싫다는 의견과 이재명은 모르겠는데 민주당이 너무 싫다는 거였습니다. 장점은 이재명은 일은 잘하지 않나. 그리고 최근에 기본소득 철회나 최배근 2선후퇴 같은 것들을 보면서 그래도 쟤는 노력은 한다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윤석열에 대한 불호와 국민의힘의 불호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습니다. 즉, 이재명은 인물 경쟁력 우위는 있지만 민주당 소속이라는 약점이 많이 거론되는 한편. 윤석열은 국민의힘은 찍고 싶지만 윤석열이라서 못 찍겠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최근 여론이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을 선호함을 의미하고, 이도 최근 여론조사와 비슷합니다.
윤석열을 싫어하는 이유는 무식하다. 개념없다. 예의없다. 이준석핍박한다. 52시간 근무나 최저시급 폐지같은 정책적 사고에 대한 것들이 많았고, 펨코는 이수정 영입으로 실질적으로 페미후보다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3. 사이트별 이슈
펨코는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윤석열의 개인적 캐릭터에 대한 불호가 가장 큰 이슈였고, 드문드문 이재명의 전과4범. 형수욕설이 문제가 됐습니다. 인스티즈는 사회주의. 윤석열의 개인적 캐릭터에 대한 불호가 가장 큰 이슈였고, 드문드문 이재명 전과4범. 형수욕설이 문제가 됐습니다.
남성 이용자들은 페미니즘 이슈에 가장 크게 반응했고, 여성 이용자들은 페미문제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습니다. 민주당이 페미니즘을 버리는 것이 확장성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듭니다. 페미 이슈에 대해서는 이재명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보다 민주당내 페미세력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컸습니다. 민주당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는 얘깁니다.
사회주의적 성향도 문제가 됐습니다. 근거가 무엇인지를 떠나서 분배정책에 대한 반감과 공포가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재명식 분배정책에 반감을 가진 층은 미래의 기득권이 되기 위한 의식적 행동이라기보다는 정말 복지지출로 인한 정부부채 증가, 증세로 인해 정말 나라가 위태로워질거라고 믿는 층이 대다수였습니다. 이는 남녀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재명을 죽어도 못 찍겠다는 층에서는 사회주의적 성향이 가장 큰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남성 이용자의 경우 페미와 단절, 경제정책의 우클릭만 해낸다면 이재명을 지지하겠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아울러 민주당내 586과 페미세력을 몰아낼 수 있다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친이재명 스피커, 김용민, 이동형 등이 페미니즘에 비판적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사회주의적 성향에 대한 반감은 여성이용자들의 대다수도 지적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여성이용자들은 남성이용자들과 다르게 최저시급이나 52시간제 같은 이슈에 있어서는 자신들을 약자로 인식하고, 약자에 대한 보호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에 반해 남성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약자라고 인식하기보다는 능력주의와 경쟁을 요구했습니다.
윤석열과 국민의 힘에 대한 입장은 역시 사회주의 이슈가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증세와 국가부채 문제. 복지이슈였습니다. 이들은 이같은 정책적 이유로 민주당과 이재명을 반대하고, 나아가 문재인 정권도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국민의 힘을 지지했습니다.
윤석열을 꺼려하는 첫번째 이유는 모두다 예상하듯이 후보의 자질부족을 첫번째로 뽑았습니다. 왕자논란, 무식함. 망언등이 가장 컸고, 남성이용자들은 이준석문제와 페미니즘 관련해 이수정 교수 등용도 이와 비슷하게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3. 사용자들의 사회의식과 대화수준
펨코와 인스티즈는 사용자의 성별적 차이만큼 소통 방식에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펨코는 좀더 거칠고, 인스티즈는 그 거침이 펨코보다는 덜했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는 꼰대인지라 중간중간 보이는 '~노'라는 일ㅂ식 표현과 막말에 당황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대화를 나눠보니 일ㅂ와는 확연히 본질이 다른 집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소한 이들은 논리적이기라도 하고, 뭔가 파악하려는 노력이라도 하고 있었습니다. 밈 생성을 통한 희화화 놀이는 하고 있지만 일ㅂ처럼 선을 넘는 짓은 거의 하지 않았고, 일부 회원이 그런 짓을 하면 비판을 가하는 등 스스로 자정노력도 상당했습니다. 이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여러가지 정보를 얻고 있었고, 잘 몰라서 국민의힘을 찍는다는 식의 프레임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이들은 상당부분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본질적인 측면에서 사회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에 대해 동의할 수 없긴 했지만 나름 자기들 위치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즘에서 비롯된 분노가 상당했고, 국민의힘 경선사태나 이준석 대표 패싱문제로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도 대단했습니다. 이들은 기성세대를 여성차별적인 사회에서 꿀 빨다가 자기들에게 페미니즘을 강요하는 세대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여초사이트는 이런 피해의식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초는 남초보다 정치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여초든 남초든 좌파적 경제정책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반감은 상당했고, 이는 보수언론을 통한 여론전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객관적으로 어떤 체감을 하고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들에게 대장동이나 고발사주, 장모나 줄리같은 도덕적인 이슈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이같은 흐름때문인지 이명박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습니다. 전두환에 대해서는 대부분 싫어했습니다. 최소한 쿠데타에 대한 반감은 확실히 있었지만 능력주의와 경제성장에 대한 환상때문인지 박정희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세상은 경제적으로 강하게 성장하고, 이웃국가들에게 강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강국을 원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후기. 대화를 하다보니 이렇게 꼰대가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분노가 사그라든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쪽지를 보내 차 한잔 사달라고 하더군요. 그들이 정말 싫어하는 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대등하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가르치듯 얘기하는 거라는 것. 두번째로 자기 세대가 겪는 고통에 대해 공감받지 못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약간 사춘기 아이를 보는 느낌은 있었지만 이해는 기성세대에서 젊은 세대로 향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기에 참는 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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